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정식당 김지현 대표의 초대
봄날 술상
같은 술을 마셔도 유난히 술맛이 사는 때가 있고, 술맛 나는 공간이 있으며, 술맛이 깊어지는 사람이 있다. 딱 지금, 보송한 4월 봄볕 스민 곳에서 향긋한 안주에 술 한잔 하고 싶어질 때 가장 먼저 떠오른 곳은 삼청동의 복정식당, 그리고 김지현 대표의 손맛 담긴 정갈한 음식이었다.
1. 봄날 술상을 위한 식재료. 유채꽃과 유채나물, 달래, 두릅과 냉이 그리고 생골뱅이와 섬진강에서 캐는 벚굴.
2. 복정식당의 인테리어에는 과함이 없다. 모든 코너가 단정하고 깔끔한 메뉴와 잘 어우러지는 내추럴한 스타일이다. 약간의 꾸밈이라면 음식을 주제로 한 그림을 걸어두거나, 계절에 맞는 꽃을 툭툭 꼽아두는 것뿐이다.
감동의 봄날 안주, 제철 재료
한강 둔치에서 마시는 맥주가 여름의 술이고 세련된 바에서 마시는 와인이 가을의 술이라면, 복정식당에서 마시는 술은 왠지 '봄'이어야 할 것 같았다. 삼청동 골목길 안쪽 수줍게 자리한 하얀 양옥의 복정식당은 마치 친척집처럼 포근한 분위기에 정겨운 집밥을 먹는 듯 맛깔나는 음식으로 찾는 이들을 맞이하는 한식집이다.
특히나 이곳의 주인장이자 요리를 하는 김지현 씨는 전국 각지에서 수소문한 제철 재료에 최소한의 양념만 더해 정성스럽게 조리하는 사람임을 알고 있었기에, 그녀가 차려내는 봄날의 술상은 어떤 향기를 뿜어낼까 너무도 궁금했다. "유채꽃을 넣은 봄 샐러드, 냉이튀김, 두릅과 새송이전 그리고 석쇠에 살짝 구워낸 섬진강 벚굴을 준비해볼게요."
레몬트리 독자들을 위해 술맛 나는 봄 안주를 차려주길 부탁하자 그녀는 아직 복정식당 메뉴에도 없는 향긋한 요리를 금세 술술 풀어낸다. 어렸을 때부터 미식가인 평안도 출신 아버지와 함께 전국의 재래시장을 돌며 특산물을 먹으면서 자랐고, 식당을 하는 지금은 시간 날 때마다 좋은 식재료를 구하기 위해 시장을 돌며 전국의 산지에 종으로 횡으로 많은 친구를 알고 있는 그녀의 내공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그렇게 복정식당으로 초대받은 날, 봄의 기운을 담뿍 담은 식재료의 향기가 공간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복정식당 창밖으로 보이는 삼청동 풍경, 그리고 빈티지한 조명과 같은 색감의 그림, 테이블 위로 내려앉은 봄 햇살. 그 안에서 마시는 막걸리와 봄 안주라니!
공간은 사람을 닮는다
복정식당에 먼저 다녀온 이는 "공간에서 이미 그 주인의 라이프스타일이 느껴지노라"고 전했다. 어느 하나 과한 곳이 없는 소박한 꾸밈, 삼청동의 풍경과 어우러지는 양옥집과 창가, 테이블, 그릇마다 얌전히 내려앉은 볕의 색감.
"엄마 손 잡고 화랑으로 놀러 왔었던 어린 시절의 삼청동을 잊을 수가 없어요. 이 동네가 가진 분위기를 그대로 담아내고 싶었죠." 왠지 모르게 처음부터 익숙했던 김지현 씨의 인상은 아마도 공간을 먼저 봤기 때문이었을까.
1. 두릅새송이전
재료 ; 두릅 600g, 새송이 300g, 멥쌀가루·튀김가루 1/4컵씩, 물 3/4컵, 소금 약간, 부침용 기름 적당량
만들기 ;
1_두릅은 깨끗이 씻어 길이로 썰고, 새송이는 길이로 잘게 찢어 끓는 소금물에 살짝 데친다.
2_분량의 멥쌀가루, 튀김가루, 물을 골고루 섞은 후 ①을 넣고 잘 버무린다.
3_기름을 두른 프라이팬에 ②를 넣고 바삭하게 부친다.
*두릅새송이전은 간장보다 초고추장과 잘 어울린다.
