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남한산성 큰골을 다녀오며 하산하는 중에 마천동의 홍탁하는 집에서 막걸리 몇 순배에 아리하게 취해 집에 돌아와 내일 양평으로 자전거를 타러 간다는 중압감에 다른 날보다 조금 일찍 잠자리에 들었으나 한잔술 덕분에 한잠을 잤는데 새벽3시도 안되었다. 자리에서 업치락뒷치락하다 일어나야 할 시간에 깜빡 잠이 들었는데 손폰의 알람 소리에 자리를 털고 일어나 조반한술을 뜨고는 애마를 몰고 나오니 총알탄님이 기다리고 계신다.
총알탄님은 일타이석의 용문여행에 함께 하기로 하여 같은 시각에 열차를 이용하게 되었다. 도곡역에서 시네나리아님을 만나 함께 중앙선 옥수역에 도착하니 우듬지님이 계신다. 우듬지님도 일타이석의 용문여행에 가신단다.
열차는 예정된 시각에 우리를 양평역으로 데려다 준다. 양평역에 도착하니 먼저 와 계신 서이사님과 자출사회원이신 고태환님, 그리고 한 열차에 심심한걸님, 부산아이님 그리고 최연철님을 만나 바로 출발을 한다.
오늘 양평장날(3. 8장)이라는 서이사님의 말씀에 양평장 구경을 하려 시장으로 향한다.
이른 아침이지만 어느새 좌판을 펼치고 난전이 시작되었으나 우리로서는 여기저기 구경할 여유가 없고 시장에서 뭔가를 사고 싶지도 안아 휘둘러 보고는 양평장 골목을 빠져 나온다.
양평읍내를 벗어나 공세리에서 흑천을 따라 대명콘도앞으로 진행한다. 콘도앞에는 강가로 진입을 막는다는 표시로 쇠사슬로 차단막을 하였으나 옆으로 휘돌아 개울가를 달린다.
자연의 아름다움은 언제나 그렇듯 신선하고 청량감을 안겨주어 마음을 가볍게 할뿐 아니라 넉넉하고 포근하게 만든다.
흑천의 개울가 동네의 길목을 따라 아름다운 산천을 에둘러 살펴보며 싱그러운 봄을 만끽한다.
지금 앞에서 오시는 분이 서이사님께서 중앙선전철에서 만나시 고태환님으로 훤칠한 키에 미남으로 훤훤장부이시다.
흑천의 수변엔 갈대가 우거지고 강건너 웅장한 용문산자락이 수많은 지맥을 형성하며 산아래로 뻗어 있다.
원덕리 마을을 들어서자 등산복장을 갖춘 등산객들이 마을수퍼에서 먹거리를 사는지 삼삼오오 모여 서 있고 조금 더 진행을 하자 오른편으로 추읍산의 들머리가 나온다.
추읍산. 이산은 언젠가 칠읍산이라 불리웠다고 전해진다. 산정에 올라서면 양평과 용문, 지평뿐 아니라 개군과 대신 그리고 강상과 금사리와 여주까지 조망할 수 있는 전망이 확트인 곳으로 정평이 나있다.
흑천을 따라 달리는 길은 비포장과 시멘트포장이 어우러진 길로 한가롭고 여유가 넘치는 농촌의 전원을 한눈에 둘러볼 수 있는 마음의 고향길이다.
원덕리를 지나 삼성리에 들어서자 용문이 가까워 졌다는 사실이 우리가 지나는 도로위로 달리는 철길이 말해주고 있다. 상행선 특급열차가 용문쪽에서 서울쪽으로 달려 가더니 바로 서울에서 출발한 특급열차가 용문을 거쳐 어디론가 달려 간다.
이제와 같이 강변의 호젓한 길을 여기서 돌려야 된다. 서이사님 뒤로 보이는 길은 농원으로 들어서는 마지막 길이다.
이제부터는 부산아이님 뒤로 보이는 다리를 건너서 도로로 올러서 용문으로 가야 한다.
강변의 도로는 일방통행로이지만 오가는 차량은 거의 없이 호젓하기만 하고 중앙선 철길은 터널속에서 겨울잠을 만들어 쉬어가고 있다.
용문의 다문초교앞 사거리에서 좌회전을 하여 연수천을 따라 연어가 물을 거슬러 오르듯 상류로 상류로 거침없이 질주를 하다보니 경기도 영어마을이 우람한 자태를 보인다.
연수리의 전원풍경과 용문산의 능선자락이 한눈에 잡힌다. 왼편의 백운봉과 우측끝에 군부대싸이트가 희미하게 자리하고 있다.
연수삼거리에서 직좌길로 진행을 한다. 우회전을 하면 용문산사금봉능선을 가로지르는 터널이 있어 용문사아랫마을 오촌리로 들어설 수 있으나 상원사골로 직행을 한다.
잠시 휴식을 겸하여 서이사님께서 주신 인절미와 반구정님의 칡즙을 마신다.
