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륜에 몸 싣고

잔차투어 제2회차 여행기 [울진~강구항]

힉스_길메들 2005. 8. 30. 00:41
  잔차투어 제2회차 여행기


1. 여행구간 : 울진 ~ 근남면소에서 좌회전 ~ 망양정앞 해안도로 ~ 기성면소 ~ 평해읍내 ~ 후포면소 ~ 병곡면소 ~ 영덕군내 ~ 강구항 숙박 ~ 남정면소 ~ 송라면소에서 좌회전 ~ 칠포 [20]지역해안도로 ~ 포항시내 죽도시장앞 ~ 형산교건너 ~ 포항제철앞 ~ 동해면소 ~ 구룡포읍소 ~ 감포읍내 ~ 문무왕릉 ~ 월성원자력발전소 ~ 양남면소 ~ 울산주전몽돌해수욕장 숙박 ~ 남목삼거리 ~ 현대자동차앞 ~ 울산명촌대교 ~ 울산시내 울산역앞 ~ 청량면소4거리서 좌회전 ~ 온산산업단지앞 ~ 간절곶등대 ~ 서생면소 ~ 장안면소 ~ 기장군청앞 ~ 달맞이고개 ~ 해운대해수욕장 ~ 자갈치시장앞 숙박 ~ 송도 ~ 낙동강하구둑 ~ 녹산교건너 좌회전 ~ 진해시내 ~ 마진터널 ~ 창원시 ~ 마산만 봉암교건너 좌회전 ~ 마산시외버스터미널


2. 위    치 : 경북울진, 영덕, 포항. 울산시. 부산시. 경남진해, 창원, 마산.


   관천망기(觀天望氣) : 새벽안개가 짙으면 그날은 맑다. 안개는 밤하늘에 구름이 없어 지표면에 복사냉각이 잘 되고, 바람이 적어야 잘 생긴다. 따라서 새벽에 안개가 짙게 끼었더라도 해가 떠서 안개만 걷어 내면 바로 쾌청한 날씨를 보인다.


3. 동행인원 : 나와 친구인 김지태


4. 교 통 편 : 갈 때 = 서울동서울버스터미널 ~ 울진간 시외버스

              여 행 = 울진 ~ 포항 ~ 울산 ~ 부산 ~ 마산간 애마잔차

              올 때 = 마산시외버스터미널 ~ 오산 ~ 남서울버스터미널간 시외버스


5. 이용경비 : 전회이월11,300원+금회회비340,000\/2-비용345,300\=잔액이월6,000원.

   세부내역 : 숙박비80,000(강구항30k, 울산주전30k, 부산자갈치20k). 식비146,500(강구항 석식회36k, 조식14k, 포항 중식 10k, 울산주전 석식/조식11.5k, 간절곶 중식15k, 자갈치시장 석식회44k, 조식8k, 마산 중식8k). 버스교통비 85,600/2. 음료 및 기타33,200. 끝.


6. 여행일기 :



기다리다 지친 애마 떠날 날을 기다린다.


  작년 백두대간종주를 마무리 할 즈음에 대간종주를 끝내면 잔차로 전국해안일주를 해야겠다고 마음먹고 준비(잔차구입, 동행회원)한지 1년만에 지난 4월 첫 도로주행(서울 ~ 고성 ~ 울진간)을 마쳤다.

그리고 5월에 울진에서 2회차 도로주행을 계획하였으나 출발 전일 나에게서 불상사가 발생하였다. 다름 아니라 자전거와 접촉을 하여 왼편팔꿈치 아래의 인대를 다친 것이다. 이래서 잔차투어를 취소하게 되었다.

이렇게 다친 후 한 달 동안 팔을 못 쓰게 된 후에 다시 운동을 재개 6월 중순에야 그럭저럭 여행을 떠날 수 있게 되어 동료인 지태와 약속을 하여 떠날 날 만을 기다리고 있는데 지태에게서 연락이 왔다. 어머니께서 병원에 입원을 하게 되었단다. 하여 계획을 연기할 수밖에 없었다.

  7월 장마기간과 혹서기 휴가철(지태네와 인제내린천 레프팅과 동해안 콘도여행을 동행)을 피하고 8월30일부터 9월2일까지 일정을 잡고 약속을 하여 출발하게 되었다. 기다리고 기대하던 2차투어 잔차 라이딩을 떠난 것이다.


  울진행버스는 동서울시외터미널에서 0932와 0935분에 출발하는 것으로 인터넷에서 확인, 지태와 0920분에 매표소 앞에서 만나기로 하고는 아침부터 서둘러 조반을 마치고 약속장소로 이동하여 터미널 매표소 앞에 도착하니 0910분이다. 매표소에서 버스출발시각을 확인하니 0932분차는 없다는 것이다. 인터넷의 거짓 정보를 믿었다가는 낭패를 보겠다.

지태에게 전화연결을 하니 터미널에 와 있단다. 고개를 돌려보니 매표소를 향해 잔차를 몰고 오고 있다.

