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륜에 몸 싣고

마차님따라 꽃지가기

힉스_길메들 2008. 11. 23. 12:47

마차님이 당진에서 안면까지 라이딩을 계획하여 조언을 하며 실행하게 되었으나 나는 일때문에 함께 갈 수 있으려나 하며 당일이 되어 참가 하게 되었기에 잠실선착장에 도착하니 출발10분전이다.

당초에 20여명이라는 동참회원이 36명이나 되어 버스와 화물차를 대여해 잠실에서 0800에 출발해 고척교에서 일타이석 등 4명을 싣고 출발 서해대교를 건너 행남도의 오션캐슬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송악IC를 빠져나와 석문방조제를 지나고 왜목마을입구를 거쳐 1020. 당진화력발전소앞 너른 공터에 우리를 내려준다. 

트럭과 버스에 있는 애마들을 내리고 약간의 안내사항을 전하고는 당진화력발전소앞을 1038.에 출발한다.

 

길안내를 맡아 대호방조제를 달린다.

출발에 앞서 좀 기분이 상했다. 보고싶지 않은 사람 둘이 함께 하는 것이 몹시 신경에 거슬려 페달에 힘이 가해져 평소때보다는 전체를 신경 안쓰고 달리고 또 달리다 보니 쉬엄쉬엄님이 달려와 뒤가 많이 쳐진다고 전해주기에 시간에 압박을 받기때문에 빨리 진행할 수 밖에 없노라 대답하고 약간의 속도를 늦추고는 그대로 진행을 하였더니 약14km 정도 진행하니 마차님으로부터 전화가 울린다. 뒤에서 많이 쳐져있노라고.

마침 신호대기를 하고 있는 상태이고 건너편으로 상점과 쉬 공간이 있어 쉬어가겠노라 뒤따르던 회원들께 전하고 쉼터로 들어선다. 어쩌면 보고싶지 않는 사람둘을 폭탄을 만들고 싶었는지 아니 그러고 싶었다.

 

일행이 도착하여 회원들께 지원트럭에 배낭을 실은 분들은 배낭을 트럭에 실으라하고 다시 달림을 계속한다.

뒤따르던 아내가 원망을 한다. 왜이렇듯 빨리달리냐고. 대산을 1140. (당진화력발전소에서 18.0km)에 통과하고 주유소가 달린 휴게식당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니 아내와 란정이님이 화가 많이 났다. 지곡면소를 지나 일남교차로에서 우회전을 1210.을 하여 조금 진행하니 고남저수지의 뚝이 보인다. (당진화력발전소에서 32.5km)

고남저수지를 지나는데 철새 한무리가 퍼드득 날개짓을 하며 호수 저넘어 산자락으로 숨어든다. 그 모습이 어찌나 아름답던지 손가락질을 하며 외치니 뒤따르던 무소뿔님도 환희에 젖어 탄성을 질러대신다.

 

고남저수지를 지나 팔봉으로 빠지는 [634]지방도는 한가롭고 여유스럽다.

산자락밑에 숨어있는 집들은 뒤뜰에 대나무를 심어 푸르름을 한층 더하게 하고 들녁엔 나락을 벤 뒤에 볏짚이 외롭게 사람들 손에서 벗어나 쓸쓸하고 밭에는 양배추들이 가가호호 가득한 가운데 양배추를 수학한 자리에는 속알맹이는 빠지고 곁만 남아 거름으로 썩어가고 있다.

팔봉산자락에 들어나 있는 도로는 한적하면서도 높낮이가 드러나는 길로서 팔봉에 들어서니 절반이 쳐져있어 길가의 너른 공터에서 회원들이 오기를 기다린다. 속도계의 누계는 어느덧 40여키로로 이제부터 조금만 진행하면 구도선착장에 들어 갈 것이다.

 

회원들이 모두 도착하고 한분이 트럭에 몸을 싣는다.

