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날. 8월의 마지막 날 눈을 뜨니 6시가 넘었다. 잠을 더 청하려 하니 잠이 오지 않는다. 지태도 마찬가지다. 자리에서 일어나니 0630분이다.
샤워를 마치고 식당을 찾으니 다른 식당들은 어둠으로 치장을 하였는데 황포식당이란 곳이 불을 밝히고 문을 열어 손을 기다리고 있다. 지태와 나는 이곳 황포식당에 들어가 곰치국(물곰해장국)을 주문하여 놓고는 일전의 임원항에서 먹던 시원한 곰치국을 회상하며 기다리는데 벽보에 내 고향 맛 자랑인가 하는 TV에 출연한 도루묵찌개를 소개하는 장면을 사진 찍어 선전용으로 걸어 놓고 있다. 아마도 이집의 자랑이 도루묵찌개인 모양이다.
임원항의 곰치국은 신김치로 끓여 놓았는데 여기는 무을 넣고 끓였다. 나는 임원항의 곰치국이 입맛에 더욱 맞는다. 조반을 먹고 14천원을 지불하고 돌아오면서 여관으로 돌아오면서 어제 지태가 영덕에서 복숭아를 사서는 숙박지에서 먹자고 하였는데 깜빡한 생각이 나서 지태에게 이야기 하였더니 복숭아를 못 먹은 것이 서운했던 모양이다.
여관으로 돌아와 양치와 용변을 보고, 약을 먹고는 0825분 여관을 나선다.
새로 속도계를 세팅하고 출발하여 강구대교를 건너 3거리서 좌회전을 한다. 강구항은 영덕대게와 그대그리고나의 TV드라마 촬영지로 유명세를 탔다. 삼사해상공원을 왼편으로 두고 우리는 남으로 남으로 애마잔차를 달린다.
오션뷰컨트리클럽을 지날 무렵 엘란트라승용차 왼편에서 경적을 울리면서 오른편으로 급회전하면서 골프장으로 향한다. 괘씸한 생각에 운전자를 보니 여자로 아마도 이곳 캐디인 모양이다. 고얀년 가트니…….
0900시 자긍천을 건너니 울진과 포항의 시계를 넘게 된다. 이제 부터는 포항 땅이다. 2만대1의 지도를 보니 화진 해수욕장으로 들어가서는 해안도로가 있는 것으로 되어 화진리로 애마의 기수를 돌려 바닷가에 이르니 군부대가 자리하고 있어 여기서 남쪽으로 진행할 수 없다.
해서 되돌아 나와 7번국도를 타고 남하하니 신호등이 보이고 초등학교로 보이는 건물이 왼편으로 자리하고 있다. 아마도 이곳에서 왼편으로 빠지면 해안도로를 탈 수 있으리라 여겨졌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남쪽으로 더욱 내려간다.
0920분 송라/보경사 4거리 갈림길 오른편으로 오일뱅크주유소가 나와 잠시 쉴 겸 주유소에서 들려 물 한모금 얻어먹고 지리를 물으니 왼편으로 들어서면 해안도로로 갈 수 있다고 일러 준다. 여기서 좌회전하니 방석리다.
광천교를 건너 조사선착장, 월포해수온천탕, 미가/청진선착장을 지나 칠포곡강천을 건너 애마를 1005분에 칠포슈퍼 앞에서 잠시 멈춘다. 여기서 이온음료와 막걸리로 목을 축이고 있는데 시내버스 한 대가 지가가기에 하루에 몇 회의 버스가 지나가느냐고 묻자 10회의 버스가 있다고 한다. 먹다 남은 막걸리를 배낭에 넣고는 1025분 포항을 향해 출발한다.
