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야로 뚜벅뚜벅

백두대간 19회차 산행기 2d

힉스_길메들 2004. 7. 19. 22:54

  아내들이 대기 시켜 놓은 승용차에 올라타고 월정사 쪽으로 있는 민박집을 찾는데 식당겸 민박을 하는 집으로 외관상엔 깔끔한 집이였는데 방을 정하니 그렇지 않다. 허지만 어쩔 수 없다.

저녁을 지어 먹고는 밖으로 나와 시원한 오대천 자락의 바람을 맞으며 비껴가는 구름가린 하늘을 보고 향긋한 고향의 땅 냄새를 느끼며 잠시 환담을 나눈 후 각자의 방으로 들어가 내일을 약속한다.

  이튿날 한잠 잤는가! 아내가 자리에서 일어나 앉는다. 시각을 확인하니 새벽4시반이다. 병환 네는 자리에서 일어났는지 밖에서 인기척이 난다.

새벽녘에 밥 한 공기를 거뜬히 먹어 치우고 배낭을 짊어지고 민박을 0525 떠난다. 삼거리를 지나 구불구불한 진고갯길을 올라 고갯마루에 0535 올라선다.


  진고개휴게소에 차를 세우고 짐을 정리 후 배낭을 짊어지니 0544 이다. 아내들의 파이팅과 아자!! 하는 구호와 함께 두로봉으로 오르는 나무계단의 들머리로 들어선다.

진입로는 휴식년제의 출입금지계고문이 세워져 있고 밧줄로 펜스를 쳐 놓았으나 우리는 월담을 하여 오른다. 나무계단의 흙 길은 비에 유실되어 위험한데 입산통제구역이라 보수를 하지 아니 하는 것 같다.

  계단에 올라서니 오대02-01의 119구조목이 새벽 도둑인 우리를 반긴다. 진고개 고갯마루를 떠난 지 20여분이 지나서 이정표(진고개0.5k, 동대산1.2k)를 지나게 된다. 노인봉에서 내려서면서 동대산의 오름을 관찰 했을 때는 완만하게 느껴졌는데 된비알의 깔딲으로 숨이 턱에 찬다. 그래도 병환은 저만치 앞에서 오르고 있는데 보이지 않고 오름의 지루함 속에서 능선에 0628 올라서니 하늘이 열리고 이정표가 보이는데 이정표에는 동대산 30m 아래에 있는 정상(1433m)이고, 동피골4.0k, 진고개1.7k 이다. 동피골은 오대천쪽에서 올라오는 길목이다.☼¤

  여기서 잠시 휴식을 취한 후 북쪽 방향으로 대간마루금을 밟으며 동대산정상에 올라서니 헬기장위에 돌무덤이 오대02-05의 119구조목과 함께 나란히 서 있다.

정상에서 바라보니 동쪽으로 노인봉과 황병산 자락이 한 손에 잡힐 듯 뻗혀 있고, 북서쪽으론 오대산의 상왕봉, 비로봉, 호령봉의 연봉이 적멸보궁을 감싸고 은근하게 자리하고 있다.

  0638 이정표에는 두로봉까지는 6.5k라 적혀 있고, 자연휴식년제라는 계고문에는 출입을 금한다는 경고문이 쓰여 있으나 개의치 않고 진입한다. 우리 앞에 간 범법자들이 얼마나 많았던지 길이 훤하다.

동대산 오를 때는 느끼지 못했던 잡목이 갈 길을 막고, 멧돼지들은 주변을 파 헤쳐 놓았다. 동대를 떠난 지 10분 만에 헬기장을 지나고, 다시 5분을 지나게 되면서 또 하나의 헬기장을 지난다.

고만고만한 능선을 오르내리기를 몇 번인가? 0721 가는 길목에 커다란 바위 두개가 흰빛을 뽐내면서 지나는 산 꾼을 훼방한다. 이곳이 차돌베기로 이정표에는 두로봉3.9k, 동대산2.7k라 적혀 있다.

