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1-11. 1천년에 한번 올 빼빼로데이, 상술이 판을 치고 청소년들이 의미를 갖고 행하는 날로 발렌타인데이, 화이트데이와 같이 년중행사로 치부되는 날인데 올해는 유난히 뱃속에 아기를 갖은 젊은 부부들도 덩달아 아기에게 특별한 주민번호를 선물한다고 산부인과에 제왕절개수술 예약이 만연한다는 뉴스다.
이런 날, 야근을 마치고 아침에 퇴근을 하며 내일모래 13일날이 28주년 결혼기념일을 기해 12일 아침 일찍 여행을 떠나려는 계획이 있었건만 천년의 사랑을 담은 빼빼로데이를 기념하고자 나름 어떤것을 준비해야 할까 고민하며 집에 들어섰건만 나를 맞이하는 아내(자전거 타는 세계에서는 반구정)왈 통화하던 전화를 끊으며 '나때문에 여행을 떠난다'는 말을 한다.
참으로 기막히다. '엊그제는 동네 친구의 친정집에 가서 하루 자며 김장을 해 주고는 12일날 점심을 먹고는 늦으막하니 여행을 떠나재서' '토요일날 늦게 여행길을 떠나려면 차라리 집에서 자지 왜 가느냐고 했었다.' 헌데 오늘 퇴근하자마자 속을 뒤집어 놓아 여행이고 결혼기념이 없다고 화를 낸다.
비가 옷깃을 적실 만큼 비가 내리는 중 자전거를 타고 퇴근을 하는 길에 자양식당에서 전화를 받는다. 요즘 왜 안오냐며 이렇게 비가 오는 날 맥주 한잔 사달래서 마음도 화가나고, 기분도 울적하여 저녁에 자양동으로 가서 저녁을 먹고 맥주 한잔 사준 뒤 늦은 시각에 집에 돌아와 낼 새벽녁에 떠날 준비를 한다.
am5:20. 알람소리에 자리에서 일어나 배낭을 메고 잔차를 끌고 동서울터미널에서 06:32발 횡계가는 승차권을 구입해 횡계에 도착하니 09:10이다.
화장실에서 하루를 시작하기전 행사를 치루고, 터미널 매점에서 빵과 우유로 아침식사를 대신한 뒤 도암땜으로 향한다.
대관령을 넘는 구름은 잿빛 하늘을 보이고 금방이라도 후두둑 빗방울이 떨어질 듯한 날씨지만 도암땜을 향해 길을 달린다.
댐은 횡계읍내에서 용평과 알펜시아리조트 방면으로 가다 리조트입구에서 길이 갈린다.
용산교앞에서 용평리조트와 알펜시아리조트는 우회전을 하고, 도암땜은 수하로를 따라 직진을 하게 된다.
도암땜으로 흘러드는 송천은 황병산과 선자령, 대관령 그리고 고루포기산에서 흘러내린 물줄기를 담고 있는 물줄기로 수하리의 고즈녁한 아침을 맞이한다.
쇠스랑같이 생긴 이길은 가운데 길은 도암댐으로 가는 길 그리고 오른편은 계곡가에 자리한 별장과 펜션으로 가는 길이며 왼편은 피득령 즉 안반덕으로 가는 길로 이정표는 강릉시 왕산면 대기4리(안반덕)이라고 안내한다.
피득령으로 오르는 수하로는 된비알로 도로 안내경에서 보는바와 같이 많이 휘어져 있고 꼬불꼬불 산자락을 헤집어 오른다.
피득령에 위치한 안반덕에 오르니 먼저 온 라이더들이 있다. 피득령을 경계로 동쪽은 강릉 왕산면이고 서쪽은 평창 대관령면이다.
안반덕의 지형이고 아래 글은 강릉사투리인 안반데기에 대한 설명문이다.
"안반덕(더기)의 강릉 사투리 표현이다. 험준한 백두대간 줄기에 떡치는 안반처럼 우묵하면서 넉넉한 지형이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해발 1,100m. 안반데기는 국내에서 주민이 거주하는 가장 높은 지대이다. 피득령을 중심으로 옥녀봉과 고루포기산을 좌·우측에 두고, 198만㎥의 농경지가 독수리 날개 모양으로 펼쳐져 있다.
안번데기는 1965년 국유지 개간을 허가하여 화전민들에게 임대해 오다가 1986년 경작자들에게 매각하였다. 현재 20여 농가가 거주하는 전국 최대 규모의 고랭지채소 재배단지이다. 그러나 이곳은 경사가 심해 기계농이 불가능한 농지가 대부분이다. 안반데기 농민들은 식구같은 소로 밭을 갈아 이처럼 너른 풍요를 일구어냈다.
구름 위의 땅, 아름다운 안반데기는 봄, 가을 호밀 초원, 여름 채소밭, 겨울 설경이 풍력 발전기와 어우러져 일년 내내 다양한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피득령에서 안반데기의 절경을 구경하고 있는데 먼저 온 라이더들이 가파른 깔딱오르막인 남쪽의 산끝자락을 가리키며 '저 곳에 오르면 경치가 끝내줘요! 한번 올라가 보세요?' 한다. '네, 올라가 보죠!'하며 애마의 갈키를 움켜쥐며 페달에 힘을 가한다.
저 아래 풍차를 지나 피득령을 가로질러 고루포기산쪽으로 차길이 나 있고, 안반더기 넘어로 백두대간의 능선인 고루포기산이 보인다.
피득령에서 가파르고 구불거리는 안반데기길을 4.6km 내려서면 강원도감자원종장앞삼거리가 나온다.
구절리쪽은 여기서 고단쪽으로 우회전하여 왕산로를 달린다.
백두대간인 닭목령은 화란봉과 고루포기산을 잇는 고갯마루로 고개라기보다는 산간마을이다.