용두/소한리선착장을 지나 포항1대를 오른편으로 두고 달리니 버스공용차고지나 눈에 띤다. 잠시 진행하니 시내에 다다른듯하다. 3거리가 나오는데 양덕3거리다. 여기서 좌측으로 머리를 돌려 환호여중, 해맞이공원이 나오고 두호동사무소가 있고 옆으로 가로수와 벤치가 있어 1120분에 잠시 잔차를 멈춘다. 사무소에 가서는 용변과 시원한 생수로 목을 축이고 1140분 사진을 찍고는 길을 떠난다.
포항여객터미널을 지나니 송도이다. 어선이 늘비한 항구를 지나 죽도시장을 지나서 형산대교를 건너니 카누를 즐기는 사람들이 보인다. 갑자기 내린천의 레프팅 생각이 나는 것은 무엇일까?
1205분 형산교를 건너니 포항제철이다. 10여분을 달려도 포철의 영역을 벗어날 수 없다.
1220분 청림3거리다. 여기는 14번국도로 오천 방향과 7번국도의 구룡포방향의 갈림길이다. 지태와 나는 이곳에서 점심을 먹기로 하고는 골목의 식당가를 살핀다. 삼거리 바로 앞에 추어탕 등 일반한식집과 그 옆에 복어국집이 보이고 고깃집과 그 외 여러 곳이 보였으나 첫 번째 가마솥추어탕집의 문을 열었다. 식당 안은 여러 팀이 식사를 하고 있다. 포철 인근이여서? 음식 맛이 좋아서? 점심때 일까? 궁금해 하면서 자리에 앉는다.(강구항~포항 청림3거리간 57.3km / 소요시간3시간25분)
나는 시원한 대구탕을 먹고 싶었으나 지태가 추어탕을 주문하여 같이 추어탕으로 통일을 하였다. 잠시의 시간을 기다리자 상호가 가마솥추어탕이여서 가마솥에 끓여 놓았다 데웠는지 금방 상차림이 나왔다. 찬이 깔끔하고 홀 서빙 아주머니의 맛있게 드시라는 인사가 입맛을 돋운다. 새빨간 고추양념 다지기와 마늘, 청양고추 다짐을 넣고는 얼큰하게 국물을 만들어 밥 한 공기를 말아 먹는다. 5천 원짜리 추어탕이 먹을 만하다.
밥을 다 먹고 나자 지태가 셀프 커피를 뽑아 들고 자리에 앉자 우리의 행색(자전거 라이더 : 헬멧에 두건, 고글, 가죽장갑에 패드바지, 얼룩셔츠)이 눈에 찾는지 홀써빙 아주머니가 식혜를 같다가 주면서 점심을 맛있게 먹었느냐고 인사를 한다. 주인여인과 주방의 아주머니도 모두 나와서 인사를 한다. 흐뭇하다.
1255분 식사를 마치고 애마인 이글20을 몰고 구룡포쪽 31번국도로 달린다. 약전교차로에서 [925]지방도로로 호미곶을 향해 진행할 것이다.
동해면을 지나고 도구해수욕장을 지나면서 지태가 호미곶으로 돌아가면 어느 정도 더 걸리냐고 물어와 구룡포로 직행하는 것보다 대략 20km 정도 더 나온다고 말하자 그러면 울산까지 오늘 해에 못 갈 것 같으니 직행하자 해서 동의하여 약전교차로를 직진한다.
상정교차로를 지나고 내리막길을 신나게 달리다 보니 구룡포 삼거리가 나온다. 우리는 구룡포삼거리에서 구룡포로 방향을 선회하여 식당인지 농가인지 하는 앞을 지나는데 타이탄트럭으로 부부가 과일 행상하는 곳을 발견하고 어제 먹지 못한 복숭아를 여기서 먹기로 하고 1340분 잔차를 멈춘다. 나무 그늘에서 쉬면서 3천원에 복숭아 한 무더기를 사면서 지태가 자두를 네 개나 집어 오니 부인이 더 같다가 먹으라고 인심을 쓴다. 이네들은 지금 식사를 하는지 중국집 배달원이 오토바이를 타고 자장면을 두그릇 놓고 간다. 부부는 자기네 끼리 먹기가 무엇한지 점심좀 같이 하자고 권한다. 부인이 맑은 물로 복숭아 네 개를 씻어 주어 자두 2개와 복숭아 1개를 먹으니 배가 부르다. 이들과 한담을 하면서 이들의 나이를 묻자 42살이며 동갑네기라고 하여 내가 두모긴이라고 말하자 얼른 알아듣지 못하더니 잠시 후 남편이 싱긋 웃는다. 부인은 아직도 알아듣지 못하여 남편에게 질문하여 확인한다.