동서울~울진간 매표(44.8k/2)를 하고 나니 지태가 조반을 못했다고 하여 터미널앞 포차에서 토스트로 요기를 하고는 매점에서 구운 계란과 우유를 사들고는 울진행 버스 앞으로 가니 버스기사분들이 여럿이 모여 한담을 나누고 있기에 애마 잔차를 버스짐칸에 실어야겠다고 하니 어느 한 기사가 험상궂은 얼굴을 하고는 그렇게 큰 것을 어찌 싣느냐고 왜면을 한다. 괘씸하다. 어찌 서비스가 이럴까?

지태가 버스기사의 서비스가 아직도 멀었다고 한마디 한다.

그러자 우리가 타고 갈 울진행버스기사가 잔차의 길이를 줄여 실으라는 말을 하여 짐칸을 열어 확인하니 바퀴를 분리하지 않고도 실을 수 있는 상황이다. 헌데도 사람 같지도 안은 놈은 못 싣는다고 퉁명스레 말한단 말인가. 고얀 놈이다.

  출발시각에 맞춰 버스는 터미널을 벗어나 올림픽대로를 거쳐 중부고속도, 영동고속도를 달리더니 평창휴게소에서 잠시 정차를 한 후 다시 출발한다.

우리는 휴게소 커피자판기에서 커피 한잔씩 뽑아 마시고는 버스에 올라 동서울터미널에서 사온 구운 계란을 까먹는데 이 맛이란 옛날 기차 여행할 때 먹던 삶은 계란 먹는 것 같은 옛 정취가 묻어 나온다.

깜빡 잠이 들었다 깨었는데 어느 사이 버스는 대관령터널을 넘어 강릉을 벗어나 동해 나들목을 나가고 있다. 1240분 동해시외버스터미널, 1300삼척시외버스터미널, 1340임원공용버스터미널, 호산과 부구정류소를 거쳐 승차한 버스의 종착지인 울진시외버스터미널에 1430분에 우리를 내려놓는다.




애마 이글20의 은륜은 구르고 싶다.


  버스에서 내려 짐칸에 실려 있는 잔차를 꺼내어 조립하고는 택시기사에게 성류굴쪽 방면의 길을 물어 방향을 정한 후 근덕에 가서 점심을 먹기로 하고 1435분에 터미널을 뒤로 하고 힘차게 페달링을 한다. 왕피천 다리를 건너 망양정 쪽인 왼편으로 기수를 돌린다.

망양정 근처에서 간단하게 점심을 하려 했었는데 이곳의 식당은 전부가 횟집이여 계속 달리다 보니 점차 식당은 없어지고 15시경 산포리에 접어 들어 할머니가 지키고 있는 조그마한 구멍가게가 있어 그곳에서 초코파이 한통을 사서는 해안의 바위 위에 앉아 동서울터미널에서 산 우유를 곁드려 점심으로 요기를 한다. 저녁을 강구항에 도착하여 거하게 먹기로 하고…….

몇 개를 먹고 남은 파이를 배낭에 사려 넣고는 바위를 내려서 애마에 올라탄다.

달리자 애마야! 동해의 바닷가를 해안의 절경을 감상하면서 바람을 가르고 山川景槪 구경한다.

덕신3거리에서 920번지도로와 7번국도가 합류한다. 덕신해수욕장을 지나고 망양휴게소를 지나 기성버스정류장을 지나고 운암서원, 황보천을 건너서 고개를 하나 넘더니 평해를 향한다.

  1625분 평해읍내에 도착하여 잠시 휴식겸 음료수로 목을 적셔야겠다.

평해는 남대천을 따라 [88]지역도를 타고 온정리로 갈 수 있는 갈림길이다. 온정리는 그 유명한 백암온천이 자리하고 있는 곳이다.

서울슈퍼라는 상호가 붙은 곳에 들어가 이온음료수를 하나씩 집어 계산을 하려 하니 가게주인이 안 보인다. 주인을 찾으니 건너편 강릉식당에서 한 아주머니가 나와 계산을 하면서 내가 이 동네 스타이니 나를 따라 오라면서 식당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식당으로 들어서니 계산대 밑 서랍에서 대학노트를 하나 꺼내 펼치면서 식당 문을 연지 3개월 되었는데 8월1일부터 무전여행이나 자전거여행을 하는 길손들 중 자기 집에 들르는 손님들에게 서명을 받고 있다고 한다. 해서 서명을 하면서 축복을 적어 주고 밖에 서있는 지태를 불러 서명을 부탁하면서 서울슈퍼인데 서울에서 시집을 온 것이냐고 묻자 오리지널 강릉의 자칭 뚱뗑이아줌마라고 하며 얼린 얼음물통을 하나씩 건네준다. 더위에 지친 길손들을 위해 이렇게 해 왔다고 설명한다.

물통을 하나씩 받아 들고는 얼마나 기뻤는지 말로 형연할 수가 없다. 식당이나 주유소, 파출소등 관공서에서 시원한 물 한모금도 고마운데 얼음물까지 받아드니 이 기분이란…….

