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륜에 몸 싣고

잔차 해안투어 제2차 여행기

힉스_길메들 2005. 9. 3. 20:17


잔차투어 제2회차 여행기


1. 여행구간 : 울진 ~ 근남면소에서 좌회전 ~ 망양정앞 해안도로 ~ 기성면소 ~ 평해읍내 ~ 후포면소 ~ 병곡면소 ~ 영덕군내 ~ 강구항 숙박 ~ 남정면소 ~ 송라면소에서 좌회전 ~ 칠포 [20]지역해안도로 ~ 포항시내 죽도시장앞 ~ 형산교건너 ~ 포항제철앞 ~ 동해면소 ~ 구룡포읍소 ~ 감포읍내 ~ 문무왕릉 ~ 월성원자력발전소 ~ 양남면소 ~ 울산주전몽돌해수욕장 숙박 ~ 남목삼거리 ~ 현대자동차앞 ~ 울산명촌대교 ~ 울산시내 울산역앞 ~ 청량면소4거리서 좌회전 ~ 온산산업단지앞 ~ 간절곶등대 ~ 서생면소 ~ 장안면소 ~ 기장군청앞 ~ 달맞이고개 ~ 해운대해수욕장 ~ 자갈치시장앞 숙박 ~ 송도 ~ 낙동강하구둑 ~ 녹산교건너 좌회전 ~ 진해시내 ~ 마진터널 ~ 창원시 ~ 마산만 봉암교건너 좌회전 ~ 마산시외버스터미널


2. 위    치 : 경북울진, 영덕, 포항. 울산시. 부산시. 경남진해, 창원, 마산.


   관천망기(觀天望氣) : 새벽안개가 짙으면 그날은 맑다. 안개는 밤하늘에 구름이 없어 지표면에 복사냉각이 잘 되고, 바람이 적어야 잘 생긴다. 따라서 새벽에 안개가 짙게 끼었더라도 해가 떠서 안개만 걷어 내면 바로 쾌청한 날씨를 보인다.


3. 동행인원 : 나와 친구인 김지태


4. 교 통 편 : 갈 때 = 서울동서울버스터미널 ~ 울진간 시외버스

              여 행 = 울진 ~ 포항 ~ 울산 ~ 부산 ~ 마산간 애마잔차

              올 때 = 마산시외버스터미널 ~ 오산 ~ 남서울버스터미널간 시외버스


5. 이용경비 : 전회이월11,300원+금회회비340,000\/2-비용345,300\=잔액이월6,000원.

   세부내역 : 숙박비80,000(강구항30k, 울산주전30k, 부산자갈치20k). 식비146,500(강구항 석식회36k, 조식14k, 포항 중식 10k, 울산주전 석식/조식11.5k, 간절곶 중식15k, 자갈치시장 석식회44k, 조식8k, 마산 중식8k). 버스교통비 85,600/2. 음료 및 기타33,200. 끝.


6. 여행일기 :



기다리다 지친 애마 떠날 날을 기다린다.


  작년 백두대간종주를 마무리 할 즈음에 대간종주를 끝내면 잔차로 전국해안일주를 해야겠다고 마음먹고 준비(잔차구입, 동행회원)한지 1년만에 지난 4월 첫 도로주행(서울 ~ 고성 ~ 울진간)을 마쳤다.

그리고 5월에 울진에서 2회차 도로주행을 계획하였으나 출발 전일 나에게서 불상사가 발생하였다. 다름 아니라 자전거와 접촉을 하여 왼편팔꿈치 아래의 인대를 다친 것이다. 이래서 잔차투어를 취소하게 되었다.

이렇게 다친 후 한 달 동안 팔을 못 쓰게 된 후에 다시 운동을 재개 6월 중순에야 그럭저럭 여행을 떠날 수 있게 되어 동료인 지태와 약속을 하여 떠날 날 만을 기다리고 있는데 지태에게서 연락이 왔다. 어머니께서 병원에 입원을 하게 되었단다. 하여 계획을 연기할 수밖에 없었다.

  7월 장마기간과 혹서기 휴가철(지태네와 인제내린천 레프팅과 동해안 콘도여행을 동행)을 피하고 8월30일부터 9월2일까지 일정을 잡고 약속을 하여 출발하게 되었다. 기다리고 기대하던 2차투어 잔차 라이딩을 떠난 것이다.


