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륜에 몸 싣고

잔차투어 제1회차 여행기 [임원항~울진]

힉스_길메들 2005. 4. 29. 00:34

애마의 첫 여행은 아름답다.

아침 날이 밝아 지태를 깨워 출발준비를 갖추고 아침을 먹으로 밖으로 나서니 어제의 바람은 간곳없고 맑고 푸른 하늘이 시야에 밟힌다. 또한 어제는 안보이던 횟집이 줄을 서 있다. 항구여서 그런지 아침을 여는 식당들이 여럿 있어 곰탕(곰치해장국)을 하는 집중에서 손님이 많은 집을 찾아 들어가니 주인이 하는 말이 근처에서 곰탕하는 집은 자기네 집밖에 없노라고 말한다. 요즘은 곰치가 잡히지 않을 뿐더러 삼척에서 며칠에 한번 사오기 때문에 인근 식당에서는 곰탕 구경을 하기가 어렵다고 한다.

곰치해장국으로 든든하게(어제에 없던 식욕이 되살아 난 듯) 먹고는 숙소로 와서 애마를 끌고 나와 0920분 길을 떠난다.

임원항을 떠나 원덕을 지나니 416번지방도가 오른편으로 갈린다. 이 도로는 가곡천을 따라 가곡을 지나 태백을 잇는 38번국도와 만난다. 갈령치를 넘는데 긴 오르막이 시작된다. 지태는 오르막 중간에서 애마에서 내려 끌고 오고 나는 이글20에 몸을 실고 낑낑대며 도계에 1010분에 오르니 오름의 정점 전에 강원도 쪽으로 동해휴게소와 경찰초소가 있어 통해하는 차량을 검문하고 있다.(기점439.0km) 휴게소에서 시원한 아이스케이크를 사먹을라 치니 휴게소는 문을 닫고 그 앞에 산불감시원이 낮잠에 빠져 있다가 인기척을 느끼고 벌떡 일어나 사방을 살핀다.

문 닫은 휴게소를 내려서니 뒤에 온 지태와 함께 초소에서 물통에 물을 채우려 부탁을 하니 경찰관이 우리 두 사람을 환대 한다. 뜨거워진 몸을 식히고 잠시의 환담으로 열을 내린 후 1040분 강원도를 벗어난다.


도계를 벗어나니 울진까지는 내리막이 될 것이다. 울진부터의 남행길은 평탄한 길이 될 것이라는 정보이다. 이는 발로 답사를 해야 알 사항들이다.

나실태봉을 지나고 북면부구리에 들어서니 원자력전시관이 있고 이곳에서 917번지방도분기점이 있어 덕구온천과 구수곡자연휴양림으로 갈 수 있다. 앞서 내려가는 지태가 덕구온천으로 방향을 틀 줄을 알고 있는데 죽변쪽으로 직행한다.

죽변을 지나 울진에 들어서서 시외버스터미널을 행인에게 물어 터미널에 도착하니 1230분이다.(기점466.0km) 버스출발시각이 1310분으로 티켓을 구매하고 터미널 옆에 있는 기사식당에서 김치찌개로 점심을 시키니 돼지고기가 그득하다. 점심을 먹고 버스짐칸에 잔차를 싣고는 자판커피를 한잔씩 뽑아 마시니 버스가 출발한다.

이번 잔차여행 거리는 총 466.0km로 일일 약150.0km거리를 운행하였다. 앞으로도 이정도의 거리는 운행이 가능할 것 같다.

버스는 죽변에서 승객1명을 싣고 또 북면부구에서 승객3명이 승차한 후 삼척을 거쳐 강릉을 지나 영동고속도로로 운행한다. 평창휴게소에서 버스는 잠시 정차하여 휴식을 취하는 중에 편의점에 들어가 비타C500을 하나씩 들고 카운터에 가기 전에 비틀어 따서 마시며 카운터에 들이미니 또 한 병에 당첨되었다고 한 병 더 가져오란다. 하니 지태도 마개를 따 보았으나 꽝이다. 하여 다시 한 병을 가져오면서 확인하니 한병더가 또 나와 서둘러 한 병을 가져와 지태를 주고는 버스에 올라타서 확인하니 꽝이다. 두병 값으로 네 병을 마시는 결과이다. 아 정말 신나는 일이다. 지태는 올라가서 로또를 사 보라는 농을 한다.


동서울터미널에 버스가 도착하니 1725분이다. 드디어 모든 일정이 끝난 것이다. 다음 일정은 언제가 될지 모르겠으나 또다시 여행을 서둘러야겠다.

지태를 오산행 버스가 도착하여 짐칸에 잔차를 실으면서 칸이 넓다고 나에게 조립하여 잔차를 싣자고 하였다고 쌩뚱맛는 소리를 한다. 순 억지 말이다. 울진에서 분해하여 짐칸에 실은 것을 그대로 오산행 버스에 실고는 억지소리를 하는 것이다. 하여 한 소리하니 쓴 웃음을 짓는다. 아무튼 지태를 보내고 애마 휠러이글20에 올라타 잠실대교를 건너 한강둔치와 탄천, 양재천을 거슬러 집에 도착하니 1830분이다. 아내와 아들의 환영을 받으면서 집안으로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