멧돼지는 지금 어디에 숨어 있는지 흔적만 남겨 놓고, 노루는 길목에 똥을 싸 자기의 영역을 표시한다. 차돌베기를 떠난 지 10분 만에 헬기장을 지나고, 다시 10분을 진행하니 또 하나의 헬기장이 있다. 이 헬기장이 1261.8m봉이 아닌가 싶다.

  헬기장에서 10여m를 내려서니 이정표가 하나 세워져 있는데 해발1260m라 적혀 있고, 동대산3.0k, 두로봉4.0k라 동대산에서는 두로봉까지 6.5k요, 차돌베기에서는 동대산~두로봉의 거리가 6.6k요, 이곳에서 동대~두로봉까지는 7.0k이다. 가면 갈수록 점점 멀어 진다. -_-으쪄면 쭈아…….

바람은 윙윙거리며 창공을 날고, 하늘은 맑았다, 흐렸다 반복을 하면서 간간히 비를 뿌린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산꼭대기에 구름이 얹혀 졌는데 지금은 맑아져 산자락은 때를 벗겨 강릉의 시가지와 멀리 동해의 새파란 바다가 시원스럽다.¤ ■■

  봉우리를 0752 내려서니 구릉지 안부로 야영지로 손색이 없으며 왼편으로 등로가 나 있는데 샘터로 가는 길이다. 얼마를 내려가야 물길을 만날 수 있는지…….


  안부에서부터 두로봉까지는 계속 오르막이다. 산죽과 잡목으로 그리고 가시넝쿨이 가로막은 길을 열고 1383m봉을 넘어 0840 왼편으로 북대갈림길 이정표가 나온다. 이제야 두로봉에 다 온 것이다.

이정표에는 북대사2.7k, 동대산5.7k, 두로봉0.3k라 적혀 있으며, 또 119구조목 오대02-20 가 서 있다.

  북대갈림길에서 기록을 하고 사진을 찍고는 두로봉(1422m)에 오르니 0850 으로 동대산을 떠난 지 2시간10분만이다. 정상에는 오대02-21의 119구조목이 서 있고, 왼편으로 북대사4.0k, 동대산7.0k의 이정표가 세워져 있다. 두로봉에 올라서니 하늘은 구름이 가득하고 바람은 비를 몰고 오는지 비가 조금씩 나리고 있다. 개스로 해서 조망은 안 되고 서쪽으로 오대산꼭지는 구름에 가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상원사 그러니까 평창진부동산리에서 홍천군내면명개리를 넘는 비포장 지방도446번의 고갯길은 흔적도 보이지 않는다. 탈출시 이곳에서 실행하는 것이 가장 좋을 듯싶다.

오대산 정상인 비로봉은 백두대간 본줄기에서 6km쯤 서쪽으로 비껴나있으나 덩치가 워낙 커서 계방산(1577m), 태기산(1261m), 오음산(930m), 용문산(1157m)으로 해서 한강 양강에서 세력을 다 한다. 바다로 빠지지 못해 “산경표”에서는 이름을 얻지 못하였으나 ‘한강기맥(漢江技脈)’으로 부르자는 의견이 있다.

  잠시의 휴식을 취하고 배낭커버를 씌우고 자리를 털고 0904에 일어나 출입금지계고문을 지나 북쪽으로 방향을 잡고 하염없이 길을 걷는다. 아무 생각도 없이. 그냥^!^ㅋㅋ

  두로봉을 내려서서 10분 만에 헬기장을 지나고 잡목을 헤치고, 산죽 밑으로 숨은 나무둥치를 넘으면서 봉우리를 몇 개 넘으니 신배령에 0956에 내려선다.

신배령(1080m)은 홍천내면의 조개동과 강릉연곡면의 가마소로 넘나드는 고갯길로 양쪽 어느 계곡으로 내려서도 멀지 않은 거리에서 물을 구할 수 있단다. 북부지방산림청에서 세운 이정표에는 응복산4.8k/ 2.30h, 두로봉2.5k/1.30h라 표기되어 있다.

