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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인 알 수 없는 통증, 약만 믿지 말자

힉스_길메들 2012. 5. 22. 05:22

통증은 신체의 이상을 알리는 하나의 방어 신호이다. 그런데 이 신호가 제 역할 뒤에도 남아 있다면 자체가 하나의 질병이 된다. 온갖 검사를 해도 명확한 원인 없이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

한림대학교성심병원 류마티스내과 김현아 교수팀은 아주대 임상역학 연구소팀과 공동으로 농촌(안성시)과 도시(안산시) 두 집단에서 코호트 연구를 통해 한국인의 전신통증의 유병률을 조사했다. 총 48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12%에서 전신통증이 나타났고, 일반인에 비해 삶의 질이 현저하게 낮았다.

◇나이 들수록 전신통증도 늘어

전신통증이란 척추를 포함해 신체의 좌우와 허리를 중심으로 상하 모두에 통증이 있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명확한 원인 질환이 동반되지 않고, 검사상에 이상 소견도 나타나지 않으나 삶의 질 저하와 일상생활에 기능 장애를 일으키게 된다. 3개월 이상 지속되게 되면 섬유근통 증후군으로 진단된다. 외국의 보고에 따르면 전신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는 동반 질환 없이도 수명이 짧아지고 암의 발생이 높아지는 것이 보고된  바 있다.

사진-조선일보DB
김현아 교수팀의 조사 결과, 특히 여성에서 유병률이 높았고, 남·여 모두 나이가 증가할수록 높게 나타났다. 그리고 손이나 무릎에 퇴행성 관절염이 있는 사람에게서 전신통증이 더 흔하게 나타났다. 김현아 교수는 “이번 연구는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시행된 인구 집단 대상의 대규모 연구로 고령화 사회로 진행하고 있는 한국에서 전신통증의 유병율을 파악하고, 전신 통증의 위험 인자와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을 관찰했다는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전신통증 환자에서 삶의 질 현저히 낮아

전신통증은 삶의 질을 저하시킬 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 기능 장애를 일으키게 된다. 이번 연구에서도 통증이 없는 그룹과 전신통증 환자그룹으로 나눠 지역사회 주민들에 대한 일반적인 건강척도를 측정했다. 그 결과 정신건강 항목을 제외한 모든 항목에서 전신통증환자가 통증이 없는 그룹에 비해 점수가 낮게 나타났다.

전신통증 환자의 경우 온몸 이곳저곳이 아프면, 힘든 일을 하지 않아도 쉽게 피로를 느끼게 되고, 심지어 통증 때문에 잠을 제대로 자기 못하고 우울해지는 등 정서적인 문제도 나타나게 되므로 일반인에 비해 삶의 질이 떨어지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다.
김현아 교수는 “아직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불면증, 우울증, 운동부족, 스트레스 등이 전신통증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아무 이유 없이 온몸이 쑤시고 아픈 증상이 3개월 이상 지속된다면 전문의를 찾아 진단을 받아 심각한 동반 질환이 없는지를 확인하고, 수면 개선, 운동 요법 등의 접근 방법으로 약제에의 지나친 의존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한국 인구 집단에서 전신통증의 유병률과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제목으로 대한의학회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Journal of Korea Medical Science) 2월호에 실렸다.

/ 헬스조선 편집팀 hnew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