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일전 내게 비가 온다는데 트레킹을 진행해야 할 지 물어와
정기적인 행사를 취소한다면 공신력이 떨어지며 참가자가 있고 없고는 개개인의 목이라고 했다.
비가 내린다. 하루종일 내릴 듯 하늘이 암갈색으로 덮여 있다.
비를 맞으며 군자역에서 버스에 올라타니 하나둘 승차한 횐님들이 진행자를 포함하여 19명
고속도로를 타고 새재터널을 지나서 문경새재IC를 나와서는 식당가 앞 주차장에 버스를 정차시킨다.
시계를 보니 12:45. 애초에는 도시락을 준비한다고 하였는데 인원이 적어 식당에서 매식을 한단다.
나로서는 천만다행이다. 도시락을 먹는 것보다는 식당밥이 훨 났다고 그렇게 말한바가 있었다.
산채비빔밥을 주문하니 된장찌개나 청국장이 따라서 나와 이것저것 맛을 본다.
점심을 먹고 나섰는데도 빗방울은 쉬지도 않고 내리고 있어 나눠준 비닐우의를 뒤집어 쓴고는 매표소를 통과한다.
영남제1관문인 주흘관을 지나 TV사극 왕건촬영세트장을 지나며 바라보니 세트장 출입에 입장료가 있어 그냥 먼 발치로만 세트장을 관람한다.
비는 밤사이 왔었는지 계곡으로 흐르는 물줄기가 지난 겨울에 나린 눈녹은 물과 합수되어 바위사이로 부딪치고 소리지르며 흐르는 것이 장관이다.
역사와 사연이 묻어난 문경새잿길은 마사토로 덮여져 있으나 빗물로 인하여 질퍽거리고 조령산과 주흘산의 산세는 웅장하다.
주흘관을 지나서 한참을 올라서니 조곡관이 가로막고 있다.
계곡 주변으로는 정자가 있고 주막이 자리하였으며 물흐르는 계곡에는 폭포와 반석이 어우러져 자연의 아름다움이 극치를 이룬다.
영남2관문인 조곡관을 지나자 부봉자락 밑으로 계곡을 건너서 희미한 산길이 나져 있다. 아마도 등산로 길인 듯었으나
장원급제길이라는 표지목이 세워져 있다. 옛적에 영남의 선비들이 이길을 넘어서려 얼마나 많은 정열과 시간을 소비했겠나
그러면서 집에 두고온 처자식과 부모님의 생각을 얼마만큼이나 하였을까
이길을 걸어 위의 조령문을 넘어기까지 멀고먼 길을 걷고 또 걸었다. 선비의 자존심 하나로 넘고 또 넘어 짚세기 몇 켤레가 다 달아 없어져 한양에 도착하여건만 한양에 간들 모두가 급제하는 것이 아니라 일부 선택된 자만의 영광이 있을 뿐이건만
과시에 떨어져서는 집에 돌아가지 못하고 한량이 되어 유리걸식한 갓끈쟁이가 얼마나 많았는가
그들의 아품이 가족의 애환이 서려있는 곳 이곳 문경새재의 정점 조령관이 조령산과 주흘산의 능선상 안부에 이렇듯 웅장하게 자리하고 있다.
조령관 앞에 주막이 하나 있다.
새재주라는 동동주를 산채전으로 안주삼아 한순배를 돌린다. 주인장의 말로는 동동주에 18가지의 산채약초가 들었단다. 또한 산채전에도 갖은 산채가 버섯과 어우러져 맛과 향을 자극한다.
제3관문을 통과해 휴양림으로 내려선다.
조령은 백두대간의 등줄기로 백두에서 내려선 능선이 이곳을 거쳐서 지리까지 이어져 대간이라 부른다.
조령산휴양림이라는 표지석에 글이 옛체로 음각되어 고고하고 음습하게 세워져 오가는 길손을 맞이한다.
신선봉쪽
수옥폭포쪽
휴양림 입구에 아름다운 정원과 그림같은 집
가지를 늘어뜨린 소나무가 정일품송같이 두팔을 벌리고 있다.
신선봉이 구름에 가려져 희미하게 보이고 산아래 식당에서 두부김치와 산채전에 동동주 한탁배기 하고 된장찌개 청국장으로 저녁을 먹고는 비가 잔잔해 진 괴산땅을 출발한다.
'은륜에 몸 싣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산하님의 양평~여주~양동~용문으로의 여행 (0) | 2010.03.15 |
---|---|
염티재~분원리 (0) | 2010.03.01 |
10'02벗고개부터 다락재까지 (0) | 2010.02.06 |
부연동골과 진방계곡[조침령에서 인쩨까지] (0) | 2009.11.23 |
부연동골과 진방계곡[양양에서 조침령까지] (0) | 2009.11.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