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우리집에서 키우는 애완견 아리입니다.
이녀석 졸리운지 찰칵하고 사진 찍는 소리를 듣고서도 눈만 꿈뻑하고 뜰뿐 움직이지도 않습니다.
이놈은 지금 다섯살인데 두어살때 딸네미가 저녁 늦게 양재천에 데리고 나갔다가 자전거에 치어서 실명을 했습니다.
그것도 우리가 동해쪽 백두대간 고갯길 갈지자로 넘기 위해 대관령을 넘고 강릉에서 삽당령을 넘어 임계에서 쉬고 있는 늦은 밤에 연락이 왔습니다.
아내인 반구정은 밤 10시가 넘었는데 택시라도 타고 가야 한다고 안절부절인 것을 우리가 간다고 다친 눈이 회복되는 것도 아니고 이런 투어도 쉽지 않으니 백봉령을 넘어 동해에서 다시 댓재를 넘고 피재인 삼수령을 넘어서 태백에서 화방재와 만항재를 거쳐 두문동재를 넘어 태백에서 귀경할 계획대로 진행하자고 꼬득였습니다.
헌데 백봉령을 넘어 동해로 내려가는 즈음해서 아내에게 손폰으로 메세지가 도착했습니다. 노무현전대통령이 자살했다는 소식입니다.
마침 간이 포장마차가 있어 쉴겸해서 들어갔더니 온통 그 뉴스뿐입니다.
그런데 다행인 것은 이녀석 얼룩무뉘가 한쪽 눈을 가리고 있어 얼핏 눈에 안 띈다는 것이 그러그러하네요.
남한산성으로 봉사활동을 간다네요. 함께 일하는 두분께서 연락이 와 아침에 늦으막하게 애마를 타고 남한산성으로 오릅니다.
산성길을 막 오를라치니 황상길씨에게 손폰이 울립니다. 시계를 보니 10시반입니다. 어느새 산성로타리에서 기다리고 있노라고....
조금 늦을 줄 알고 여유만만하게 늦장을 부린것이 탈이네요. 하긴 정확히 시간약속을 한것은 아니지만....
10시50분, 허겁지겁, 헐레벌떡 남한산성관리소에 들어가 인증받고 활동조끼 착용하고 집게와 비닐봉투를 들고 나와 남문에서 수어장대를 돌아 서문까지 진행하니 벌써 1시가 되었습니다.
서둘러 내려와 장비를 반납하고 확인서를 받아 들고서는 인근의 식당 "함지박"으로 들어섰습니다.
파전에 장수막걸리 그리고 산채보리밥을 주문하여 배불리 먹고는 알딸딸한 기분으로 애마에 올라타 산성을 내려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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