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륜에 몸 싣고

잔차투어 제3회차 여행기 [보성~성전/오산]

힉스_길메들 2005. 10. 19. 00:48

 

녹차의 고장 보성


아침에 일어나니 7시경 용변을 보고 샤워를 하고 여장을 꾸려 밖으로 나오니 0805분이다. 여사장이 전북번호판이 부착된 승용차로 아이를 등교시키려는지 주차장에서 차를 빼고 있다가 키를 건네며 아침식사를 할 수 있는 곳을 물어보니 장동에 가면 기사식당이 있다하며 보성에 와서 차밭을 안보면 서운하다고 한다. 해서 우리는 아침까지 결정하지 못한 보성차밭을 들러보기로 하고는 방향을 잡는다.

보성역앞을 가로질러 경전선철길릉 지나니 (02)국도로 연결된 도로를 만나 우리가 타고 가야할 도로임을 알려준다. 고가밑으로 연결된 (18)(77)국도를 따라가니 이정표에 장흥을 표시하고 있다. 길가에는 녹차의 산지임을 알리듯 녹차를 먹인 돼지고기와 녹차수제비, 녹차다원들이 열을지어 늘어서 있다.

봉화산(475m)과 활성산(465.2m)를 연결하는 붓재의 업힐을 하다가 보니 고갯마루 못미쳐에 오른편으로 대한다업관광농원이 자리하고 영화촬영, CF촬영를 했노라 선전을 하고있다. 우리앞에 마주오던 관광버스가 차로를 가로질러 농원으로 진입하고 우리도 뒤따라 농원으로 들어서니 맨먼저 우리를 맞는 것은 주차검표소에서 주차관리요원이다. 주차장을 지나서 플라타스가 좌우로 늘어선 길을 따라 은륜을 굴리니 초입부터 작은 구릉에 녹차밭이 조성되어있다. 여기를 지나니 왼편으로 커다란 건물이 보여 들러보니 관리소와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곳으로 아침이여서 그런지 식당은 어둠을 간직하고있다.(보성에서 7.9km / 15분소요)

사진으로 보는 보성녹차밭은 이곳 건물에서 숲이 우거진 골짝이로 더 깊숙이 들어가야 하는데 우리는 갈길도있고 하여 애마은륜의 방향을 바꿔 대나무숲과 작은녹차밭을 배경으로 몇컷의 사진을 찍고는 농원을 나와서 우리가 왔던길로 되짚어 돌아오다가 길가에 녹차수제비하는 식당앞을 지나가는데“식사됨니다”라는 간판을 보고는 식당문을 한참을 두두리니 주모가 나오면서 식사가 안된다고 한다. 괘씸한 생각이 앞을 가린다. 식사가 안될라치면 길가 간판을 치우던지...

왔던길을 되짚어서 (02)국도와 연결되는 4거리교차로에서 2번국도로 올라선다. 화강천을 지나 제암산(778m)과 황어산(487.9m)를 이어주는 능선에 터널을 통과하고 내리막을 달리니 장동기사식당을 안내하는 광고판이 보여서 허기진 배창자는 환희를 느낀다.

도로는 장동면소를 오른편으로 두고는 비껴 지나가는데 지태와 나는 장동으로 빠져 나가는 길목에 서서 장동으로 나갈것인가 말것인가를 놓고 서로 의견을 나눈게 지태가 길가에 식당이 있지 않겠느냐고 그냥가자고 하여 애마인 이글20의 은륜을 굴린다.


이렇게 달리기를 한참만에 제암산에서 갈라진 매봉(425m)과 탐진호를 내려다 보고있으며 수인산성을 앉고있는 수인산(561m)을 잇는 바람고개를 오른다. 오름의 끝머리에 왼편으로 월드관광레저타운겸 주유소가 자리하고 있고 고갯마루에서는 장흥읍내로 빠져나가는 갈림길이 나오는데 갈려나온 한쪽길 끝머리에 운치휴게식당이 자리하고있다.(보성에서 약 29.5km / 1시간25분소요)

이도로는 고성득량에서 보성의 경계를 이루는 그럭재를 지나면서 보성과 장동, 장흥읍을 거치지 않고 장흥의 바람고갯마루를 연결한 2005년에 개통한 새로운 2번국도로 휴게소도 주유소도 자주 없는 외로운 도로이다.