  울진행버스는 동서울시외터미널에서 0932와 0935분에 출발하는 것으로 인터넷에서 확인, 지태와 0920분에 매표소 앞에서 만나기로 하고는 아침부터 서둘러 조반을 마치고 약속장소로 이동하여 터미널 매표소 앞에 도착하니 0910분이다. 매표소에서 버스출발시각을 확인하니 0932분차는 없다는 것이다. 인터넷의 거짓 정보를 믿었다가는 낭패를 보겠다.

지태에게 전화연결을 하니 터미널에 와 있단다. 고개를 돌려보니 매표소를 향해 잔차를 몰고 오고 있다.

동서울~울진간 매표(44.8k/2)를 하고 나니 지태가 조반을 못했다고 하여 터미널앞 포차에서 토스트로 요기를 하고는 매점에서 구운 계란과 우유를 사들고는 울진행 버스 앞으로 가니 버스기사분들이 여럿이 모여 한담을 나누고 있기에 애마 잔차를 버스짐칸에 실어야겠다고 하니 어느 한 기사가 험상궂은 얼굴을 하고는 그렇게 큰 것을 어찌 싣느냐고 왜면을 한다. 괘씸하다. 어찌 서비스가 이럴까?

지태가 버스기사의 서비스가 아직도 멀었다고 한마디 한다.

그러자 우리가 타고 갈 울진행버스기사가 잔차의 길이를 줄여 실으라는 말을 하여 짐칸을 열어 확인하니 바퀴를 분리하지 않고도 실을 수 있는 상황이다. 헌데도 사람 같지도 안은 놈은 못 싣는다고 퉁명스레 말한단 말인가. 고얀 놈이다.

  출발시각에 맞춰 버스는 터미널을 벗어나 올림픽대로를 거쳐 중부고속도, 영동고속도를 달리더니 평창휴게소에서 잠시 정차를 한 후 다시 출발한다.

우리는 휴게소 커피자판기에서 커피 한잔씩 뽑아 마시고는 버스에 올라 동서울터미널에서 사온 구운 계란을 까먹는데 이 맛이란 옛날 기차 여행할 때 먹던 삶은 계란 먹는 것 같은 옛 정취가 묻어 나온다.

깜빡 잠이 들었다 깨었는데 어느 사이 버스는 대관령터널을 넘어 강릉을 벗어나 동해 나들목을 나가고 있다. 1240분 동해시외버스터미널, 1300삼척시외버스터미널, 1340임원공용버스터미널, 호산과 부구정류소를 거쳐 승차한 버스의 종착지인 울진시외버스터미널에 1430분에 우리를 내려놓는다.




애마 이글20의 은륜은 구르고 싶다.


  버스에서 내려 짐칸에 실려 있는 잔차를 꺼내어 조립하고는 택시기사에게 성류굴쪽 방면의 길을 물어 방향을 정한 후 근덕에 가서 점심을 먹기로 하고 1435분에 터미널을 뒤로 하고 힘차게 페달링을 한다. 왕피천 다리를 건너 망양정 쪽인 왼편으로 기수를 돌린다.

망양정 근처에서 간단하게 점심을 하려 했었는데 이곳의 식당은 전부가 횟집이여 계속 달리다 보니 점차 식당은 없어지고 15시경 산포리에 접어 들어 할머니가 지키고 있는 조그마한 구멍가게가 있어 그곳에서 초코파이 한통을 사서는 해안의 바위 위에 앉아 동서울터미널에서 산 우유를 곁드려 점심으로 요기를 한다. 저녁을 강구항에 도착하여 거하게 먹기로 하고…….

몇 개를 먹고 남은 파이를 배낭에 사려 넣고는 바위를 내려서 애마에 올라탄다.

달리자 애마야! 동해의 바닷가를 해안의 절경을 감상하면서 바람을 가르고 山川景槪 구경한다.

덕신3거리에서 920번지도로와 7번국도가 합류한다. 덕신해수욕장을 지나고 망양휴게소를 지나 기성버스정류장을 지나고 운암서원, 황보천을 건너서 고개를 하나 넘더니 평해를 향한다.

  1625분 평해읍내에 도착하여 잠시 휴식겸 음료수로 목을 적셔야겠다.

평해는 남대천을 따라 [88]지역도를 타고 온정리로 갈 수 있는 갈림길이다. 온정리는 그 유명한 백암온천이 자리하고 있는 곳이다.