  1640분 평해를 출발하여 후포를 지나고 병곡항을 지나 고래불해수욕장을 지나니 국도가 고속도와 같다. 왼편으로 멀리 영해면소를 통과하고 오른편으로 영덕아산병원을 지나 축산천 위로 다리를 건너 왼편으로 동리가 보이는데 여기가 축산면소재지인 모양이다. 신설 7번국도가 끊기면서 사람이 없는 영농판매대가 있어 이곳에서 1755분 잠시 휴식을 취한다. 초코파이와 물로 요기를 하고는 1810분 휴식을 끝내고 오십천휴게소 폴싸인이 보이는 곳으로 내려서니 작은 4거리가 나오는데 축산교차로라 이정표가 세워져 있어 영덕/포항 방면으로 방향을 잡고 애마의 고삐를 조이니 고개를 넘게 된다. 헉헉 거리며 고개를 오르니 시원한 바람이 나를 맞이한다. 그곳에 매정교차로에서 7번국도 신도로를 올라타게 된다.

화수교차를 지나면서 영덕읍내로 가는 7번국도 구 도로로 갈리는데 우리는 신도로로 잔차를 몰고 내 달린다. 영덕읍내로 들어갈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덕곡지교차로를 지나면서 이정표를 보니 오른편으로 영덕읍내를 거쳐 34국도를 타고 진보/임하/안동으로 갈 수 있는 갈림길이 시작된다.

  덕곡지교차로를 지나니 긴 그러면서도 완만한 오르막의 시작이다. 왼편으로 봉우리가 보이는 아마 고불봉일 것이다. 해와 달도 성하면 기울고 인생도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듯이 고불봉 고갯마루를 넘으니 내리막이 시작된다. 아마도 오늘 우리의 기착지인 강구일 것이다.

어둠이 내려앉은 산야를 가르며 오십천대교를 지나면서 작년 4월 지태네와 여행할 때 지태의 아저씨뻘 되는 집에서 영덕의 대게를 먹던 생각이 떠올라 영덕읍내 쪽을 힐끗 쳐다본다.

주유소와 휴게식당을 몇 개 지나면서 왼편으로 휘황찬란한 야경의 강구항이 눈에 들어온다. 이곳 3거리에서 애마잔차의 기수를 왼편으로 돌려 들어가니 오십천을 넘는 강구대교를 건너니 초입에 오십천을 따라 여관 2곳이 눈에 들어온다.

지태와 나는 초입 4거리보다 조금 안쪽의 오십천변에 위치한 산호장여관에 1900시에 도착하여 관리인에게 잔차를 방에다 들여 놓아야 하니 큰 방으로 달라고 하니 큰방은 벌써 나가고 없다면서 잔차를 넣을 수 있나 방을 보라 한다. 방을 확인하니 잔차를 모셔 놓을 공간이 있기에 3만원을 지불하고 여장을 푼다.

(울진~강구간 약 80km의 거리를 약4시간30분소요)


오십천을 낀 대게의 고향 강구항!


  산호장에서 샤워와 땀에 절은 옷가지를 빨아 널어놓고는 식당가로 나섰으나 이곳 강구항은 이집이나 저 집이나 할 것 없이 대게뿐이나 지태가 대게가 싫단다. 비싼 값에 먹을 것이 별로 없단다. 그러니 회로 먹자고 하여 횟집을 그것도 좌판 대를 찾으니 비수기 평일 어둠이 주저앉은 늦은 시간대에 좌판이 있을 턱이 없다.

수협공판장쪽으로 걸어가 을씨년스럽고 괴기스런 공판장을 걷노라니 타이탄트럭에 올라타는 운전기사 분에게 횟 거리를 어데서 사느냐고 여쭈어 물어 보니 불빛을 가르키면서 동광어시장을 가르쳐 주신다. 가판에서 활어 2만원어치를 사서는 2층식당으로 올라가니 약간의 야채를 내어 준다. 소주 한 병에 회를 먹고는 매운탕을 끓여 달라 해서는 밥을 먹고 나서 계산을 하니 16천원이다.

  회센타를 나서니 어느새 2130분을 넘긴 시간이다. 우리가 묵을 산호장여관 앞에 와서 오십천변에서 잠시 쉬고 있으려니 강가의 강구대교 밑으로 타이탄트럭 한 대가 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해서 그곳에 무엇이 있나 가 보았더니 강변으로 횟집과 대게집들이 즐비하게 늘어 서 있으나 항구쪽의 휘황한 식당가에 비해 여기는 좁고 지저분해 보여 으레 싼 집들이겠거니 생각하고 여관에 들어가서는 관리인에게 물어 보니 가격이 똑같다는 것이다.

  22시가 넘어 방에 들어가 잠시 XTM의 프라이드 이종격투기를 보고 있노라니 어느새 지태가 옆에서 잠들어 있다. 그래서 나도 한경기를 보고는 잠을 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