아직도 하늘은 잿빛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언제라도 한차례 빗줄기라도 퍼부울 태세이지만 삼거리에서 평창, 진부쪽 한터길로 우회전을 한다.
송천을 따라 도로를 달리는데 한떨기 들꽃이 아스팔트를 뚫고 새초롬이 피어나 억센 민초의 삶을 보여주고 있다.
대기리 삼거리에서 우회전을 하여 약 3.5km 용수를 타고 내려서면 배나드리교를 건너게 되는데 오른편의 배나드리앞을 지나는 물줄기가 도암댐에서 흘러내리는 송천이다.
송천의 아름다운 비경이 길가에 있어 다소는 빛을 바랬지만 그래도 서울근교에 이런 물줄기가 있더라면....
구절리에 있는 노추산은 예전 청량리에서 기차를 타고 정선을 거쳐 구절리까지 오는 야간열차에 몸을 싣고 구절리에서 내려 등산을 하고는 또다시 야간열차에 피곤한 몸을 싣고 서울로 되돌아 가던 추억의 산이다.
노추산에 있는 오장폭포는 대략 눈으로 보아도 100여길은 넘는 듯 힘찬 물줄기가 용울음 소리인냥 우렁우렁하다.
구절리의 레일바이크는 여량의 아오라지에서 구절리까지 오르막으로 되어 있어 열차에 사람들을 싣고 바이크는 견인하여 구절리까지 와서는 여기에서 사람들이 바이크를 탄다.
카페 여치의 꿈과 기차펜션의 모습 그리고 래일바이크가 그 앞쪽으로 나란히 줄은 선 모습이 이체롭다.
시간이 되면 바이크에 사람들이 타고 이쪽으로 지나 갈 것이다.
여기가 예전에 구절리역사였지만 지금은 레일바이크매표소로 전락하고 말았다.
이곳에서 점심을 먹는다. 곤드레나물밥을 주문했더니 1인분은 할 수 없다고 해 된장찌개를 주문해 먹는데 주인장께서 공기밥 하나 더 갔다줄까요 한다.
사람들의 환호성 소리에 뒤를 돌아보니 레이바이크를 타고 터널을 벗어나고 있다.
앞에 있는 다리가 자재교이다. 여기서 우회전을 하여 다리를 건너면 스키장이 있는 발왕산과 평창 두타산을 잇는 복자리고개를 넘어 진부 신기리로 질러갈 수 있는 코스다.
발왕산과 평창 두타산에서 발원한 물줄기인 자재골로 들어서는 자재교의 전경이다.
레일바이크는 터널을 통과하고
철교를 건너며 아오라지로 향한다.
아오라지삼거리, 아라리의 고장 아오라지는 길 왼편으로 가지만 나는 직진을 하여 정선쪽으로 향한다.
여량의 장열마을, 산촌의 허름한 가옥 뒷편에 보은 속리산의 법주사 일품정송을 닮은 소나무가 있다.
피암터널을 지나면 나전삼거리다. 여기서 우회전하여 오대천을 따라 진부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오대천이 골지천과 합수되기 전의 모습이다. 골지천은 검룡소에서 시작된 물줄기가 임계천과 합수되고 다시 송천과 합수된 뒤 오대천과 합수되어 조양강을 만들고 정선에서 동강을 만들어 영월에 이른다.
100여m가 넘는 백석폭포이지만 물줄기가 말라 보이지않고 바위면을 약간 적신 듯 축축한 느낌만 든다.
뼝대다. 뼝대는 바위로 된 높고 큰 낭떨어지를 일컷는데 정선의 오지중 오지인 덕우리를 산하님과 함께 라이딩한 적이 있다. 이 덕우리 오지길은 비가 오면 길이 막히는 물길이다.
이곳부터 정선땅을 벗어나 평창땅으로 들어선다.
막동계곡의 막동교 나에게는 아찔한 기억이 숨쉬는 곳, 거의 15년 전쯤 되었을까 어둠속에서 자동차 여행을 아내와 하던중 그때는 거의 직각으로 휘어진 다리를 들이받아 펜스를 치고나간 차의 앞 바퀴가 낭떨어지에 걸쳐진 사고가 있던 곳.
휴대전화도 안 터지는 곳에서 어쩔줄 모르고 있을 때 지나가던 차량에서 가다가 전화를 해 주겠다며 구난의 손길을 보여주어 나중에 레카가 와 이곳에서 다섯명이 죽었다는 말을 하며 번호판을 찾으러 바위 아래 계곡으로 내려가 수색할 때 파손 차량의 잔해가 즐비하던 기억이 새롭다.
막동계곡을 지나 오대천의 수항계곡가에 자리한 을씨년스런 짓다만 숙박시설이 귀기스럽다.
오대천변에 있는 산골마을 수항리의 고즈녁한 풍경이 조용하게 마음으로 다가온다.
마평마을에 있는 청심정이다.
청심교차로는 왼편으로 백석산자락을 가로지르는 모릿재를 넘어 장평면과 대화면으로 가는 길이고 우측길은 진부로 가는 길이다.
우뚝한 청심정을 끼고 동쪽은 냇물이고 서쪽은 청심교차로가 있다. 진부쪽에서 찍은 모습이다.
우측으로 신기리로 들어가는 길목이다. 이 길이 구절리에서 자재골를 따라 복자리고개를 넘는 길이다.
이 길을 따라 오면 구절리에서 여량과 나전을 거처 오대천을 따라 진행하는 길보다 20km정도는 짧다.
이제 진부읍내이다. 여기서 오늘을 마감하고 쉬면서 오대산 산채로 저녁을 먹고는 일찍 잠을 잔 뒤 새벽에 일어나 출발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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