100세 시대, 젊을 때부터 혈당을 관리하라!
젊은층 당뇨병, 비만이 가장 큰 원인
국제당뇨병연맹(IDF)이 2011년 발표한 ‘당뇨병 지도’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10초마다 3명씩 당뇨병 환자가 발생하고, 40~59세 발병률이 가장 높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최근에는 30~40대 젊은층에서 당뇨병 환자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당뇨병은 음식을 통해 섭취한 당이 제대로 분해되지 않아 혈액 속 당 수치가 지속적으로 높아지는 것이다. 혈액 속 당은 췌장에서 분비되는 인슐린에 의해 분해돼 에너지로 사용되는데 인슐린이 제대로 분비되지 않거나, 분비되더라도 제대로 혈당을 분해하지 못하면 혈액 속 당 수치가 높아진다. 당 수치가 높다고 모두 당뇨병은 아니다. 8시간 이상 공복 상태에서 혈당 수치가 두 번 이상 126mg/dl을 넘을 때 당뇨병으로 진단한다.
당뇨병은 ‘제1형 당뇨병’과 ‘제2형 당뇨병’으로 나눈다. 제1형 당뇨병은 인슐린이 거의 분비되지 않아 생기며, 제2형 당뇨병은 인슐린이 불충분하게 분비되거나 분비된 인슐린이 제 기능을 못해 생긴다. 대체로 제1형 당뇨병은 유전적 요인과 면역학적 요인 때문에 발병하며, 제2형 당뇨병은 유전적 요인과 비만, 과도한 식사, 운동 부족 등 생활습관이 원인이 돼 발병한다. 우리나라 당뇨병 환자 대부분은 제2형 당뇨병이다.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강신애 교수는 “당뇨병의 원인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서구적 식습관이 동반된 과식과 운동 부족으로 인한 과체중이다”라고 말했다.
젊은 사람은 뚱뚱할수록 당뇨병을 조심해야 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서울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유근영 교수팀은 한국·일본·중국 등 아시아 7개국 93만 명을 대상으로 비만과 당뇨병 유병률 관계를 10년 이상 추적 조사한 결과, 과체중인 사람은 정상체중인 사람에 비해 당뇨병 유병률이 50세 미만 1.9배, 50~59세 1.4배, 60세 이상 1.3배였다. 비만인 사람은 각각 3.4배, 2.3배, 1.7배였다. 체질량지수(BMI)는 체중(kg)을 신장(m)의 제곱으로 나눈 값이다. BMI가 22.5~24.9면 정상체중, 27.5~29.9이면 과체중, 32.5~34.9이면 비만으로 본다.
30~40대, 당뇨병 전 단계를 조심하라
당뇨병은 합병증이 생기기 전까지는 아무런 증세가 없다. 따라서 병이 생기기 전부터 혈당 관리를 생활화해야 하는데, 정상과 당뇨병 발병의 중간 단계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 당뇨병이 생기려 하는 이 시점을 ‘당뇨 전 단계’라 하는데, 당뇨 전 단계는 유전적 요소와 환경적 요소가 함께 관여한다. 유전적 요소는 사람이 어찌할 수 없지만, 환경적 요소는 의지와 노력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 따라서 당뇨병 전 단계에서 당뇨병 진행을 예방하려면 체중을 7% 정도 감량하고, 걷기 등 신체활동을 1주일에 최소 150분 이상 해야 한다. 강신애 교수는 “당뇨병 전 단계로 60세 미만이면서 BMI 지수가 30 이상인 살찐 사람이나, 임신성 당뇨병을 경험한 여성은 메트폴민 같은 약제 투약을 고려할 수 있다. 당뇨병 전 단계이면 1년에 1회 정도 병원을 방문해 당뇨병으로 진행했는지 여부를 확인한다”고 말했다.
기억해야 할 생활 속 당뇨병 예방 수칙
당뇨병은 완치가 불가능한 병이다. 한 번 발병하면 평생 힘들게 살아야 한다. 따라서 당뇨병에 걸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당뇨병 예방의 기본은 젊어서부터 규칙적이고 건강한 생활습관을 들이는 것이다. 무엇보다 살찌지 않게 노력해야 한다. 과식을 자제하고, 기름진 음식과 설탕·사탕 등 단순 당을 삼가며, 신선한 채소를 많이 섭취한다. 또한 수영·조깅·걷기·자전거타기 등 유산소운동을 지속적으로 한다.
당뇨병 발생 위험인자가 있는 사람은 나이에 상관없이 정기적으로 혈당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좋다. 당뇨병 발생 위험인자는 과체중, 신체활동량 부족, 가까운 친척 중 당뇨병 환자가 있는 사람, 4.1kg을 초과하는 과체중아 분만 여성, 임신성 당뇨병을 경험한 여성, 다낭성난소질환이 있는 여성, 고혈압·이상지질혈증·심장혈관질환 과거력이 있는 사람, 흑색극세포종이 있는 사람이다. 당뇨병 발생 위험인자가 없더라도 45세부터 당뇨병 검사를 받는 것이 좋으며, 당뇨병 검사에서 정상으로 나와도 이후 3년마다 검사해야 한다.
/ 취재 김민정 기자 minjung@chosun.com / 사진 백기광(스튜디오100)
도움말 강신애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당뇨병센터 내분비내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