개념도에서 보는 바와 같이 현위치부터 능선을 오르다 골짜기를 지나 우측의 용문사에서 정상으로 이어지는 주능선을 넘어 용문사가 있는 골짜기를 넘어야 한다. 그런데 용문사로 내려서는 개념도상의 비견거리가 된비알임을 말해준다.
용문서부터 지금까지는 은근한 오르막의 연속이였으나 이곳부터는 가파른 포장 산길을 올라서니 상원사입구에 미륵보살상의 부처님앞으로 길이 좁아지면서 상원사차량을 제외하고는 진입을 금하는 게고문이 세워져 있다.
이곳이 용문사에서 용문산산정의 주능으로 올라서는 들머리, 초입은 넓으나 앞일을 예측할 수 없다.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징검다리를 건너야 하고 커다란 돌덩이를 휘돌아 가야 하는 난관이 수없이 산재해 있다.
애초에 계산을 잘못하였다. 지도상으로 등산로를 넘을 것이라 생각은 하였으나 이렇듯 돌덩이 길일 줄은 꿈엔들 알았으리오. MTB에서 즐기는 싱글로 ㅠㅠ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다. ㅜ_ㅜ
경기도땅에 1천미터가 넘는 고봉이 화악산과 용문산뿐이다. 이같은 거봉의 계류는 맑고 시원하였으나 우리가 가야하는 길은 고난의 여정이 연속이다.
이렇듯 계류의 징검다리를 건너며 돌다리에 미끄러져 자빠링도 하고
끌바, 들바, 맬바중 기본이 멜바이다.
이처럼 계곡을 서너개 건너고 산길을 쉼 없이 올라가는 산악 잔차부대는 고난의 여정을 헤쳐나가며 자전거를 즐긴다. 나만의 생각일런지 모르지만 ㅋㅋ
상원사에서 용문사로 이어지는 삼거리, 우리는 상원사로 가기전에 중간에서 등로를 따라 1시간 가까이 행군을 하여 오랜만에 이러한 표지판을 만나니 반갑기가 그지없다.
여기서 잠시 휴식. 휴식은 짧고 고생은 길다. 그렇지만 짧기만 휴식도 어찌 달콤한 초코렛에 비교하랴
최연철님께서 사과를 고태환님께서 과자를 내어 주시니 이것이 꿀맛같고 솜사탕마냥 부드럽기가 그만이다.
지금 나의 애마가 바라보고 있는 이 길이 우리가 올라온 길이나 이길은 잠시나마 짧지만 실크로드와 진배가 없다.
이렇게 어깨에 메고 오르고 있는데 등산객들과 마주치게 되니 등산객들이 우리를 맞이하며 격려와 환호를 보내며 좁은 등로를 비켜서서 계신다.
주능선에 올라서니 용문사로 내려서는 내리막이 아찔하다. 급경사로 끌바도 위태롭기만 한 난코스. 어깨에 맨 자전거가 돌텡이에 부디치고 돌길에 미끄러져 자빠링 할 뻔 한일이 연속이다.
표지목에서 가르키는 길이 용문사에서 용문산으로 오르는 주능이다. 지금 이 등로를 내려 온다면 얼마나 신나고 스릴 넘치고 짜릿할까 ㅎㅎ
드디어 용문사의 은행나무. 상원사골에서 시작된 고난의 순간들이 환희로움과 환호성으로 다가선다.
두시간의 고생은 돈으로도 계산이 안된다. 고생끝에 행복이라는 말 처럼 행복감이 절로 묻어난다.
천년의 삶. 역사의 숨결이 이어진 나이가 우리앞에 우람하게 서서 세인들을 굽어 살피고 있다.
우리의 삶이 거친것만이 아니다. 천년목 은행나무 부근에 우리들의 잔차가 도열해 있자 행락객중 한명이 자전거를 타 보자며 한바퀴 돌고 자전거를 같다가 놓으며 인사를 건네자 반구정이 먹을 것이 있으면 나눠 주기를 청하자 일행중 한분이 흑산도산 홍어무침이 있다며 한그릇을 건네고 또 다른분은 장수막거리까지 꺼내 주시기에 우리들 모두가 한모금씩 돌려 마시며 홍어무침을 맛나게 먹으며 허기진 배를 채운다.
우리들이 은행나무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려 하니 주변에 계신 여성분이 자기가 찍어 주겠다고 자청을 하신다. 그런데 가슴에는 명찰이 달려 있다. 용문사 문화해설사이시다.
용문사에서 한참을 내려서니 그제서야 일주문이다.
일주문앞에는 커다란 광장이 들어서 있고 그 앞으로는 놀이동산과 주차장 그리고 집단상업시설이 즐비하다.
집단시설지구에 들어서자 식당들이 우리를 마중한다. 그중에서 용문사앞의 맛집 용문산중앙식당을 찾아 들어가니 주인이 마중하며 안내한다. 그러면서 식탁앞에 요렇게 자전거를 세워 놓으라신다.