서울슈퍼라는 상호가 붙은 곳에 들어가 이온음료수를 하나씩 집어 계산을 하려 하니 가게주인이 안 보인다. 주인을 찾으니 건너편 강릉식당에서 한 아주머니가 나와 계산을 하면서 내가 이 동네 스타이니 나를 따라 오라면서 식당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식당으로 들어서니 계산대 밑 서랍에서 대학노트를 하나 꺼내 펼치면서 식당 문을 연지 3개월 되었는데 8월1일부터 무전여행이나 자전거여행을 하는 길손들 중 자기 집에 들르는 손님들에게 서명을 받고 있다고 한다. 해서 서명을 하면서 축복을 적어 주고 밖에 서있는 지태를 불러 서명을 부탁하면서 서울슈퍼인데 서울에서 시집을 온 것이냐고 묻자 오리지널 강릉의 자칭 뚱뗑이아줌마라고 하며 얼린 얼음물통을 하나씩 건네준다. 더위에 지친 길손들을 위해 이렇게 해 왔다고 설명한다.

물통을 하나씩 받아 들고는 얼마나 기뻤는지 말로 형연할 수가 없다. 식당이나 주유소, 파출소등 관공서에서 시원한 물 한모금도 고마운데 얼음물까지 받아드니 이 기분이란…….

  1640분 평해를 출발하여 후포를 지나고 병곡항을 지나 고래불해수욕장을 지나니 국도가 고속도와 같다. 왼편으로 멀리 영해면소를 통과하고 오른편으로 영덕아산병원을 지나 축산천 위로 다리를 건너 왼편으로 동리가 보이는데 여기가 축산면소재지인 모양이다. 신설 7번국도가 끊기면서 사람이 없는 영농판매대가 있어 이곳에서 1755분 잠시 휴식을 취한다. 초코파이와 물로 요기를 하고는 1810분 휴식을 끝내고 오십천휴게소 폴싸인이 보이는 곳으로 내려서니 작은 4거리가 나오는데 축산교차로라 이정표가 세워져 있어 영덕/포항 방면으로 방향을 잡고 애마의 고삐를 조이니 고개를 넘게 된다. 헉헉 거리며 고개를 오르니 시원한 바람이 나를 맞이한다. 그곳에 매정교차로에서 7번국도 신도로를 올라타게 된다.

화수교차를 지나면서 영덕읍내로 가는 7번국도 구 도로로 갈리는데 우리는 신도로로 잔차를 몰고 내 달린다. 영덕읍내로 들어갈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덕곡지교차로를 지나면서 이정표를 보니 오른편으로 영덕읍내를 거쳐 34국도를 타고 진보/임하/안동으로 갈 수 있는 갈림길이 시작된다.

  덕곡지교차로를 지나니 긴 그러면서도 완만한 오르막의 시작이다. 왼편으로 봉우리가 보이는 아마 고불봉일 것이다. 해와 달도 성하면 기울고 인생도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듯이 고불봉 고갯마루를 넘으니 내리막이 시작된다. 아마도 오늘 우리의 기착지인 강구일 것이다.

어둠이 내려앉은 산야를 가르며 오십천대교를 지나면서 작년 4월 지태네와 여행할 때 지태의 아저씨뻘 되는 집에서 영덕의 대게를 먹던 생각이 떠올라 영덕읍내 쪽을 힐끗 쳐다본다.

주유소와 휴게식당을 몇 개 지나면서 왼편으로 휘황찬란한 야경의 강구항이 눈에 들어온다. 이곳 3거리에서 애마잔차의 기수를 왼편으로 돌려 들어가니 오십천을 넘는 강구대교를 건너니 초입에 오십천을 따라 여관 2곳이 눈에 들어온다.

지태와 나는 초입 4거리보다 조금 안쪽의 오십천변에 위치한 산호장여관에 1900시에 도착하여 관리인에게 잔차를 방에다 들여 놓아야 하니 큰 방으로 달라고 하니 큰방은 벌써 나가고 없다면서 잔차를 넣을 수 있나 방을 보라 한다. 방을 확인하니 잔차를 모셔 놓을 공간이 있기에 3만원을 지불하고 여장을 푼다.

(울진~강구간 약 80km의 거리를 약4시간30분소요)


오십천을 낀 대게의 고향 강구항!


  산호장에서 샤워와 땀에 절은 옷가지를 빨아 널어놓고는 식당가로 나섰으나 이곳 강구항은 이집이나 저 집이나 할 것 없이 대게뿐이나 지태가 대게가 싫단다. 비싼 값에 먹을 것이 별로 없단다. 그러니 회로 먹자고 하여 횟집을 그것도 좌판 대를 찾으니 비수기 평일 어둠이 주저앉은 늦은 시간대에 좌판이 있을 턱이 없다.