지태는 구룡포에서 호미곶이 가까운 거리에 있는 줄 알았는지 호미곶의 거리를 묻기에 내가 왕복 30km는 되는 거리라고 말하자 그렇게 먼 거리냐고 고개를 젓는다. 하긴 작년 여름 휴가 때 다녀온 호미곶은 승용차로 여행을 하였으니 짧은 거리임에는 틀림없다. 하여 구룡포에서 바로 울산으로 빠지자고 한다.
1405분 우리 일행이 자리에서 일어나자 부인이 커피 마시고 가라면서 갈 길을 잡길래 점심후 마셨노라고 정중히 거절하자 포도 한 송이씩 줄 테이니 가져가서 먹으란다. 이 또한 받을 수 없어 배낭이 꽉 차서 넣고 갈 수 없다며 고맙다고 인사를 한다. 참 인심이 후한 사람들이다. 이네 부부의 인사를 받으며 갈 길을 재촉한다.
좌에서 우로 굽은 도로를 돌아 장기면신창리 해안길을 달리는데 제주도주상절리는 아니어도 해안절리 지대가 나타나면서 암벽과 드문드문 솟아 나 있는 소나무는 절경을 자랑하고 있다.
[929]지방도로가 합쳐지는 양포삼거리를 지나고 오른편으로 백인봉이 있는 고갯마루를 오르니 타이탄트럭이 보이면서 강원도옥수수를 판다고 쓰여 있어 1520분 다리를 쉴 겸하여 옥수수 하나씩을 주문하여 먹고는 1535분 자리를 뜬다.
고개 내리막길에 왼편으로 방일초교분교가 보인다. 그런데 갑자기 지태가 무어라 하면서 잔차를 멈추기에 무슨 일인가 물으니 고글을 옥수수 집에 놓고 왔다고 하며 서운해 한다. 되돌아가서 가져오자 하였더니 주은 것(일전 7월중순경 지태와 치섭, 나 이렇게 세명이 가평설악면의 미원천에 천렵 가서 주은 고글임)이라 쉽게 잃어버리는 가 보다고 말하면서 선그라스를 예비로 가져 왔으니 괜찬다고 되돌아가기를 거부해 옥신각신 하고 있는데 이때 오토바이 한 대가 쏜살같이 달려 우리 앞에 와서 멈춰 서더니 고글을 건네준다. 옥수수포차집 아저씨다. 길거리에서 장사를 하면서도 잃어버린 주인을 찾아 주려고 가게를 비워 놓고 오토바이를 몰고 근 5분을 달려온 정성과 순박한 마음이 너무도 고맙고도 감사한 일이다. 아직도 우리나라는 산천경계가 좋을 뿐 아니라 인심도 좋아 살기가 그만인 지상낙원이라는 것을 새삼 깨 닳는다.
고글을 받아쓰고는 나지막한 언덕길을 10여분을 달리니 고갯마루 왼편으로 시싸이드호텔이 보이고 도로중앙에는 포항의 경계를 지나는지 “안녕히 가십시오”포항경찰서의 입간판이 눈에 띤다. 그럼 이제부터는 경주시계로 들어서는 것이다.
경주시계로 들어선지 10여분 후 감포읍내를 지나고 잠시 후 오른편으로 (04)국도가 갈려 나가고 있다. 4번국도는 감포에서 시작하는 국도인 모양이다.