점심메뉴는 더덕산채정식에 동동주 한광주리. 상차림이 갖춰지자 허겁지겁 먹기를 시작한다. 갖가지 산채에 비벼 먹을 수 있도록 대접을 갖다주어 산채를 털어 넣고 추가로 주문하니 계속 리필해 준다. 이렇게 먹고 배가 부르자 이제야 사진을 찍을 생각이 든다. ㅎㅎ
점심을 먹고는 용문사에서 내려서니 연이은 내리막이다. 신점리에서 오촌리로 넘을 때 한고개 오촌리에서 덕촌리로 들어설 때 한고개를 넘으니 단월로 빠지는 지방도 갈림길을 지나자 곧 (06)국도와 마주하는 마룡교차로이다.
고태환님은 용문에서 전철을 타고 귀경해야 한단다. 이곳 마룡교차로에서 고태환님께 갈 방향을 일러주고 그와 헤어진 뒤 우리는 (06)국도를 타고 청운, 속초, 양양방향으로 기수를 돌린다. 고태환님 반갑습니다. 짧지만 함께한 시간 즐겁고 행복했습니다.
청운 용두교차로에서 (06)국도를 따라 횡성, 원주방면으로 북동진에서 남동진으로 진로를 바꿔 달리다 갈운삼거리에서 남쪽으로 우회전한다.
용문사에서 한시간을 달려 왔기에 펜션이 있는 그늘쉼터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뒤 곧 애마에 올라타고는 오르막을 오른다.
모름고개, 고개 넘어가 몰운리라 몰운고개라고도 불린다. 이 모름고개를 넘으며 언제 넘었는지 모르고 넘었기에 모름고개라며 설명을 드리자 뒤에서 들으신 서이사님께서 모르고나 넘지 알고는 못 넘는 고개라 모름고개라고 겯들이신다.
아마도 이 말씀이 맞을 것이다. 고개는 뱀이 똬리를 튼 것 처럼 몇 번이고 S커브를 만들며 정상을 향한다.
사진을 찍다가 젤로 늦게 정상에 오르니 먼저 오르신 어느분께서 먹거리를 주문하여 다 먹었는지 먹어 보고 한마디도 없다. 때문에 정상에서도 잠시 고개를 내려서며 쉬자고 곧바로 출발을 한다.
금왕삼거리. 몰운고갯길이라는 표지판이 보인다. 직진을 하면 양동, 여기서 우회전을 하여 고송으로 가야한다.
턱걸이고개를 넘어 고송에서 좌회전을 하여 한치고개를 넘어야 할 것이다.
몰운고개를 모두 내려서시고 턱걸이고개를 숨이 깔딱거리며 올라선다. 헌데 저만치 앞쪽에서 심심한걸님께서 쏜살같이 내리막을 내려가신다.
조금 속력을 내어 내려서니 우측으로 장만대길 갈림길앞에서 애마를 세우고 멈춰 서신다. 시간은 어느새 4시를 훌쩍 넘겼다.
고송에서 좌회전하여 한치고개를 넘어서려면 그만큼 시간이 걸릴 것이고 이러저러해 조금 일찍 귀경하기로 작정을 하고는 삼가리로 직진을 한다.
삼가리를 지나자 흑천을 만난다. 흑천을 건너면 삼가교차로를 맞이 하는데 (06)국도, 여기서 흑천의 삼가교를 건너 교차로앞의 강변길을 따라 광탄쪽으로 달린다. 강심의 아름다운 정경을 즐기며
광탄유원지에 접어들자 차도와 강변사이에 목교를 설치하여 산책로를 만들어 주민들에게 아름다운 산책길을 제공하여 주민의 정서와 애향심을 고취시키고 있다. 이것이 작금의 지자체에서 행하는 주민 모시기의 일환이다.
봉황정은 흑천을 내려다 보이는 절벽위에 정자를 세워 시인묵객의 발걸음을 잡았을 것이다.
정자의 용머리와 단청이 석양빛으로 화려하고
지붕과 나란히 서 있는 소나무는 천년의 향기를 뿜어낸다.
유원지의 모래사장이 높은 절벽과 넓고 깊은 강심을 마주하며 자리하고
높다란 절벽위에 고즈녁히 솟아있는 정자는 오가는 여행길에 노독을 풀어주려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봉황정을 떠나 용문역에 도착하니 17시05분. 09시15분경에 양평역앞 양평장에서 시장과 상인들의 삶을 보고, 대명콘도에서 시작된 흑천의 아름다운 비경, 용문산상원사입구 등산로부터 용문사까지 2시간 가까이 고난과 역경의 순간들..... 용문사앞에서 장수막걸리와 홍어무침을 나눠 먹던 기억, 더덕산채정식의 점심밥맛과 서서히 덥혀지던 모름고개의 숨막히는 업힐 등등 매 순간들을 잊을 수가 없다.
특히 등산로를 오르내릴 때 엄청나게 힘이 들고, 물에 빠지고 돌길에 미끄러지는 등 위험이 뒤따랐지만 묵묵히 따라주시고 힘을 모아 주신 함께한 모든 분들께 넘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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