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춘천역까지 전철을 이용해 이동해서 춘천역부터 배후령을 넘어 오음리~구만리를 거쳐 화천에 새고개~부다리고개를 넘고 고탄고개를 넘어 춘천역으로 회귀하는 일정으로 심심한걸님과 라이딩을 다녀왔다.
이넘이 자전거 입문부터 나를 태우고 숫하게 넘어지고 자빠지며 나를 길들였던 first 애마인 휠러이다.
그러다 second로 트랙퓨얼을 집에 들여 주로 그넘을 타다 장거리 여행을 할 적엔 이따금 이넘에게 신세를 진다.
am 05:00에 일어나 준비하고 30분에 집을 나선다. 상봉역에서 am06:57 경춘선 전동열차를 타기로 약속을 해 왕십리역에서 환승하고 다시 상봉역에 내려 경춘선 풀렛홈에 올라서니 동행하기로 한 심심한걸님께서 저 앞에 계신다.
전동열차가 풀렛홈에 진입해 애마를 싣고 자리에 앉아 기다리자 곧 출발을 알리는 멘트가 들린다.
열차가 떠나고 잠시 있으려니 스르르 잠에 빠지더니 얼마 가지도 못해 언제 졸았느냐듯 정신이 멀쩡하게 돌아온다.
백양리역을 지나고 강촌을 지나는데 예전같이 낭만이 사라진다. 전에는 강변으로 열차가 달려 북한강에서 피어오르는 물안개가 아스라이 오르는 환상을 볼 수 있었는데 산에 터널을 뚫어 굴속으로만 전동열차가 가니 삭막하기만 하다.
지루하게 가더니 am08:15 드디어 춘천역이다. 게이트를 빠져나가서 진행방향으로 나가며 조반 먹을 곳을 찾아본다. 길가에 "엄마기사식당"는 간판이 있는데 쪽문이 빼꼼히 열려 있어 식사가 가능한지 알 수가 없어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 ' 아밥 되요?' 하고 소리치니 안에서 ' 네, 되요! '한다. 메뉴는 단 한가지 백반뿐이다.
소양강변을 왼편에 두고 소양댐쪽으로 달리다 상일사거리에서 좌회전 하여 소양5교를 건넌 뒤 우회전하여 소양댐쪽을 달리면 배후령터널로 들어갈 수 있는 천전IC가 나오고 여기서 600m쯤 가면 천전삼거리가 나오는데 여기서 좌회전을 하여야 한다.
천전삼거리에 배후령길이라는 이정표가 있었으나 이를 놓쳐 건물 공사하는 인부들께 길을 물으니 모두 서울 사람들이란다. 이정표에는 유포리, 오봉산이라 되어 있다.
헌데 이때 한무리의 라이더들이 소양댐쪽에서 오더니 우회전하여 질주를 한다. 배후령을 넘는 팀이란다.
배후령고갯마루는 천전삼거리에서 약 9.0km나 되는 길고도 긴 오르막 길이다. 앞서가는 라이더들이 이시간에 자전거를 타면 춘천동호회원이겠지? 하며 뒤따르며 '어디서 왔어요?' 하고 물으니, '소양댐에서 왔어요!' 하고 답한다.
또 '어디로 가요?' 하니 '몰라요!' 한다. 뒤에 스타렉스 한대가 따라오더니 추월하지 않고 뒤에 캄보이를 한다. 그래서 몇 사람을 추월해 어디서 왔느냐? 어디로 가느냐?고 물으니 신림동에서 왔으며 소양댐에 차를 대 놓고 배후령을 넘어 간척사거리에서 오봉산과 부용산 안부인 배치고개를 넘어 청평사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소양댐에서 픽업차량에 잔차를 싣고 서울로 간단다.
아침, 춘천호반에서 일렁이며 불어오는 강바람이 옷깃을 여몃는데도 한기 들어 싸늘하였지만 배후령을 넘으면서 어느새 온 몸은 축축하게 젖어오는 찜찜함으로 범벅이 되고 이마에는 땀방울로 시야가 가려진다.
아! 배후령 정상이다.
오봉산 등산객들이 들머리로 배후령을 택하고, 이제 우리들은 이곳에서 옷깃을 여미고 내리막 달릴 준비를 한다.
굴곡이 심한 배후령을 내려서니 터널이 끝나는 지점에 도로 상황이 이상하게 되어 있다. 그냥 내려가면 터널을 통과해 춘천으로 가는 길이고, 급하게 오른쪽으로 꺽어 터널 위로 올라 좌로 돌아 나가야 오음리쪽으로 내려서는 도로와 만나게 된다.
