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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지락 명란 계란탕

힉스_길메들 2013. 10. 14. 22:57

계란 살짝 덜 익혀야 부드러워
명란 쫄깃한 식감과 환상 궁합

 

무더위가 사라지자 아침 저녁으로 쌀쌀한 기운이 돌면서 따뜻한 국물이 생각난다. 한여름에는 국 또는 찌개를 끓이거나 먹기도 힘겨웠다. 하지만 이제 따끈한 국물로 몸과 마음을 위로받고 싶어진다. 오늘은 만들기 간단하지만 맛있고 영양이 듬뿍 있는 바지락 명란 계란탕을 소개한다.

준비할 식자재는 2인 기준으로 100g에 4500원 정도 하는 저염 명란 한 팩, 큰 계란 3개, 3000원 정도인 바지락 한 팩, 쑥갓과 대파 약간이다.

우선 해감이 된 바지락을 물이 빠지는 채에 담아 흐르는 수돗물에 잠시 겉 표면을 손으로 비벼 씻는다. 이런 탕 요리에는 쇠로 된 냄비보다는 사기나 뚝배기가 어울린다. 깨끗이 씻은 바지락을 뚝배기에 넣고 생수를 부어 10분간 끓인다. 끓이면서 나오는 거품은 국자로 걷어낸다. 바지락에서 국물이 충분히 우러나오면 바지락의 4분의 3은 건져내 조개에서 살을 빼내 찌개에 다시 넣어준다.

준비한 저염 명란을 2㎝ 길이로 큼직큼직하게 썰어 넣고 10분간 더 끓인다. 명란이 다 익으면 계란 3개를 깨뜨려 그릇에 젓가락으로 충분히 풀어 끓고 있는 찌개에 재빨리 푼다. 너무 오래 끓이면 계란이 딱딱하게 굳어져 맛이 없어진다. 계란이 부드럽게 익혀지기 시작할 때 불을 끄고 대파를 어슷 썬 것과 깨끗하게 씻어 둔 쑥갓을 올려 마감한다.

아무리 저염의 명란이라도 짭짤하기 때문에 간을 따로 할 필요는 없다. 바지락의 시원한 국물에 명란에서 우러나온 국물이 어우러져 맛있는 찌개가 된다.

한 가지 조심해야 할 점은 계란이 명란과 어우러져 부드러워야 한다. 불 위에서 계란이 다 익은 것을 확인하고 식탁에 올리면 이미 계란이 딱딱해져 맛이 없다. 그래서 계란이 약간 덜 익혀졌을 때 불을 끄고 식탁에 올려야 부드러운 계란과 명란알이 입에 씹히는 조화를 맛볼 수 있다.

계란찜은 보기에는 쉽지만 정작 요리하기는 어렵다. 계란 요리를 잘할 수 있으면 요리에 소질이 있다고 보아도 될 정도다. 계란은 예민한 식자재로, 다루기가 쉽지 않다.

이는 식사 찌개로도 좋지만 술 안주로도 훌륭하다. 계란의 고소하고 부드러운 맛과 명란의 짭쪼롬하면서도 쫄깃한 식감, 그리고 바지락의 시원함이 초가을에 아주 잘 어울리는 요리다.

<김승용|쉬운요리연구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