신배령을 떠나 계속 오름을 하여 1210m봉을 왼편으로 돌아 서편능선에 들어서니 1032 이다. 두로봉에서 이곳까지 북진을 하였으나 이제부터는 대간 길은 서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두로봉에서 간식을 하였는데 배에서 신호가 온다. 만월봉정상을 우회하여 내림길에 들어서니 1050 이다. 여기서 귤과 약과로 요기를 하며 휴식을 취한다. 병환은 곧 점심을 먹을 판인데 그만 두자하나 억지로 한 개를 먹인다. 내가 먹기 위해*!^;

휴식을 겸해 20분을 쉬고서 북서진을 한다. 오대산국립공원 관리구역인데도 긴 휴식년제를 시행함에 따라 이정표, 표지점등이 제대로 설치된 것이 없다.

만월봉과 응복산 사이에 왼편, 서쪽으로 명개리 통마람으로 내려서는 산길이 있는데 현재로서는 확인이 안 된다.


  1143 응복산(1359.6m)에 오르니 구룡령6.7k/3.40h, 신배령4.8k/2.30h의 이정표가 세워져 있다. 또한 산정에는 연곡11-91‘ 제설의 삼각점이 박혀 있다.

나는 전화기를 켜서 아내에게 통화를 하니 아내들은 이제에 오대산자생식물원에 들려 구경을 하고는 나와서 진고개를 넘고 있단다.

응복산에서 서쪽으로 방향으로 틀어 1281m봉을 향해 내려선다.

  봉우리를 넘고 비탈길을 한참이나 내려서 안부에 1215 닿으니 넓은 구릉으로 키 큰 나무가 하늘을 찌른다. 홍천명개리쪽으로 2분 거리에 샘터가 표시되어 있는데 누군가 가는 길목에 차단막을 하여 놓고는 표지기에 “물 없음”이라 적어 놓았다. 이렇게 산 꾼들은 뒤에 오는 후진에게 상세한 정보를 제공한다. 나는 이곳에 심마니 터가 있다 하여 구릉지 사방을 두리번거렸으나 무너진 산막은 보이지 않는다. 갈 길이 바쁜 우리로는 사방을 뒤적일 여가가 없다. 또한 이곳에는 대구신천산악회에서 “산불조심”현수막을 걸어 놓았는데 이는 휴식년제에 들어오지 말라는 곳에 들어와 “나 들어 왔소.” 광고 하는 것이다.

  우리는 이곳의 넓은 곳을 골라 자리를 잡고 가져 온 도시락으로 점심을 먹는다. 더운 날이라도 국이 있으면 좋으련만 국물이 아쉽다. 꿩대신 닭이라고 밥에 물을 말아 후루룩 들이 마신다.

아내가 밥을 많이 담기에 덜라고 했는데도 아내는 산에서 밥 많이 먹는다고 많이 싸서 병환과 나 모두가 밥을 남겨 숲 속에 버린다. 산짐승이 먹기를 바라면서……. 어느 동물인가 흐뭇하겠지^^

  1250 심마니 터를 떠나 북서진하니 1126.6m봉을 오르고 1320에 1261m봉을 넘는다. 이 봉우리는 암봉으로 되어 있는데 여기서 내려서다가 뒤에 선 병환이 비에 젖은 바위에서 미끄러져 팔꿈치에 찰과상을 입었다. 내 배낭에서 구급약통을 꺼내 뒤져 보았으나 마이신연고는 없다. 맨소래담을 꺼내 바르고 20분을 진행하니 1280m봉이다.

  1280m봉을 정점으로 대간길은 북서에서 서서남으로 방향을 틀며 15분을 내려서니 안부에 닿는다. 여기에서 북쪽을 바라보니 (56)국도의 구룡령길이 구불구불 다가온다. 여기서부터 약수산까지는 계속되는 오르막일 것이다. 언제부터인가 체력은 바닥이 나서 오르막길은 한없이 더디게 오르고 있다.


  약수산(1306.2m)에 1422 오르니 각목에 송판을 박아 약수산이라 적어 돌무더기로 세워 놓았다. 기록사진을 찍고 아내에게 전화통화로 구룡령에는 30분이면 내려간다고 하니 아내는 (59)국도 그 어디에 있단다. 그러면서 잠시 기다리란다. 통화를 끝내고 10분간에 휴식을 취한 후 약수산을 내려선다.