한쪽에 비껴난 식당에 들어서니 0950분으로 앞 마당에 울창한 등나무아래에 평상을 놓은 여름철엔 아주 시원함을 자랑할 듯 싶은 곳으로 청국장을 주문하며 맛있게 많이 달라고 주방에 부탁을 한다. 집에서 띄웠으나 내겐 덜 띄운 듯 코를 자극하는 냄새가 강하지 않아 서운한 그러면서도 푸짐한 뚝배기에 밥을 말아 한 뚝배기 다 비운다. 이렇게 늦은 조반을 배불리 먹고나며 상을 물리니 많이 달라고 부탁하여 청국장을 많이 끓였는데 자기네가 내 놓은 청국장을 다 먹은 사람들은 없었는데 잘 먹는다고 흉아닌 말로 인사를 한다.

지태는 가져온 한약봉지를 데워달라고 하여 한약을 먹고 나는 커피를 얻어 마시고 계산을 하니 10k/2원을 받으며 약 먹으면서 힘빼고 무슨 일이냐고 농을 한다. 우리는 운동을 하려니 약을 먹어야 한다고 응대하고 식당을 나서니 1040분이다. 배가 부르니 기운이 절로나 콧노래가 나온다.

장흥읍내를 오른편으로 두고 2번국도를 내려서니 장흥읍내를 가로지르는 도암만에서 시작한 탐진강을 건넌다. 탐진강과 금강이 흐르는 길목에서 23번국도가 남쪽으로 뻗어 관산으로 향하고, 우리가 달리는 도로는 휴게소와 주유소도 없이 탐진강을 좌우로 가로지르며 군동을 지난다. 길가에 무화과를 판다는 작은 간판들이 연속적으로 있는 것이 이곳 지역은 무화과가 많이 생산되는 모양이다.

강진읍을 접근하여 탐진교를 건너니 남쪽으로 강진읍에서 칠량-마량-대덕-관산을 경유해 장흥을 잇는 반도를 돌아 나오는 23번국도가 뻗어있다. 목리교를 지나니 오른편으로 강진읍내를 보면서 달린다.(장흥 바람고개서 20.5km / 50분소요)



잊지 못할 월출산의 비화


강진읍을 빠져나갈 즈음 평동리에서 남서쪽으로 18번국도가 해남으로 향하고 있는 곳을 가로질러 강진읍을 감싸고 있는 산고개를 오르니 김예재이다. 고개를 내려서니 아스라이 오르막이 시작되는 지점에 소나타승용차를 세워놓고 무화과를 팔고있는 노변상점에 들어서니 한낮의 태양은 머리위에 있어 뜨거운 햇살을 피해 무화과즙을 하나씩 사 먹으며 잠시 휴식을 취하니 무화과와 집에서 먹으려고 따온 감을 주면서 먹어보라고 권한다. 그러면서 왜 이렇게 무리한 일주를 하느냐, 어떤 목적이 있느냐고 질문을 한다. 우리는 더 나이를 먹기전에 나와의 약속을 하고 실행하는 것이라고 자랑스레 너스레를 떤다.

휴식을 취한후 은륜의 바퀴를 돌리니 성전을 지나고 북쪽으로 무위사/영암을 향하고, 남쪽으로 해남으로 향하는 13번국도의 교차로를 지나니 목포~광양간고속국도 건설사업을 하고 있는 것을 보고는 지태와 나는 2번국도로 통행차량이 없어 한가한데 고속도로는 무슨 고속도냐고 힐난을 하며 공사현장과 나란히 달려 강진과 영암의 경계를 이루는 가학산(577m)과 월출산에서 갈라져 나온 월각산(456m)을 잇는 밤재를 오른편으로 월출산의 아름다움을 바라보며 오른후 완만한 내리막을 엉덩이가 아파서 오른편, 왼편엉덩이를 번갈아 안장에 걸쳐 얹고는 다운힐한다. 속도는 대략 30km/h 한참을 내려서는데 뒤에서 퍽하는 소리가 들려 뒤를 돌아 보니 뒤 따르는 지태의 모습이 안 보여 자전차를 세워 안장에서 내려 선 뒤를 돌아 보니 커브진 가드레일옆으로 쓰러져있는 지태가 거뭇하게 보이고 그 앞으로 타이탄트럭이 차를 세우고있다.(보성에서 67.5km, 현시각1250분)


급히 자전차를 끌고 사고지점으로 가는데 트럭을 지나치는데 탑승자들이 내려서지도 못하고 앉아 있더니 내가 지나치니 그때야 차에서 내려선다.