1610분 왼편으로 소나무 숲이 있고 나정해수욕장이 있는 도로 옆의 슈퍼에서 애마를 잠시 멈춘다. 포항을 지나면서 우리를 추월하여 많은 관광버스가 지나갔는데도 수퍼 앞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중에도 수많은 관광버스가 학생들을 싣고 쉼없이 달리고 있다.
1635분 애마인 이글20을 일으켜 세워 근 20분정도 질주하니 오른편으로 감은사지 가는 길 14번국도가 열리고 왼편으로 이견대가 있다.
조금 더 진행하니 왼편으로 대본해수욕장이 보이고 도로 앞에 커다랗게 건축하는 한옥이 보인 면서 왼편으로 관광버스 수십 대가 주차해 있어 여기가 어디인가 궁금해 하면서 진행하는데 대왕암(문무대왕릉)이다. 이 단체버스는 초등학생의 수학여행인가? 아님 어느 단체인가? 궁금하다. 1700시 이곳 길가에 잔차를 세워 멀리 보이는 작은 바위섬을 바라보면서 저곳이 대왕암이 아닌가? 지태와 이야기를 나눈다.
잠시 대왕암을 바라 본 후 애마에 올라타고 질주를 시작한다. 왼편으로 월성원자력발전소 갈림길이 나오고 오른편으로 가파른 고갯길이 시작된다. 하늘에서 이글거린 태양이, 땅에서 한증막 같은 아스팔트가 열기를 뿜어내는 가파른 언덕길을 10여분 오르고 나니 축 늘어지는 삭신은 나를 두고 떠나라 손짓한다. 1715분 고갯마루에서 다리를 풀고 얼음물과 복숭아 하나를 꺼내어 먹고 나니 반대편 울산쪽에서 대학생으로 보이는 잔행하는 한명의 청년이 비틀거리면서 고개를 오르고 있어 물 좀 먹고 가라고 불러 세운다.
얼려온 얼음에 물을 섞어 시원하게 하여 건네주니 맛나게 먹어 치운다. 어데서 오느냐고 물으니 부산에서 출발하였는데 정동진까지 여행한다 말한다. 이 청년은 어제는 울산 태화강 인근에서 숙박을 하고는 출발하였단다. 상당히 늦은 잔행이다. 아닐 것이다. 이곳저곳 아름다운 금수강산을 유람하며 지금 온 것일 게다. 이 청년 물 한 모금 얻어 마시고는 서둘러 떠난다.
아름다운 해안의 절경을 감상하면서 남으로 남으로 잔차를 몰고 남하한다. 양남면소를 지나더니 1740분경 어느새 경상북도과 울산광역시의 경계를 넘게 된다.
1805분 산하동산음마을앞 슈퍼에서 은륜을 멈추고 이온음료를 사 먹으면서 평상에 걸쳐서 다리품을 쉬고 건너편 국도 건너편의 공중화장실에서 소피를 보고는 1825분 다시 은륜을 굴린다.
약 10분정도 진행하여 정자동을 지나니 31번국도는 오른편으로 굽어 진행하며 울산공항과 북구청의 이정표가 나오고 시내버스가 고개를 오른편으로 돌리고는 정차해있다. 왼편으로는 해안도로를 타고 정자해수욕장과 주전몽돌, 방어진을 거쳐 울산만으로 돌아가는 길목이다. 우리는 어느새 은륜을 굴려 왼편으로 이글20을 몰고 있다. 정자해수욕장을 지나 용바위를 통과하고 나니 오른편으로 울산공항/북구청으로 갈림길이 또 나온다. 왼편으로 왼편으로 은륜을 굴려 어둠이 대지를 적실 즈음해서 1853분 주전몽돌해수욕장앞에 도착하게 된다.
(포항청림3거리서~울산주전해수욕장간 75.7km / 소요시간 약 6:00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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