약수산부근에는 약수산에서 발원하는 미천골에는 불바라기약수가, 약수산과 갈전곡봉 사이에의 구룡령계곡에는 갈천약수가 있다.

  약수산에서 내려서는데 왼편으로 다가오는 구룡령길이 한가하게 완만한 곡선을 그리면서 산길을 오르고 있다.

  가파른 비탈길을 조심스레 내려서니 구룡령휴게소 지붕이 보이고 구룡령고갯길을 가로질러 동물이동통로가 펼쳐져 있는데 이 길은 형식에 지나지 않는 동물이동통로이다.

  1459 구룡령고갯마루에 내려서니 오늘에 일정에 종지부를 찍는 순간이다. 허지만 아내들의 환영이 없으매 허전하고 쓸쓸한 것이 왜 일까?!

구룡령표지석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데 표지석 앞에는 표고(해발)개념도라는 설명문이 있고 H=h1+h2라 쓰여 있다. H=측정점 높이, h1=평균해수면부터 수준점까지 높이, h2=수준점부터 측량점까지 높이 이다.

  구룡령정상휴게소로 이동하여 화장실 앞에서 배낭을 벗어 놓고 스틱을 접고 있는데 화장실을 청소하시는 영감님이 휴게소 뒤쪽에 수도꼭지가 있으니 그곳에서 씻으라고 말씀하신다. 모든 대간꾼들이 화장실에서 흙을 털고, 씻고 하여 화장실이 지져 분하다는 것이다. 이 어른이 흥분하는 것이 이해가 간다.

  병환이 뒤로 가서 씻고 있는 중에 한 관광객이 내게로 다가와 백두대간산행을 하느냐고 물어 온다. 해서 1박2일로 대관령~진부령~구룡령 산행을 마쳤다고 하니 자기도 64세인데 3년 전에 백두대간종주를 마쳤노라고, 그리고 고산 원정산행을 하고 있노라고 말씀하신다. 삶에 여유가 있는 분인 모양이다.

병환과 교대하여 씻는데 상의를 벗어 머리도 감고, 몸도 발도 찧다 보니 개운하기가 그만이다.


  온몸은 씻고 앞으로 돌아 나와 휴게소에서 캔 맥주 1통씩을 사서 가져간 오징어를 안주 삼아 마시고는 속이 허전한지 병환이 가서는 찐 옥수수를 1개 사와서 먹는데 맛이 별로다. 사료옥수수인 것이다.

  병환의 처에게서 전화가 왔는데 구룡령휴게소에 도착 했는데 어디에 있느냔 다. 정상에서 양양쪽으로 구룡령휴게소가 있는 모양이다. 해서 정상으로 더 올라와서 정상휴게소로 들어오라고 하며 통화를 끝내니 잠시 후 1616에 무쏘승용차가 보무도 당당히 진입하고 있다.♡☺

  아내들과 합류하여 휴게소로 들어가 한방차 한잔씩하고는 아내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청학동소금강에 가서는 도토리묵에 감자전을 먹고는 옆 평상에서 아가씨들이 먹다가 남은 손도 대지 않은 음식들도 갖다가 전부 먹었단다. 그래서 배가 아직도 부르다고…….

아줌마는 용감했다.

아줌마라는 이름은 무써워잉*!*

  그곳에서 물에 발도 담고 신나게 놀다가 포장도 안 된 (59)국도로 해서 가마소로 머구재로 넘어 왔단다. 유실되고 물이 넘치는 비포장도로 무쏘는 얼마나 무써워 했을까!? 상상이 안 간다…….

  차 한 잔씩을 마시고 1630경 차에 올라 구룡령을 떠난다.

승용차는 (56)국도를 타고 홍천에서 (44)번국도로, 양평에서 (6)국도로 해서 오다가 양평을 지나서 전주양반정식으로 저녁을 먹고는 팔당대교를 건너 88로를 타고 기지에서 헤어진다.


  이제는 1박2일로 구룡령~조침령~한계령 구간만이 남았다. D-day 이날은 초졸하게 가족들만의 잔치를 치를 계획이다. 언제가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