수협공판장쪽으로 걸어가 을씨년스럽고 괴기스런 공판장을 걷노라니 타이탄트럭에 올라타는 운전기사 분에게 횟 거리를 어데서 사느냐고 여쭈어 물어 보니 불빛을 가르키면서 동광어시장을 가르쳐 주신다. 가판에서 활어 2만원어치를 사서는 2층식당으로 올라가니 약간의 야채를 내어 준다. 소주 한 병에 회를 먹고는 매운탕을 끓여 달라 해서는 밥을 먹고 나서 계산을 하니 16천원이다.

  회센타를 나서니 어느새 2130분을 넘긴 시간이다. 우리가 묵을 산호장여관 앞에 와서 오십천변에서 잠시 쉬고 있으려니 강가의 강구대교 밑으로 타이탄트럭 한 대가 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해서 그곳에 무엇이 있나 가 보았더니 강변으로 횟집과 대게집들이 즐비하게 늘어 서 있으나 항구쪽의 휘황한 식당가에 비해 여기는 좁고 지저분해 보여 으레 싼 집들이겠거니 생각하고 여관에 들어가서는 관리인에게 물어 보니 가격이 똑같다는 것이다.

  22시가 넘어 방에 들어가 잠시 XTM의 프라이드 이종격투기를 보고 있노라니 어느새 지태가 옆에서 잠들어 있다. 그래서 나도 한경기를 보고는 잠을 청한다.


  다음날. 8월의 마지막 날 눈을 뜨니 6시가 넘었다. 잠을 더 청하려 하니 잠이 오지 않는다. 지태도 마찬가지다. 자리에서 일어나니 0630분이다.

샤워를 마치고 식당을 찾으니 다른 식당들은 어둠으로 치장을 하였는데 황포식당이란 곳이 불을 밝히고 문을 열어 손을 기다리고 있다. 지태와 나는 이곳 황포식당에 들어가 곰치국(물곰해장국)을 주문하여 놓고는 일전의 임원항에서 먹던 시원한 곰치국을 회상하며 기다리는데 벽보에 내 고향 맛 자랑인가 하는 TV에 출연한 도루묵찌개를 소개하는 장면을 사진 찍어 선전용으로 걸어 놓고 있다. 아마도 이집의 자랑이 도루묵찌개인 모양이다.

임원항의 곰치국은 신김치로 끓여 놓았는데 여기는 무을 넣고 끓였다. 나는 임원항의 곰치국이 입맛에 더욱 맞는다. 조반을 먹고 14천원을 지불하고 돌아오면서 여관으로 돌아오면서 어제 지태가 영덕에서 복숭아를 사서는 숙박지에서 먹자고 하였는데 깜빡한 생각이 나서 지태에게 이야기 하였더니 복숭아를 못 먹은 것이 서운했던 모양이다.

여관으로 돌아와 양치와 용변을 보고, 약을 먹고는 0825분 여관을 나선다.

  새로 속도계를 세팅하고 출발하여 강구대교를 건너 3거리서 좌회전을 한다. 강구항은 영덕대게와 그대그리고나의 TV드라마 촬영지로 유명세를 탔다. 삼사해상공원을 왼편으로 두고 우리는 남으로 남으로 애마잔차를 달린다.

오션뷰컨트리클럽을 지날 무렵 엘란트라승용차 왼편에서 경적을 울리면서 오른편으로 급회전하면서 골프장으로 향한다. 괘씸한 생각에 운전자를 보니 여자로 아마도 이곳 캐디인 모양이다. 고얀년 가트니…….

0900시 자긍천을 건너니 울진과 포항의 시계를 넘게 된다. 이제 부터는 포항 땅이다. 2만대1의 지도를 보니 화진 해수욕장으로 들어가서는 해안도로가 있는 것으로 되어 화진리로 애마의 기수를 돌려 바닷가에 이르니 군부대가 자리하고 있어 여기서 남쪽으로 진행할 수 없다.

해서 되돌아 나와 7번국도를 타고 남하하니 신호등이 보이고 초등학교로 보이는 건물이 왼편으로 자리하고 있다. 아마도 이곳에서 왼편으로 빠지면 해안도로를 탈 수 있으리라 여겨졌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남쪽으로 더욱 내려간다.

0920분 송라/보경사 4거리 갈림길 오른편으로 오일뱅크주유소가 나와 잠시 쉴 겸 주유소에서 들려 물 한모금 얻어먹고 지리를 물으니 왼편으로 들어서면 해안도로로 갈 수 있다고 일러 준다. 여기서 좌회전하니 방석리다.