간척사거리에서 직진을 하면 추곡약수를 지나 양구로 가는 길이고, 우회전을 하면 배치고개를 넘어 청평사로 들어 가는 길, 그리고 좌회전을 하면 오음리로 빠지는 길이라 좌회전을 한다.
오음리로 들어서기 전에 "먼네골, 화천"이라는 이정표가 있는 소로가 보여 민가에 계신 어르신께 여쭤보니 길이 끊겨있다해 오음리로 들어가 좌회전을 하여 파로호길로 들어서니 호수 주변으로 절경이 펼쳐진다.
구만리 파로호선착장이 있고, 조금 더 진행하면 자유수호희생자의령탑인 자유수호탑이 눈에 띈다.
구만리 구만교 건너편으로 평화의댐으로 가는 도로가 산밑으로 강심을 흔들며 뱀꼬리처럼 지나가고 있다.
구만교를 지나고 대붕교앞에서 앞서가신 심심한걸님께서 어디에 계신지 알 수 없어 손폰을 날린다. 다리를 건너 가시고 계신단다. 해서 왼편의 자전거 도로로 내려 가시라 하고 다리를 건넌다.
이 대붕교에서 직진을 하면 살랑골로 가는 길인데 차도는 끝나고 예부터 화천군에서 산소길을 만들어 100리 자전거길을 열었다.
북한강 북변의 자전거도로에서 심심한걸님과 조우해 위의 내용을 말씀드렸더니 그럼 그리고 가자고 하신다. 해서 되돌아 요 다리를 건넌다.
요 다리는 부교다, 장마로 물이 불어나면 밑의 통이 부력으로 떠 올라 다리가 올라가게 되어 있다.
화천군 파로호 산호 100리길 조감도이다.
"숲으로 다리"라는 이름의 이 다리는 "칼의 노래" 작가 김훈선생께서 2009년 10월에 작명해 주셨단다.
김훈선생은 "자전거여행"이라는 책도 쓰신 분이시다. 그래서 화천 파로호 산소100리 자전거길 "숲으로 다리"라 작명해 주시지 않았나 나름 생각한다.
강 한가운데 떠 있는 다리는 정말 환상적이다. 강변에 붙어있는 산자락 절벽에 울굿불긋 당단풍 나뭇잎이 탐스럽게 달려있고, 아직은 덜 여문 단풍들이 희미하게 미소를 짓고 있다.
목책 부교를 1.0km쯤 지나자 산으로 오르는 길이 열린다. 사람 두세명이 나란히 걸을 수 있는 산책길이다.
적당히 오르고 적당히 내려가며 알맞게 굴곡진 싱글길은 강심에 떠 있는 부교와 맞먹을 정도로 아름답고 환상적인 서정시와 같다.
강변 북쪽의 밑밑한 자전거길로 같더라면 이런 신비스럽고 신기루같은 멋스런 길을 놓일뻔한 사실에 다시 한번 탄성을 자아낸다.
이제 화천읍내이다. 읍내에서 점심을 먹을 요량으로 화천대교를 건넌다. 건너편에 화천오거리 회전탑이 높다랗게 창끝처럼 솟아있다.
회천탑을 돌아 읍내로 들어서서 식당 "명가033-442-2957"에 전화를 하여 안내 받은대로 식당으로 들어선다.
수족관에는 활어들이 헤엄치고, 실내 벽면엔 다녀간 명사-소설가 이문열, 김주영 등 김상협씨 등등-들이 인사말을 써 놓아 명문가임을 알린다.
밀가루입힌 고추조림, 고사리나물, 여러가지산나물, 도라지나물, 파김치, 호박새우젖볶음, 깍두기, 부침개, 계란말이, 우거지볶음이 밑반찬으로 나오고
잡고기 매운탕이 한소큼 끓고 있는 가운데 팽이버섯이 숨을 죽이고 있다.
이렇게 밥 한그릇과 매운탕 한 접시를 앞에 놓고 카톡이 와 몇 장 사진을 찍어 자랑을 늘어 놓는다.
서울 근교에서 먹는 잡고기의 내용-피래미 위주-과 다르게 모래무지도, 버들치도, 퉁가리도 있는 듯 싶다.
얼큰한 국물에 나중에 수제비도 더 리필하고 밥 한공기도 다 먹고는 입가심으로 식혜와 배도 먹고는 카피도 한잔 때린다.
