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륜에 몸 싣고

남도의 섬여행 세째날[보길도~완도~청산도]

힉스_길메들 2009. 8. 8. 18:05

보길도에서 아침을 맞는다.

굼뜬 눈으로 방문을 열고 밖으로 나서니 가랑비가 대지를 적시고 하늘은 온통 잿빛으로 물들어 있고 산자락과 바닷가는 운해로 덮여 꾸물꾸물한 날씨를 선보이고 있는데 잠자리에 든 이들이 하나둘 자리에서 일어나 방문을 열고 나오는 가운데 주인집 내외도 밖으로 나서며 인사를 나누는 가운데 운해가 낀 날엔 비가 없노라고 위안을 준다.

어제 노화읍내에서 입수한 정보에서 아침 배편이 08시10분에 맞춰 출발을 준비해 모인 모습들이 비옷을 입고 강우에 대비한 듯 만반의 준비를 하였다. 

내실에서 쉬고 있고 잔차를 끌어내 주인내외에게 인사를 나누고는 보길대교를 건너 약간의 고개를 넘으며 노화읍내를 지나 SK주유소앞 삼거리에서 동천항쪽으로 우측길을 타고 달리는데 반구정이 뒤에서 쫓아오며 앞 산쪽의 하늘을 가르키며 비옷을 입으라고 성화를 부린다. 그때까지도 가랑비는 추적추적 나리고 있는 가운데 민박집 주인의 이야기를 듣고 나만이 비옷을 입지 않았던 것이다.

 

동천항에 도착하니 7시30분. 매표소에서 선편을 확인하니 소안도에서 오는 배가 7시30분에 출항하는 것으로 되어있는데 아직 입항을 하지 않았다기에 서둘러 매표를 하고나니 막 뱃고동소리를 울리며 입항을 하고 있어 서둘러 선착장으로 기수를 돌려 승선을 하여 완도로 향한다.

어제 갈두항에서 노화도로 떠나 올 때에도 그랬지만 갑판에 올라 바람을 맞으며 주변을 조망하고 생각을 더듬고 있는데 구렛나루가 더부룩한 젊은 친구가 자전거 복장을 한 나에게 말을 걸어 온다. 자기도 서울에서 자전거를 탄다하는데 내가 아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어디서 어떻게 왔느냐며 보길도 보다는 자기의 고향인 소안도가 더 넓고 풍광이 좋고 욕장도 아름답다우며 인심도 보길도와는 다르게 관광객들에게 물들지 않아 맑고 순박하여 좋다한다. 소안도는 노화도와 보길도에서 육지쪽을 바라보며 오른편에 길게 늘어서 있는 섬으로서 완도에서 동천항을 경유해 소안도로 운행을 한다.

 

동천항을 떠난 배는 어제 갈두에서 산양진항으로 들어올 때 보다도 더 심한 바람과 파도를 헤치고45분을 운항해 화흥포항에 입항을 하여 우리를 내려준다.

항구에서 나와 (77)국도를 따라 우회전을 하여 정도리구계등욕장으로 들어서서 잠시 몽돌욕장에서 바람과 파도와 몽돌을 구경하고 다시 되돌아 석장리도선장을 지나 삼거리에서 우측길로 오르막을 올라 완도읍내로 들어서서 군청을 지나 부두의 식당가에 들어서니 시네나리아님께서 예전 남해일주를 할 때 먹었던 식당이 맛있노라하며 안내를 하니 청산식당이다.

여객터미널에 전화를 하여 청산도행 선편을 알아보니 10시에 출항한다 하는데 시각이 09시10분이다. 서둘러 식사를 주문하여 백반으로 아침을 맞이하는데 서대찜이 특히 맛나다.

 

조반을 마치고 터미널에서 매표를 한 뒤 각자 이름과 주민번호 그리고 연락전화번호를 기록하고는 개표를 한 뒤 "나비야 청산가자"하는 슬로건을 걸고 운행하는 청산도행 배편에 승선을 하니 서둘러 배는 출항을 한다.

