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니야라고도 부른다. 터키의 아나톨리아 고원 중앙부에 위치한 동명(同名)의 주에 있는 주도(州都). 11세기말 셀주크 터키에 의해 정복당한 이후 그 중심도시가 되었다. 뷰유크 카라타이 미르라사(1251), 인제 미나레 마드라사(Ince Minare Medrese, 1260~65), 알라 알 딘 자미(Ala al-Din Cami, 1150년 이후), 셀주크 궁전(1220) 등 셀주크 조 시대의 뛰어난 건축, 유적이 있다.
"빙글빙글 돌아내리는 아들의 발이 꽃처럼 예뻤다." 체조 금메달리스트 양학선의 어머니가 한 말이다. 전율을 전해주는, 빙글빙글 꽃 같은 '감동의 동작'은 터키 콘야에서도 마주하게 된다. 콘야는 이슬람의 한 종파인 메비레비의 종교춤 '세마'의 근거지인 도시다.
이슬람의 신비로운 춤사위 '세마'
조명이 숙연해지고 웅장한 음악이 잦아들면 원통 모자를 쓴 무용수들의 춤사위는 시작된다. 오른팔을 하늘로, 왼팔을 땅으로 향한 채 세마 무용수인 세마젠들은 빙글빙글 팽이처럼 맴돈다. 이들이 쓰고 있는 원통형 모자는 묘비, 흰색치마는 장례용 덮개를 의미한다는데 속세에서의 해방을 뜻하는 춤은 완급의 미가 적절하게 뒤섞여 있다. 엄숙함을 중시하는 세마가 진행되는 동안은 소리를 내거나, 암전을 방해하는 빛을 만들어내서는 곤란하다. 이집트 등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화려한 수피댄스와도 분위기가 또 다르며, 군무에서 전해지는 감동 역시 이질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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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종파의 신비로운 춤인 세마. 빙글빙글 도는 모습이 흰 꽃봉오리처럼 아름답다.
콘야에 가면 세마를 봐야하고, 많은 외지인들이 터키 중부의 외딴 도시를 찾는 이유에도 이 감동의 춤사위가 한 몫을 차지한다.
앙카라에서 240여km 남쪽에 위치한 콘야는 아나톨리아 지역을 대표하는 고도다. 기암괴석의 카파도키아에서 천연온천인 파묵칼레나 지중해로 향하는 길에 잠시 들리는 경유지이지만 그 역사와 사연은 빙글빙글 도는 춤사위만큼이나 아득하게 이동한다.
콘야는 이슬람의 한 종파인 메비레비 교단의 발상지이다. 11세기 이후 셀주크 왕조 시기에는 수도로도 번성해 예술, 학문이 꽃을 피웠으며 도심에서 만나는 유적들은 대부분 당시의 산물들이다.
셀주크 왕조시대의 섬세한 유적들
콘야에서 조우하는 유적들은 이스탄불처럼 화려하지는 않다. 거대한 모스크가 언덕 곳곳에 웅크리고 있거나, 드높은 첨탑들이 거칠게 솟아있지도 않다. 아야소피아 등 이스탄불의 건축물들이 이슬람과 기독교의 문명이 융합된 면이 강하다면 콘야의 것들은 오히려 담백한 이슬람 색이 완연하다. 터키의 대도시에서 봤던 민소매 청춘들의 빠른 활보보다는 히잡을 정갈하게 둘러쓴 여인네들의 느린 걸음이 어울린다. 그 여인들을 배경으로 투박한 돌무쉬 버스가 슬라이드처럼 천천히 거리를 가르는 정지된 느낌이다.
콘야에 발을 들이면 누구나 구도심을 가로지르는 메비라나 거리를 지나치게 된다. 콘야를 상징하는 대부분의 유적들은 이 거리 주변에 밀집돼 있다. 교단의 창시자인 제라르딘 레미를 의미하는 '메비라나'는 골목 이름으로, 또 박물관으로 도시 깊숙이 닿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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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크로드의 대상들이 묵었던 숙소인 카리반 사라이 '술탄한'.
제라르딘 레미의 영묘가 안치된 메비라나 박물관은 이방인뿐 아니라 현지인들의 방문이 끊이지 않는 명소다. 세마에서 봤던 원통형 모형이 올려진 관은 금실로 단장됐고, 교인들은 그 앞에서 머리를 한껏 조아린다. 무하마드의 수염이 간직돼 있다는 상자에 사람들이 연신 입맞춤을 하는 모습 또한 인상적이다. 셀주크와 오스만 왕조시대의 공예품까지 보관돼 있어 박물관으로 불리지만 건물 옆에 솟은 세리미예 자미는 이곳이 본래 사원이었음을 강변한다.
메비라나 거리의 끝은 알라딘 언덕으로 연결된다. 아담한 규모의 구도심을 거슬러 오르면 휘퀴메트 광장과 바자르가 나타나고 현지인의 일상은 골목 곳곳에서 낱낱이 드러난다. 알라딘 언덕의 인제 미나레 박물관은 내부에 소장된 이슬람 조각 외에도 건물 외부의 섬세한 문양이 도드라진다. 인제 미나레의 장식은 셀주크 양식을 대표하는 예술작품으로도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도심 외곽에서 만나는 낙타대상들의 숙소인 카리반 사라이 '술탄한'은 그 규모에서 콘야가 실크로드가 관통하는 주요 루트였음을 보여준다. 옛 사람들은 이 오랜 길을 오가며 지친 몸을 쉬게 하고, 머리 조아려 기도를 올렸다. 콘야의 세마 공연은 최근에는 연중 곳곳에서 펼쳐지지만 메비라나가 세상을 떠난 12월과 음악축제가 열리는 9월이 세마를 본격적으로 볼 수 있는 시기다. 축제가 열리더라도 다른 대도시와 달리 시내에서 술을 구하거나 하는 일은 쉽지 않다.
가는 길=한국에서는 이스탄불을 경유하는게 일반적이다. 터키항공 등이 이스탄불~콘야 구간을 운항한다. 육로로 이동할 경우 카파도키아를 오가는 길에 들릴 수도 있다. 대부분의 레스토랑들은 휘퀴메트 광장 일대에 밀집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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