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가을 별미 숭어국. ●북한전통음식문화연구원 제공
"전어요? 글쎄요, 북한엔 가을에도 전어는 별로 없어요. 대신 우린 숭어국을 먹고 자랐죠. 대동강 숭어 하면 북한에선 크고 맛있기로 유명하거든요. 삼촌이 대동강에서 낚시를 해 숭어를 잡아 오면 내장 빼고 매운탕 비슷하게 양념해서 국을 끓이곤 했죠."
탈북 여성으로 처음 2월 국내에서 박사학위(이화여대 식품영양학과)를 받은 이애란(45) 북한전통음식문화연구원장이 기억하는 '고향의 가을 생선'은 숭어다.
1997년 북한을 떠나 지금까지 국내에서 식품영양학을 공부하는 동안 여러 차례 숭어를 먹어 봤지만 그때 그 맛은 어디서도 찾을 수 없었단다.
"죽처럼 부드러운 진흙 있죠? 북한에선 '감탕'이라고 불러요. 그런 데서 사는 숭어를 바로 잡으면 진흙 특유의 감탕 내가 나요. 양식한 숭어는 절대 흉내 낼 수 없는 냄새죠."
양념으로 감탕 내를 제거해야 비로소 숭어국이 제 맛을 낸다고 한다. 이게 바로 북한 어머니들의 요리 비법.
북한 사람들도 가을이 깊어지면 도루묵을 찾는다. 우리처럼 집집마다 가스 시설이 갖춰져 있지 않아 대부분 숯불이나 탄불에 석쇠를 올려놓고 구워 먹는다. 아마도 그렇게 구워 먹는 도루묵이 더 감칠맛 나지 않을까 싶다.
도루묵 하면 북한에선 구이보다 식해가 더 인기다. 소금에 절인 도루묵을 엿기름과 마늘 고춧가루로 맛깔 나게 양념한 다음, 무와 좁쌀밥을 넣어 뼈까지 푹 삭히면 그 유명한 도루묵식해가 된다. 쫄깃쫄깃한 육질이 그야말로 밥도둑이 따로 없단다.
"참, 지금쯤이면 함경도에선 집집마다 명태순대를 준비하고 있겠네요. 명태를 구해서 일단 살과 내장을 다 빼내야 해요. 살만 골라내 두부 배추와 잘 버무린 다음, 다시 명태 뱃속에 눌러 넣는 거죠.
이때 명태의 원래 모양을 얼마나 잘 살려 내느냐가 관건이에요. 속을 다 넣으면 통째로 쪄내죠. 먹기 좋게 잘라 간장에 찍어 먹는 건데, 맛 못 보셨죠? 올 연말에 초대할게요."
이 원장은 12월 서울 종로3가에 새 터를 잡고 연구원을 재개원할 예정이다. 실습실과 강의실을 갖추고 교육생을 모집해 북한 음식을 제대로 가르치겠다는 다짐이다. 개원 기념 행사 때 북한을 대표하는 요리로 명태순대를 선보일까 생각 중이란다.
"북한에선 날이 추워서 음식을 맵지 않고 심심하게 해 먹는다고요? 천만의 말씀이죠. 북한 음식도 지역마다 천차만별이에요. 함경도 음식은 전라도와 비슷할 정도로 맛이 진하죠. 북한 요리를 널리 알리면 한국 음식 문화가 더 풍성해지지 않을까요?"
"죽처럼 부드러운 진흙 있죠? 북한에선 '감탕'이라고 불러요. 그런 데서 사는 숭어를 바로 잡으면 진흙 특유의 감탕 내가 나요. 양식한 숭어는 절대 흉내 낼 수 없는 냄새죠."
양념으로 감탕 내를 제거해야 비로소 숭어국이 제 맛을 낸다고 한다. 이게 바로 북한 어머니들의 요리 비법.
북한 사람들도 가을이 깊어지면 도루묵을 찾는다. 우리처럼 집집마다 가스 시설이 갖춰져 있지 않아 대부분 숯불이나 탄불에 석쇠를 올려놓고 구워 먹는다. 아마도 그렇게 구워 먹는 도루묵이 더 감칠맛 나지 않을까 싶다.
도루묵 하면 북한에선 구이보다 식해가 더 인기다. 소금에 절인 도루묵을 엿기름과 마늘 고춧가루로 맛깔 나게 양념한 다음, 무와 좁쌀밥을 넣어 뼈까지 푹 삭히면 그 유명한 도루묵식해가 된다. 쫄깃쫄깃한 육질이 그야말로 밥도둑이 따로 없단다.
"참, 지금쯤이면 함경도에선 집집마다 명태순대를 준비하고 있겠네요. 명태를 구해서 일단 살과 내장을 다 빼내야 해요. 살만 골라내 두부 배추와 잘 버무린 다음, 다시 명태 뱃속에 눌러 넣는 거죠.
이때 명태의 원래 모양을 얼마나 잘 살려 내느냐가 관건이에요. 속을 다 넣으면 통째로 쪄내죠. 먹기 좋게 잘라 간장에 찍어 먹는 건데, 맛 못 보셨죠? 올 연말에 초대할게요."
이 원장은 12월 서울 종로3가에 새 터를 잡고 연구원을 재개원할 예정이다. 실습실과 강의실을 갖추고 교육생을 모집해 북한 음식을 제대로 가르치겠다는 다짐이다. 개원 기념 행사 때 북한을 대표하는 요리로 명태순대를 선보일까 생각 중이란다.
"북한에선 날이 추워서 음식을 맵지 않고 심심하게 해 먹는다고요? 천만의 말씀이죠. 북한 음식도 지역마다 천차만별이에요. 함경도 음식은 전라도와 비슷할 정도로 맛이 진하죠. 북한 요리를 널리 알리면 한국 음식 문화가 더 풍성해지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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