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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조들의 건강지혜 엿볼 수 있는 ‘정월대보름’오곡밥

힉스_길메들 2013. 2. 23. 02:47

오는 24일은 한 해가 시작된 후 첫 보름달이 뜨는 정월대보름(음력1월15일)이다. 예부터 정월대보름에는 오곡밥, 부럼, 묵은 나물, 귀밝이술 등을 먹으며 건강과 평안을 기원하는 전통이 이어져 왔다. 생각해보면 그 어떤 세시풍속보다 '건강'을 챙기는 풍습이 많다. 이에 정월대보름에 먹는 음식과 '건강'의 상관관계에 대해 알아봤다.

체질에 맞춰 먹으면 좋은 오곡밥

대보름의 대표음식 '오곡밥'은 보통 찹쌀, 조, 수수, 팥, 콩을 섞어 지은 것으로 비타민과 미네랄, 식이섬유가 풍부한 영양식으로 손꼽힌다. 일반 쌀밥에 비해 열량은 20%가량 적고 칼슘과 철은 2.5배가량 많다보니 건강식으로 좋다. 또 이소플라본과 베타카로틴 함량이 높아 폐경기 증후군, 골다공증, 심혈관계질환자에게 좋다.

특히 찹쌀과 수수는 성질이 따뜻해 소화기능을 돕고 구토와 설사를 멎게 하는 효과가 있는데 평소 위장 기능이 떨어져 속이 더부룩하고 설사를 자주하는 사람에게 좋다. 조와 기장에는 식이섬유와 각종 무기질, 비타민이 풍부하다. 검은색 계열의 잡곡들은 다양한 폴리페놀 성분을 함유하고 있어 항암·항산화 및 혈당조절에 좋다.

오곡밥은 체질에 맞춰 먹으면 더욱 좋다. 몸이 찬 사람은 따뜻한 성질의 찹쌀, 콩, 기장을 늘리고 몸에 열이 많은 사람은 팥과 같이 서늘한 기운의 잡곡을 늘리는 것이 좋다.

몸이 찬 사람은 따뜻한 성질의 찹쌀과 콩 등이 좋고 몸에 열이 많은 사람과 팥 등이 좋다. 경향신문 DB.농촌진흥청 잡곡과 오인석 과장은 "잡곡은 아미노산 조성 및 미네랄 성분 함량이 서로 다르므로 가능한 다양한 잡곡을 적절이 섞어먹는 것이 영양적인 면에서 바람직하다"며 "맛에서도 수수와 같이 쓴맛의 곡식과 팥이나 기장 같은 단맛 곡식이 어우러지기 때문에 여러모로 궁합이 맞는 음식이다"고 말했다.

활력충전 나물류…혈관․중풍예방 좋은 부럼

오곡밥과 함께 밥상에 오르는 묵은 나물(진채식)은 생체의 활력이 떨어지는 시기에 비타민이나 무기질을 공급해주는 주요한 공급원이 된다. 묵은 나물은 생채소보다 식이섬유가 훨씬 많아 변비와 대장암 예방에 효과적이다.

특히 호박, 가지, 박나물, 버섯, 콩나물, 고사리, 순무, 시래기 등에는 비타민 A가 많이 포함돼 있다. 비타민A는 기름에 잘 녹는 지용성 비타민이기 기름에 볶으면 더욱 좋다.

대보름 음식으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부럼이다. 밤, 잣, 호두, 땅콩, 은행 등으로 대표되는 부럼은 불포화지방산과 비타민E가 풍부해 새해를 준비하는 간식으로는 최고의 식품이다. 밤은 아들을 상징하는 음식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는 밤에 들어 있는 비타민 E가 생식기능저하나 무정자증 등을 개선시키는 효능이 있기 때문이다.

또 견과류에 들어있는 불포화지방산은 혈관을 깨끗하게 해주는 효능이 있다. 중풍을 예방해주며 겨울철에 저하된 체력을 회복시키는 에너지원을 공급한다. 또 거칠어지기 쉬운 겨울철 피부를 보호하고 영양을 공급해 겨울철을 이기고 새로운 한해를 준비하는 선조들의 지혜를 엿 볼 수 있는 이로운 식품이다.

특히 견과류의 올레인산, 리놀레산 등과 같은 지방은 불포화지방산으로 구성돼있어 우리 몸에 해로운 중성지방과 저밀도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심장질환을 예방하고 혈관을 튼튼하게 하는 고밀도 콜레스테롤은 유지시켜 심혈관계 질환 예방에 도움이 된다. 칼슘과 마그네슘이 풍부해 뼈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여기에 두뇌발달 촉진과 치매예방에도 도움이 되는데 불포화지방산은 뇌신경 세포를 성장시키고 뇌 발달에 효과적이라 뇌세포가 쇠퇴하는 노인들의 치매예방에 도움이 된다.

서울시북부병원 한방과 최방섭 과장은 "견과류는 여러 가지로 몸에 이로운 음식이지만 과하게 섭취할 경우 위와 장의 소화, 흡수 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며 "특히 은행의 경우 청산배당체인 아미그다린 성분이 있기 때문에 지나치게 많이 섭취할 경우 복통과 구토 등 중독 증상을 보일 수 있어 1회에 소아는 10개, 성인은 20개 이상을 먹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① 멥쌀과 찹쌀은 물로 깨끗하게 씻어 1시간 이상 충분히 물에 불려 준비한다.
   ② 조, 수수, 검정콩, 기장 등 잡곡도 충분하게 물에 불려둔다.
   ③ 팥은 깨끗이 씻어 물을 충분하게 넣고 팥이 터지지 않을 정도로 끓여준다.
   ④ 팥 삶은 물에 소금을 약간 넣고 밥물을 만든다.(팥 삶은 물을 버리지 말고 밥을 지을 때 사용하면 붉은 밥을 지을 수 있다.)
   ⑤ 솥에 쌀과 잡곡을 모두 넣어 섞은 다음 ④번의 물을 넣고 밥을 짓는다.

(농촌진흥청 제공) / < 헬스경향 이보람 기자 boram@k-health.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