식당 명가에서 강가로 나오니 우측으로 "사창리, 춘천"이라는 이정표가 보이지만 우리는 좌회전하여 화천대교를 건너 용화산자락으로 진입을 한 뒤 저 앞 이정표의 우측길 "가례"방면 새고개길로 우회전한다.
용화산이라, 초입 강가 마을이 용암리요, 산밑 마을이 삼화리라 용암리의 '용'자를 따고 삼화리의 '화'자를 따서 "용화산"이라 지었나 아님 용화산의 산 이름을 따서 마을 이름을 지었나 이것이 궁금하다.
가을이 익어가는 계절에 알록달록한 아름다운 용화산자락의 풍광이 쥑이지만 새고개의 지루한 업힐은 끝도 없이 펼쳐진다.
새고개를 넘어서자 신나게 내리막을 휘젖는다. 차량도 없지 인적도 없지 나홀로 신나고 잼나고 즐겁다. 아~~ 행복이란 이런 건가봐~
부다리고개, 터널을 뚫어놓고 옛길에 차단기를 설치해 놓았다. 나물꾼들이 차를 세워놓고 산림을 훼손한다고 차량 진입을 막기 위해서란다.
차단기를 밑으로 들어가 다시 오름을 시작하자 곧 고개마루 해발 516m이며, 춘천시와 화천군의 경계이다.
인적도 없고 차량통행도 없어서 그런지 낙석이 철조망을 넘어 온 듯 싶다. 펜스가 무너지고 철골을 급조해 가로질러 놓았다.
부다리고개를 내려서자 왼편으로 용화산 등산로들머리 "양동마을" 이정표가 나오고 계속 직진을 하자 고탄리 "송화초교"앞 삼거리에서 좌회전하여 오르막이 시작되는 지내고탄길로 들어선다.
직진을 하면 춘천댐이 나오는 강변길이지만 우리는 고갯길을 선택한다. 하지만 조금 진행하다보니 고개가 하늘로 치솟아 서있다. 보통 산고개는 지그재그요, 갈지자지만 이건 깔끄막이요 된비알이다.
흔련코스 빨래판으로 여기고 설렁설렁 오르기로 한다.
"오르고 또 오르면 못 오를리 없건마는 제 아니 오르고 메만 높다 하더라"란 싯구를 생각하며 악착같이 오르고 또 오르니 어느새 고탄고갯마루이다.
내려오는 도중 삼거리에서 심심한걸님께 "선배님 소양댐 한번 올라갔다 갈까요?"하자 선배님께서 "한번 가지요"하신다.
아침나절에 건너왔던 소양5교앞 사거리에서 좌회전을 하여 소양댐으로 향한다. 길은 좁은데 오가는 차량들은 북새통을 이룬다.
댐으로 가는 길은 늦은 시간임에도 차량들로 몸살을 앓고있다. 서 있다싶이 하는 차 사이를 이리저리 빠져서 댐에 올라서니 상쾌한 바람이 얼굴을 할퀴고 지나간다.
댐에는 음악을 연주하는 음악가 공연을 하고, 시내버스를 기다리는 행락객이 줄을 서서 장사진을 이룬다.
댐 가운데로 가서 몇 컷의 사진을 찍고 나오고 있는데 관리인이 우리에게 다가와 자전거를 끌고 들어왔다고 화를 낸다.
경고문을 써 놓았는데 무시하고 들어왔다고,,,,. 헌데 행락객에 가려서 사이를 빠져 오느라 게고문을 보지 못해 들어왔기에 극구 사죄하고 밖으로 나온다.
댐을 내려가는 길도 차량으로 뒤죽박죽이다. 행락객이 좁은 길에 차량을 세워 놓아 오르는 차와 내려가는 차가 얼혀 빠져나가지를 못한다.
소양5교를 지나 강변을 달려 소양2교앞에 있는 양강이 처녀앞에는 사진을 찍는 사람들로 만원사례이다. 양강이 처녀의 성은 소씨이나다.
치맛바람 날리는 소양강처녀의 동상을 뒤로하고 춘천역에 도착하니 소양댐에서 대략 15.0km 거리이다.
am 08:15부터 시작하여 pm16:40까지 99.5km를 나를 태우고 배후령을 오르고 새고개~부다리고개를 올랐으며 고탄고개를 오른 퍼스트애마인 이글아 고개마다 오름길이 8~9km는 보통이니 애를 많이도 썼구나! 고맙구나 휠러 이글아 이제는 늙어 삐걱대고 찌그럭대지만 그래도 처음처럼 나를 태우며 불평없는 네게 늘 감사하지만 인사를 못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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