2. 유자 막걸리
3. 유채꽃을 얹은 봄 샐러드
재료 ; 로메인·유채나물 5장씩, 루콜라 10장, 로즈(쌈채소) 흰색·적색 각 3장씩, 달래 10뿌리, 식용 유채꽃 적당량, 드레싱(엑스트라버진 올리브유 1/2컵, 들기름 3큰술, 들깨가루 1작은술, 100% 오렌지주스 4큰술, 레몬 1/2개, 설탕·통후추·소금 약간씩)
만들기 ;
1_모든 채소는 깨끗이 씻어 로메인과 로즈는 2~3cm 폭으로 썰고, 루콜라는 크면 반으로 자르고 작으면 그대로 사용한다.
2_유채나물은 5~6cm 길이로 썰고, 달래는 머리 부분은 깨끗이 씻어 3등분하고, 줄기는 4~5cm 길이로 썬다.
3_통후추는 페퍼밀로 갈아 모든 드레싱 재료와 섞는다. 설탕이 녹도록 골고루 거품기로 섞는다.
4_③의 드레싱에 ①과 ②의 채소를 골고루 버무려 그릇에 담은 후 식용 유채꽃을 남은 드레싱에 묻혀 샐러드 위에 장식한다.
1. 냉이튀김
재료 ; 냉이 10뿌리, 튀김가루 적당량, 맥주 거품·얼음 1/2컵씩, 튀김용 기름 적당량
만들기 ;
1_냉이는 깨끗이 손질한다.
2_맥주 거품과 얼음을 골고루 섞어 튀김가루를 넣고 가볍게 저은 후 ①의 냉이를 묻힌다.
3_170℃의 기름에 넣고 튀긴다
2. 생물골뱅이찜
재료 ; 국물용 멸치 10마리, 다시마(5×5cm) 1개, 무·양파 1/4개씩, 물 4컵, 생물골뱅이 20마리, 청양고추 2개, 청주 1큰술, 와사비 고추장(와사비 1작은술, 고추장·식초 2큰술씩)
만들기 ;
1_국물용 멸치는 머리와 내장을 제거하고, 다시마는 겉면을 씻고, 무와 양파는 깨끗이 씻어 큼직하게 썬다. 골뱅이는 깨끗이 씻는다.
2_①과 분량의 물을 넣고 약한 불에서 30분간 끓여 육수를 낸다.
3_건더기를 건져낸 후 손질한 골뱅이와 청양고추, 청주를 넣고 끓여 건진다.
4_와사비 고추장을 곁들인다.
3. 에스트렐라 담 이네딧
스파클링 와인처럼 깔끔한 스페인 맥주로 꽃향기와 재스민, 오렌지 향이 입 안에 감도는 풍부한 맛이다.
1. 벚굴
벚굴은 설부터 벚꽃이 필 때까지 먹는 남도의 봄 맛이자 봄의 대표 별미다. 벚굴은 서너 개가 한데 모여 자라는데 그 모습이 꼭 물속에 핀 벚꽃 같다 해서 이름이 지어졌다. 석쇠에 구워 뚜껑을 떼어내고, 레몬즙이나 초고추장을 곁들여 먹는다.
2. 복정 홈메이드 솔엽주
복정식당에서 직접 담근 솔엽주. 술병 입구에 솔잎을 꼽아 그대로 따라, 향과 함께 마신다.
그릇마다 스민 봄 햇살의 빛깔이 아름다운 복정식당의 그릇장.
단정한 테이블 세팅.
음식에 따라 다르지만, 김지현 씨는 그릇에 여백을 함께 담아내는 것을 즐겨 한다. 넓은 유기그릇에는 주로 굴비 한 마리를 올린다. 유기 제품은 모두 안성유기. 맨 위의 깊은 볼은 원래 다기지만 국수나 샐러드, 때로는 과일 디저트를 담기도 한다. 가운데 와인빛 사각 접시에는 작고 동그란 전을 3개 올리면 그림처럼 예쁘다.
과일이 담긴 접시는 앞접시로 사용하는데 블랙 컬러가 음식의 색을 살려준다. 도자기는 모두 세라믹요 제품. 높은 사각 접시에는 빈대떡을 작게 부쳐 팬케이크처럼 쌓아 올리는데 손님들이 좋아하는 세팅 중 하나다. 바다아틀리에디자인 제품. 맨 아래 옹기는 불 위에 올릴 수 있고 손잡이가 있어 편리하다. 손내옹기 제품.
기획_이경은 사진_전택수 / 레몬트리 2013 4월호
'맛집·멋집n요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족끼리 함께하면 좋은..한우갈비와 평양냉면은.. (0) | 2013.05.16 |
---|---|
[맛있는 인생]오늘 식당 (0) | 2013.05.16 |
약선연구가 최지 선생의 힐링 푸드 7 춘곤증에 좋은 약선 (0) | 2013.05.16 |
내 남편을 위한 기력 보강 레시피 (0) | 2013.05.16 |
독소를 배출하는 5월의 해독 밥상 (0) | 2013.05.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