이번에도 배의 갑판에 올라 조타실옆에서 완도를 뒤로 하고 망망대해로 빠져나가는 배의 선미에서 바람을 가르며 여행객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데 청산도가 처가이며 해마다 여름휴가를 이곳에서 보내는데 그림같이 아름답고 인심이 후하던 섬이 많은 관광객들로 그동안 퇴색이 많이 되었단다. 서울에서 살고 고향이 이천인 이 분은 집에 형이 고향에서 농사를 짓기에 제일 좋은 벼품종을 처가에 보내 농사를 짓게 하였으나 이천과 같은 쌀맛이 않난다고 토질과 기후가 달라서 그런 모양이라고 하며 예전에는 청산도에서 1년 농사에 3년을 먹고 살았으나 이제는 젊은이들이 모다 뭍으로 나가고 말아 노인들만 있어 농사도 많이 쇠락하였노라 하며 뱃사람인 남편들이 고기잡이를 나가 풍랑에 죽은 뒤 과부가 되어 홀로 늙은 여인들이 많아 집안에서 열녀비를 세워 열녀비가 많이 있는 섬이라고 섬의 애환서린 이야기를 끝없이 들려준다.

 

완도에서 청산도까지 예정시간이 45분이였으나 바람과 파도에 의해 1시간 가까이 운행을 하여 장도와 자초도를 돌고 두억도를 피해 청산도 도청항에 입항을 하니 많은 인파들이 북적거리고 관광객들을 태우기 위해 섬택시들이 주차장에 장사진을 이루고 있는 와중에 인근 농협 광장에는 주말장터가 서 각설이타령으로 도민들을 불러모으고 있다.

항구에서 청산도라는 입석표지석앞에서 인증샷을 찰칵. 출발준비를 갖춘 뒤 곧바로 출발을하여 청산도를 우측에서 좌측으로 일주를 시작한다. 도청항에서 출발을 하니 곧바로 깔끄막이다. 고갯마루에 올라서자 야자수나무와 도락리마을의 서정적인 해안선이 너무도 아름다워 잔차를 세우고 못쓰게 된 디카를 원망하며 산하님께 기념촬영을 하자고 조른 뒤 몇 컷의 사진을 찍은 뒤 이제부터는 라이딩 보다는 낭만과 서정이 흐르는 아름다운 섬 청산도 관광이 목적이니 구경하며 길을 되돌아 와도 이해해 달라하며 영화 서편제와 드라마 봄의왈츠 촬영지인 돌담길과 노란 유채꽃밭, 푸른 청보리밭그리고 바람에 휩쓸리는 억새풀의 노랫소리를 뒤로하고 화랑포의 절애와 새땅끝의 절애를 보노라면 천길 낭떨어지 아래로 부서지는 파도의 포말은 또다른 감흥을 불러 준다. 

이곳을 돌아 나오니 글과 말로 표현하기가 역부족이 절경과 한편의 서정시를 읖조릴 듯 싶은 서편제 촬영지로 돌아와 잠시 잔디밭 쉼터에서 바람과 함께 휴식을 취한다.

 

이곳 고갯마루에서 동편을 바라보면 다랑이논과 구들논이 구릉속에 묻힌 마을 위로 시골스럽게 펼쳐져 서정적인 낭만을 느끼게 하며 조용히 쉬고 싶다는 상념밖에는 아무 생각이 없게 만든다.

고개를 내려서서 언덕위에서 바라본 마을을 지나는데 고인돌과 하마비를 뒤로하며 동편의 신흥해수욕장으로 들어선다. 해수욕장이라고 해야 몇몇 어린아이가 물속에서 뛰어 노는 상황의 해안 소나무숲에는 몇몇 텐트족들이 점심을 해 먹고 있는 가운데 포차를 설치하여 생선매운탕과 낙지요리를 하는 곳에 점심을 주문하니 밥이 없노라며 잠시 기달리면 준비를 해 주겠단다. 이 포차에는 강호동이 주전MC를 맡은 1박2일팀이 여기서 밥을 지어 먹었노라 한다. 주문을 생선매운탕 3만원짜리(大자)로 두상을 주문을 하고는 조금 떨어진 항도를 돌아오는데 항도에서 갯바위 낚시를 하는 사람들이 금방 고기를 잡아 올리는 모습에서 금방 낚시를 걷어 올리는 모습에서 어종도 다양하고 풍부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잠시 구경을 하고는 해수욕장을 돌아오니 호로병 주둥이 처럼 생긴 욕장은 초입부터 모래톱으로 되어 있어 어린아이들이라도 쉽게 물과 친해질 만큼 얕으막한 상태로 어느새 썰물이 되어 갯모래가 들어나고 있다.

