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과 다이어리

대모산

힉스_길메들 2010. 6. 13. 20:00

 서산에 해가 지고 있다. 달이 차면 기운다는 말을 실감하는 듯하다. 

점점이 떨어지는 태양은 빛을 잃어가며 사그러 들어가는 모습이 역력하다.

 

그 장엄하던 태양도 작열하던 태양도 시간이 가면서 빛을 잃고 열도 식어 서편의 저 산넘어로 사라진다. 

그런데 이렇게 사그러들어가는 태양이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내일 다시 뜬다는 엄연한 사실을 받아 들임은 아닐 듯 싶다. 

동녁에 뜨는 해돋이가 장엄하듯, 서편 하늘에 넘어가는 석양은 유려한 기품이 있다. 

 

어제 넘어갔던 태양이 오늘은 반대편에서 찬란하게 빛을 발하며 동녁을 밝힌다.

동산의 실루엣을 선명하게 그리며 붉게 물들이는 선홍빛의 여명은 언제나 신선한 충격을 안겨준다.

 

어제의 태양이나 오늘의 태양이나 보아 온 것은 늘 같은데 오늘에 태양은 언제나 신선하고 장엄하다.

동편에 태양이 솟구치려 빛을 발하면 은근히 기다려지는지는 두근거리는 마음은 새로움에 대한 기다림일까?

 

오늘도 하루를 시작함에 있어 늘상 떠오르는 태양과 같이 밝고 아름답게 시작해야겠다.

이기를 버리고 이타를 내세우며 삶에 희망과 열정 그리고 긍정으로 살아가야지 하는 마음을 다잡아 본다.

 

해넘이와 해돋이는 엊그제 찍었다. 일요일에 갈마재를 넘어 경안천따라 용인으로 들어가 대대지와 도척지를 지나

곤지암천과 경안천, 번천천을 거슬러 남한산성을 넘으려 하였으나 어제부터 나린 비가 오늘 아침까지 이어져 라이딩을 취소한다. 

 

점심을 먹고 아내와 동네 뒷산인 대모산을 오른다. 집에 키우는 애완견 "아리"를 데리고 

우리가 사는 곳 앞으로는 양재천이 흐르고 뒤에는 대모산과 구룡산이 양팔을 벌리고 있다. 

 

대모산을 오르니 구룡마을에서 수학한 농산물을 산책로에 펼쳐놓고 팔고 계신다. 

아내도 몇가지 사서는 비닐봉지를 내게 건네 주며 들고 따라 오란다. 나는 아뭇소리도 못하고 시키는대로 들고 다닌다.

 

아내는 이렇게 강아지만 데리고 저 앞에서 홀로 씩씩하게 걸어 가고 있다. 

 

얼마만에 대모산에 올랐는지 기억도 없다. 자전거를 타기 전에는 수시로 대모산에 올랐었고

자전거를 타면서도 자전거를 타고 대모산을 이따금 찾았는데 언제부터인가 대모산이 잊혀져 가고 있었다.   

 이렇게 아름다운 대모산과 구룡산이 가까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행복해 해야한다.

 

늦은 시간임에도 이렇듯 오가는 산책객들이 끊임없이 오간다. 행복감에 젖은 얼굴들이 붉게 물들어 있는 듯 보인다.

 

약수터앞 운동기구에서 신나게 흔들어 댄다. 훌라춤을 추는 듯.... 정신이 없다.

 

아까 샀던 야채들이 이런 밭에서 수학한 듯 싶다. 

 

구룡산앞, 구룡마을로 내려서는 곳에서 밭과 도곡동에 세워진 마천루같은 타워팰리스과 멋진 조화를 이룬다. 

 

산에는 농지도 있고 습지도 있다. 이런 것들이 멋쥔 조화를 이루며 오가는 산책객들의 관심을 끈다. 

 

 

밭이 끝나는 지점 야산과 겹치는 곳에 이렇게 탐스런 산딸기가 먹음직스럽게 열려 있다.

 

그리고 구룡마을에는 이렇듯 먹거리도 풍부하게 있어 산책객들의 발길을 멈추게 만든다. 

 

아파트 담장에 자라는 장미꽃이 가시를 품은채 미소짓는 모습이 아름답다. 

 

높다랗게 자란 고목에도 밑둥치에 새순이 돋아나 어제 나린 빗물을 머금고 잎파리를 활짝 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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