일어나 앉으려다 다시 쓰러지는 지태를 일으켜 세워 상태를 살펴보니 인중과 아랫입술이 헤져 피범덕을 이루고 있는데 여자들 3명이 차에서 내려와 내 주위로 몰려들며 안절부절한다. 트럭에 싣고 병원으로 후송을 부탁하니 선뜻 응낙을 하여 늘어진 지태를 끌어 앉고 트럭짐칸에 태우니 한 여인이 티슈를 건네며 상처난 부위를 압박하게하며 거들어 준다. 자전차 2대를 함께 싣고는 차량뒷칸에 앉으니 강진과 영암중 어디로 갈것이냐고 물어와 아무곳이든 빨른 곳으로 가자고 당부하니 여인들은 트럭을 운전하며 현장을 떠난다.

초조한 마음을 가슴에 머금고 트럭뒤에 앉아 있으려니 만감이 교차한다. 헬멧의 상흔을 보고는 두려운 생각이 든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차는 시골길을 달리며 왕인박사유적지와 군서농공단지를 지나서 영암읍내 김병원에 도착하니 1320분이다. 급히 응급실에 눕히고는 차주인에게 고맙다고 인사를 건네며 차량번호(전남8 마9390)를 확인하고 연락처를 알려달라니 휴대전화(010-9440-0585)번호를 알려준다. 너무 고마운 분들이다.

응급실에 지태를 눕혀놓고는 밖에 세워놓은 MTB 생각이 나서 잔차 2대를 응급실로 들여 놓으니 응급실 간호사가 자전거를 들여 놓으면 안된다고 면박을 주어 고급자전차를 그런다고 양해를 구하나 막무가내여서 잔차를 문앞 눈에 잘 띄는 곳에 놓아 두고는 지태에게 돌아오니 지태가 자전차의 상태를 물어 오는것이 머리에 큰 이상이 없는듯 안심이 된다.

응급실에서 의사가 환자를 살펴보며 간단하게 몇 마디 상태를 질문을 하더니 CT를 찍어 보자고하며 이곳은 성형외과가 없으니 집에서 가까운 성형외과가 있는 곳으로 이송하여 치료를 하라고 권하며 응급실 간호사에게 몇마디 던진다. 간호사가 나를 부르더니 사설구급차 이용전화번호(강진지역)를 알려 주면서 지금쯤 통화를 하면 약40분쯤 후에 구급차가 도착하게 될 것이라고 알려준다.

지태를 CT실로 입실 시키고 응급실간호사에게 병원의 구급차를 쓰면 안되냐고 반문하니 병원차를 관내를 벗어 날 수 없단다. 지역에 응급환자가 발생하면 바로 달려가야 하기 때문에 위급환자가 아니면 사용할 수 없단다. 해서 전번메모를 받아 들고는 밖으로 나와 전화를 하니 영암에서 수원까지 후송비용이 20만원란다. 간호사 첨승하면 5만원이 추가된다하여 다시 연락하마고는 전화를 끊고는 응급실에 돌아와 다른 지역 사설구급차 전화번호를 물으니 나주지역의 전화번호를 일러 주어서 다시 통화를 하니 18만원에 갈 수 있다하여 다시 통화하기로 하고는 지태처에게도 전화를 하여 사고상황을 알려준다. 맏며느리여서 그런지 통이 커서 그런지 상당히 침착하게 응대를 한다.

14시가 조금 넘은 시각에 지태가 CT를 찍고는 응급실로 되돌아 오고, 14시반경 의사가 사진을 갖고 와서는 상태를 설명하는데 머리와 뼈는 이상없고 성형과 치아쪽에 검사를 받아보고 치료하라고 일러주고는 사라진다. 생각했던것 보다 큰 부상이 아니어서 다행이다.