식사를 주문한 포차로 돌아오는 길에 공동화장실앞에서 동리 어르신들이 손짓하며 부르시기에 무슨일인가 다가가 인사를 올리니 비닐봉지에서 수박 썰은것을 꺼내 주시며 먹으라고 건네 주시기에 감사히 받아 먹으며 잠시 이야기를 나누는데 배의 갑판에서 청산도처가댁에 휴가차 오는 장년의 말대로 예전에는 도내에서 1년 농사에 3년을 먹고 살았을 만큼 인심도 후하고 넉넉했노라 말씀하시며 지금은 그렇지 못하단다.

어른들께 작별 인사를 건네고 포차로 돌아와 생선매운탕을 받고보니 다양한 어종에 푸짐하여 어느새 배가 불러 오는 듯 싶다. 생선을 떠다가 발라 먹고 있는데 부산아이님께서 옆의 솥에서 생선머리를 덜어주며 길메들 좋아하는 생선 많이 먹으라고 인심을 쓰신다.

 

늦으막하게 점심을 먹고는 신흥리해수욕장을 벗어나자 오르막이 시작된다.

청산도 섬 가운데로 대봉산, 대선산, 대성산, 고성산으로 이어지는데 신흥리에서 진산리해수욕장으로 넘어가는 길목에 대봉산자락이 가로막고 있고 다시 진산리에서 지리해수욕장으로 넘어가는 길에 대성산자락이 가로막고 있다. 지리에서 도청항으로 넘어가는 길목에는 대선산자락이 가로막고 있는데 우리는 지리해수욕장에서 잠시 쉬었다 가기로 하며 지리욕장의 소나무숲으로 진입을 하여 쉬고 있는데 평상이 하나 비어있어 이곳에 자리를 잡고 앉아 있는데 지리욕장부녀회 회원 두 아주머니가 오셔서는 자리값 1만원을 내라하셔서 금방간다 하니 5천원만 달란다. 오물처리비란다.

몇몇 일행들은 바닷물에 들어가신 님들도 계시고 평상에서 쉬고 있는 님들도 계신 가운데 아주머니들에게 휴양객들에게서 얻어온 복숭아며 수박을 얻어 먹고는 5천원을 지불하고 4시30분 선편을 이용하기 위해 지리욕장을 떠나 대선산자락을 넘어 도청항에 도착하여 매표를 한다.

 

청산도의 아름다움을 뒤로 하고 4시반에 출항은 배는 완도항에 5시20분에 입항을 하여 관광객들을 토해내고 다음 이용객을 몸에 담고 있다.

완도항수산시장에서 횟감을 사서 먹기로 하였던 우리는 너무 이른 시각에 완도항을 내려다 보고있는 동망봉에 조경한 완도일출타워로 업힐을 하여 관광하기로 하고는 곧바로 길을 건너 다리의 근육을 실험한다. 동망봉에 가파르게 오르는 길은 어느 순간 계단길과 공존하더니 급기야는 나무계단길로 멜바를 하여야 할 지경이다. 뜨거운 햇살에 만만치 않은 오르막은 구슬땀을 흘리기에 여념이 없다.

나와 서이사님, 부산아이님, 산하님만이 자전거를 메고 올랐고 다른분들은 중간에 잔거를 세워두고 올라와 타워밑에서 완도항과 시원스레 펼쳐진 완도 앞바다를 조망한다. 가까이에는 명사십리해수욕장을 앉고 있는 신지도가 보이고 건너로는 고금도와 조약도가 보이며 멀리는 소안도와 우리가 다녀완 노화도, 보길도, 청산도가 펼쳐진다.

 

해맞이 타워를 내려와 완도항수산시장에 들어서니 수많은 인파가 시끄벅적 횟감을 흥정하고 건물밖 노상에서는 자리 싸움이 치열하다. 가까스로 자리를 잡고 몇분은 횟감을 고르고 산하님은 수퍼에서 소주와 맥주를 사와 모두가 앉아 해가 작열하는 오후의 따끈함에서부터 시작한 주거니받거니가 어둠이 대지에 충분히 내려앉은 시간, 밤의 해풍이 옷깃을 여미게 하는 시간까지 있다가 쉴곳을 찾아 길을 떠난다.

신지대교의 아름다운 조명을 바라보며 어둠을 뚫고 신지대교교차로를 직진해 청해진공원앞을 지나 전조등을 켜고는 완도항에서 10여km를 달리자 민박집을 만나게 되어 이곳에서 숙박을 하고 아침을 부탁하고는 휴식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