2키로정도 진행하니 오목내사거리가 나온다. 사거리에서 직진을 하면 서산/태안으로 가는 길이고 우회전하면 호리 즉 구도선착장이 있는 곳으로 가는 길이기에 우측으로 돌아나가며 정거장님에게 후부가 다 올때까지 길안내를 부탁하고 서서히 진행을 한다.

약 1.5키로정도 진행하니 우측의 산자락사이로 뻘이 보이며 바다가 들어난다. 계속해서 도로가 끝나는 지점까지 진행을 하니 고갯마루 -아니 작은 둔덕- 아래로 구도선착장이 보이며 구도식당이 보이는데 버스가 먼저 도착하여 우리를 마중하고 1300. 있다.(당진화력발전소에서 45.5km)

 

2층에 마련된 방으로 들어가 박속낙지탕으로 점심을 한다.

간장새우장의 독특한 맛이 강한 이미지를 남기고 펄펄끊는 박속국에 구도앞 서해의 뻘에서 잡은 산낙지들이 목욕을 한다. 집게와 가위로 먹기좋게 자르고 소맥으로 갈증을 해소하며 낙지 한 입을 입에 물고 어그적 씹어댄다.

머리를 더 익히고 면을 넣고 끊여서 배부르게 먹고는 선착장으로 가서는 사진을 찍는다.

갈길이 멀어 서둘러 일행들을 독려하고 1435. 구도선착장을 벗어난다.

올때는 둔덕을 내려왔으나 갈때는 역으로 둔덕을 올라야 한다. 배불리 점심을 먹고 한잔술에 거나한 몸으로 둔덕을 올라치려니 숨이 할딱거린다.

 

오목내사거리에서 우회전을 하여 서산/태안방면으로 방향을 잡아 [634]지방도를 따라 진행을 한다.

번짱인 마차님은 꽃지가 30여킬로밖에 안된다고 하였으나 내가 알기로는 45~50km는 되는 것으로 알아 페달링을 서두른다.

무내삼거리에서 [603]지방도를 따라 좌측길로 들어서 태안방면으로 한참을 달리니 1515. 지하차도가 나오며 안면도가 지하차도위쪽으로 좌회전하게 되어있어 뒤에 쳐지는 회원들을 기다려 함게하기로 한다.(구도선착장에서 18.8km)

드디어 아내인 반구정은 트럭에 몸을 맡기고 남문교차로를 좌회전하여 (77)국도를 따라 고갯마루에 있는 남문교차로부터 안면도방향으로 다운을 한다.

 

남면읍내를 통과하자 삼거리가 나오는데 나는 왼편으로 길을 잡는다. 오른쪽이나 왼쪽이나 결국에는 남면을 지나며 합류하는데 어느길이 가깝고 수월한지 알 수가 없어 직진으로 뻗은 길을 선택한다. 나중에 보니 오른편길을 잡는 것이 신호를 받지 않고 진행할 수 있어 유리하나 시골의 한적한 길이라 어느길이라도 신호의 제약은 받지 않으리라 여긴다.

1550. 원청삼거리를 직진으로 진행을 한다. 좌회전하면 천수만간척방조제를 따라 간월도를 지나서 남당, 홍성쪽으로 진행하는 길이라 시간의 여유만 있다면 간월도라도 들려봄직하겠으나 시간의 압박때문에 그냥지나친다.(구도항에서 약 30km)

 

안면대교북단에 들어서니 드르니항의 이정표가 보인다. 뒤따르던 닥터노님이 드르니항의 오른편으로 가느냐고 물어와 왼편길로 간다며 수신호를 보내고 안면대교를 건너는데 오른편의 드르니항에서 나오는 연륙교가 안면섬에서 우리와 합류한다. 원청삼거리에서 약 5km진행하여 안면대교를 건너 1600경 백사장사거리에서 해안도로를 따라 우회전을 한다.

백사장항과 해수욕장 등 이러저러한 항과 해수욕장이 해안을 따라 즐비하고 솔숲의 뚝방넘어 해변이 간간히 보이며 서녘으로 기우는 낙조의 붉은 햇살이 희미한 연무에 안스럽다.