지태에게 지금의 상태와 상황(집 가까운 곳으로 이송)을 설명하고 밖으로 나와서는 강진의 사설구급차센타에 전화를 하여 자전차2대를 환자와 함께 실을 수 있는가를 확인하니 실을 수 없다고 사무적으로 말해 전화를 끊고 나주의 사설구급센터에 전화를 하여 상황을 설명하니 실어 준다고 하여 구급차를 부르고 지태에게 돌아와 사고 당시의 상황을 자세히 물어보니 지태왈 엉덩이가 아프고 손목이 저려와 상체를 세우고 왼손을 핸들바에서 떼어 흔들다가 넘어졌다는 것이다. 아마도 핸들바를 잡고 있던 오른손으로 브레이크를 순간적으로 세게 쥔듯 싶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중에 1545분경 휴대전화가 울려 밖으로 나와 폴더를 여니 구급차가 영암길병원에 들어서고 있노라고 하여 마중을 한다.


지태와 MTB를 구급차(스타렉스)에 싣고 링거 1팩을 추가로 받고(물론 링거값은 계산) 병원을 출발한다. 병원을 출발하여 방향을 잡고는 10여분이 지나서 구급차운전사에게로 전화가 와서는 CT사진을 응급실에 놓고 갔다고 이송병원으로 보내 준다해서 되돌아 가서 가져 가겠노라 하고는 차를 돌려 병원으로 돌아가 CT사진을 받아 들고는 김병원을 1630분경에 출발하여 학산~삼호~목포로 해서 목포IC에서 서해안고속국도로 진입하여 상경한다.

삼호에서 목포로 진입하는데 차량이 많고 긴장이 풀려서 그런지 졸음이 쏟아진다. 깜빡거리다 목포IC에 들어서는 것도 알지 못한체 고속도로를 달리는 차창엔 어느새 석양이 아름답게 물들어 있다.

이제 사방이 어둡다. 구급차는 군산휴게소로 들어서서 기사가 환자의 링거를 교환하고 있을 때 나는 화장실에 들렸다 커피를 뽑아 마시며 또 한잔을 뽑아 기사에게 건넨다. 기사가 가판대에서 즉석빵을 사 가지고 차에 올라 운행을 계속한다. 나에게 빵을 건네 주면서 먹기를 권하나 입맛이 없어 거절하고는 지태를 돌아보면서 몇마디 주고 받는 중에 지태처에게서 전화가 울린다.

차는 서해대교를 바라보고 있다. 서해대교를 건너 서평택~안성간 고속도로를 달려 경부고속도로 들어가 오산IC를 나간다. 여기서 영은(지태의 큰아들)엄마에게 전화를 하여 게이트를 나왔노라 연락을 취한다.

2020분경 지태네 집에 도착하여 잔차를 내려놓고 구급차를 돌려 병원으로 향한다.

병원 치료실에 환자를 눕혀 놓으니 의사가 상처를 살펴 본 후 마취주사를 놓고 환부를 소독하면서 꿰메는데 환부에서 이물질이 나온다. 의사는 심혈을 기울이는지 한참을 있더니 잠시 휴식을 취한후 다시 꿰메더니 처치를 다 했다고 환자를 입원실로 옮기란다.

이렇게 지태를 입원실로 옮기니 22시를 넘긴 시각이다. 병실에서 잠시 이야기를 하다가 지태를 병실에 놔두고 지태네로 가서는 따끈한 국물이 있는 늦은 저녁을 먹고 승용차로 가니 전조등이 켜있는 것이 밧데리가 방전이 다 되었는 모양인지 시동이 걸리지 않는다. 21시경에 도착하여 두시간이 넘었으니 방전이 안될 수 없는것이다.

갖고 있는 점퍼선을 꺼내어 지태의 차에 연결하여 시동을 걸고는 23시반경에 출발하여 집으로 돌아오니 피곤이 몰려온다. 아침에 일어나 다시 지태의 병실에 찾아가 상태를 확인하고 처리 할 사안을 처리한다.


이렇게 지태가 다쳐서 3박4일 일정의 라이딩을 2박3일로 축소하여 마친 상태에서 지태에게 농으로 다음 라이딩을 이야기 하니 말도 못 꺼내게 한다. 아내가 자전차를 팔아 버리란 단다.

아마도 시일이 걸려야 자전차를 타게 될련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