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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굴국, 제철 굴 깊은맛에 매콤함 더해…술국·해장국 다 좋은 ‘12월의 맛’

힉스_길메들 2013. 12. 15. 01:15

12월은 때때로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무슨 일들을 그렇게 많이 했다고 흥청망청 마시고 또 마시고, 이어지는 모임 또 모임….

그래서 내 주위의 어떤 노신사는 12월 초에 아예 해외 배낭여행을 떠나 3개월 동안 재충전의 시간을 보낸다고 한다. 그러나 어쨌든 12월은 보내야 하고 새해도 맞이해야 한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요즘, 추운날 저녁 술국으로, 아침에는 속을 푸는 해장국으로 좋은 맑은 굴국을 소개한다. 이런저런 양념이 가득 들어간 음식을 많이 먹다보면 느끼하지 않고 맑은 국물이 그리울 때가 있다. 멸치와 다시마와 무로 시원하고 담백하게 만든 국물에 제철 식재료인 싱싱한 굴을 넣고 구수한 두부와 어우러져 함께 먹는 굴국의 맛은 계절의 진미다. 특히 청양고추가 들어가 매콤한 맛은 입맛을 돋군다.

* 재료 ; 국물용 멸치, 다시마, 무, 두부, 생굴, 청양고추, 파, 조선간장

 

* 만드는 법

    1. 가스레인지를 중불로 하고 냄비를 올려 뜨겁게 달군 뒤 국물 내는 멸치 한 줌을 넣고 노릇하게 볶는다.

    2. 여기에 물을 붓고 다시마 한 장을 넣어 끓기 시작하면, 멸치와 다시마는 건져 내고

    3. 무를 가로세로 같은 크기로 얇게 나박썰기로 썰어 넣고 무가 투명해 질 때까지 끓인다.

    4. 두부를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넣고 끓기 시작하면

    5. 마트에서 파는 생굴 한 팩과 청양고추, 파를 넣고 5분쯤 더 끓인 뒤

    6. 조선간장으로 간을 맞추면 조리가 끝난다.

볶은 멸치와 다시마로 우려 낸 맑은 국물에 무가 들어가 시원한 맛을 내고 초겨울의 탱글탱글한 굴에서 우러난 국물에 고추의 매콤한 맛이 더해져 속이 확 풀리는 것을 느끼게 된다. 여기에 구수한 두부가 맑은 국물과 잘 어우러지고, 생굴을 평소 싫어하는 사람도 익혀진 굴의 씹히는 맛에는 의외로 매력을 느낀다. 두부는 국산콩으로 만든 질 좋은 것을 골라야 하는데 맛이 월등히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밖에서 대부분 조미료를 넣은 식당음식을 먹다가 이 맑은 굴국을 대하게 되면 마치 청정지역에 온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자신의 몸속에 좀 더 순수한 식재료의 음식을 넣어 줌으로서 정신의 순화처럼 몸의 순화도 가끔씩 시켜 주어야 하지 않을까.

유기농 식자재를 너무 따져 먹는 것이나 꼭 자연식만을 주장하는 것도 별로 편치는 않지만 조미료가 들어 가지 않은 값싼 제철 식재료로 가정식을 만들어 먹는 노력이 꼭 필요하다. 건강에 좋기도 하지만 몸속에 조미료의 노폐물을 몸 밖으로 밀어 내는 순화 작업이기도 하다.

<김승용(쉬운요리연구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