뒤따르던 무소뿔님의 제안으로 솔숲뚝방을 가로질로 해변에 들어서니 하이얀 조갯가루가 뻘과 합쳐진 사장에는 갯골이 파여 물줄기가 희미하게 흐르고 석양을 받은 젊은듀오는 오토바이크로 갯벌을 질주한다.

 

끼리끼리 몇컷의 증명을 남기고 꽃지에서의 낙조를 즐기기 위해 다시 도로로 나와 1700경 꽃지욕장에 드러선다.(구도항에서 48.7km 당진화력발전소에서 94.2km)

여느 해수욕장과는 달리 많은 인파들이 꽃지에 몰려있다. 할매바위와 할배바위사이로 넘어가는 일출의 장관은 연무속에 숨어버린 해로 인해 감히 엄두도 못내고 서둘러 트럭과 버스에 잔차를 싣고 저녁이 예약된 드르니항으로 향한다.

버스는 안면도에서 연륙교를 지나 드르니항에 진입을 하는데 졸고있던 나는 꽝하는 소리에 무슨 사단이 났는 줄 알고 깜짝 놀라 잠에서 깼다. 2.5m화물차 높이제한에 버스가 걸려 소리를 낸 것이다. 유압으로 차량의 높이를 낮춰 사고지점을 벗어나고 함께한 조은은 돈1만원씩 각출하여 기사에게 줘야한다고 설레발이다.

우리가 버스를 대여한 것은 이용대금을 지불하고 고객으로서 출발지에서 목적지까지 안전하고 쾌적하게 운송해 줄것을 약속한 상태로 이러한 행동은 나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다.

 

18시경 충남수산에 도착하여 식당으로 들어선다.

미리 세팅한 상에 앉으니 주인이 자기네 식단을 자랑한다. 순 자연산이라고 -꽃게찜, 게불, 우럭조림, 단호박찜, 키조개찜, 우럭튀금, 바지락조개탕 등- 그러나 자랑이 지나친듯 싶은 생각이 든다.

나중에 광어와 우럭회가 나오고 매운탕과 간장돌게장이 반찬으로 나왔으나 점심을 거하게 먹은 탓에 이른저녁이라 입맛이 별로이다.

안심님이 가져온 직접담은 매실주에 한잔술을 걸치고 돌게장 게딱지에 공기밥을 비벼먹고 매운탕에 밥말아 저녁을 마친뒤 20시경에 버스에 올라타 집으로 귀경한다.

 

이시각 서해안고속도의 도로상태는 최악을 말한다. 차량은 가다서다를 반복하고 기사는 고척교 근처에서 일타이석 일행들을 내려주어야 함에도 서둘러 집에 가기 위해 잠실로 바로가기를 원하는 듯 말을 하니 번짱인 마차님 약속대로 진행하자고 주장한다.

버스는 자정을 넘어 1시15분에 일타이석의 일행을 내려주고 잠실에 도착하니 2시경이나 아직 트럭이 도착하지 않아 마차님이 통화를 하니 청담대교 근처를 지나고 있다고 한다. 약 10여분 기다리니 트럭이 도착한다.

친구의 부탁을 이렇듯 선선히 받아들여 궂은 일을 마다않고 하는 벗의 고마움에 박수를 한껏 보내며, 마차님과 친구두분의 끈끈한 우정이 너무도 보기좋다.

 

ps.

이렇듯 장거리 투어를 함에는 드러내 놓고 많은 일에 세심한 배려와 준비를 하며 진행하는데 진행에 도움을 못 줄망정 껄끄러운 짓은 하지 말아야 됨에도 일부 옥에 티가 언제나 항상 존재하니 안타까울뿐이다.

우리 모두 내가 옥에 티가 아닌가 곰곰히 생각해 보고 무엇을 도와 줄 수 있나 그리고 타인을 어떻게 배려해 줄 수 있나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