광천교를 건너 조사선착장, 월포해수온천탕, 미가/청진선착장을 지나 칠포곡강천을 건너 애마를 1005분에 칠포슈퍼 앞에서 잠시 멈춘다. 여기서 이온음료와 막걸리로 목을 축이고 있는데 시내버스 한 대가 지가가기에 하루에 몇 회의 버스가 지나가느냐고 묻자 10회의 버스가 있다고 한다. 먹다 남은 막걸리를 배낭에 넣고는 1025분 포항을 향해 출발한다.

용두/소한리선착장을 지나 포항1대를 오른편으로 두고 달리니 버스공용차고지나 눈에 띤다. 잠시 진행하니 시내에 다다른듯하다. 3거리가 나오는데 양덕3거리다. 여기서 좌측으로 머리를 돌려 환호여중, 해맞이공원이 나오고 두호동사무소가 있고 옆으로 가로수와 벤치가 있어 1120분에 잠시 잔차를 멈춘다. 사무소에 가서는 용변과 시원한 생수로 목을 축이고 1140분 사진을 찍고는 길을 떠난다.


  포항여객터미널을 지나니 송도이다. 어선이 늘비한 항구를 지나 죽도시장을 지나서 형산대교를 건너니 카누를 즐기는 사람들이 보인다. 갑자기 내린천의 레프팅 생각이 나는 것은 무엇일까?

1205분 형산교를 건너니 포항제철이다. 10여분을 달려도 포철의 영역을 벗어날 수 없다.

1220분 청림3거리다. 여기는 14번국도로 오천 방향과 7번국도의 구룡포방향의 갈림길이다. 지태와 나는 이곳에서 점심을 먹기로 하고는 골목의 식당가를 살핀다. 삼거리 바로 앞에 추어탕 등 일반한식집과 그 옆에 복어국집이 보이고 고깃집과 그 외 여러 곳이 보였으나 첫 번째 가마솥추어탕집의 문을 열었다. 식당 안은 여러 팀이 식사를 하고 있다. 포철 인근이여서? 음식 맛이 좋아서? 점심때 일까? 궁금해 하면서 자리에 앉는다.(강구항~포항 청림3거리간 57.3km / 소요시간3시간25분)

나는 시원한 대구탕을 먹고 싶었으나 지태가 추어탕을 주문하여 같이 추어탕으로 통일을 하였다. 잠시의 시간을 기다리자 상호가 가마솥추어탕이여서 가마솥에 끓여 놓았다 데웠는지 금방 상차림이 나왔다. 찬이 깔끔하고 홀 서빙 아주머니의 맛있게 드시라는 인사가 입맛을 돋운다. 새빨간 고추양념 다지기와 마늘, 청양고추 다짐을 넣고는 얼큰하게 국물을 만들어 밥 한 공기를 말아 먹는다. 5천 원짜리 추어탕이 먹을 만하다.

밥을 다 먹고 나자 지태가 셀프 커피를 뽑아 들고 자리에 앉자 우리의 행색(자전거 라이더 : 헬멧에 두건, 고글, 가죽장갑에 패드바지, 얼룩셔츠)이 눈에 찾는지 홀써빙 아주머니가 식혜를 같다가 주면서 점심을 맛있게 먹었느냐고 인사를 한다. 주인여인과 주방의 아주머니도 모두 나와서 인사를 한다. 흐뭇하다.

  1255분 식사를 마치고 애마인 이글20을 몰고 구룡포쪽 31번국도로 달린다. 약전교차로에서 [925]지방도로로 호미곶을 향해 진행할 것이다.

동해면을 지나고 도구해수욕장을 지나면서 지태가 호미곶으로 돌아가면 어느 정도 더 걸리냐고 물어와 구룡포로 직행하는 것보다 대략 20km 정도 더 나온다고 말하자 그러면 울산까지 오늘 해에 못 갈 것 같으니 직행하자 해서 동의하여 약전교차로를 직진한다.

  상정교차로를 지나고 내리막길을 신나게 달리다 보니 구룡포 삼거리가 나온다. 우리는 구룡포삼거리에서 구룡포로 방향을 선회하여 식당인지 농가인지 하는 앞을 지나는데 타이탄트럭으로 부부가 과일 행상하는 곳을 발견하고 어제 먹지 못한 복숭아를 여기서 먹기로 하고 1340분 잔차를 멈춘다. 나무 그늘에서 쉬면서 3천원에 복숭아 한 무더기를 사면서 지태가 자두를 네 개나 집어 오니 부인이 더 같다가 먹으라고 인심을 쓴다. 이네들은 지금 식사를 하는지 중국집 배달원이 오토바이를 타고 자장면을 두그릇 놓고 간다. 부부는 자기네 끼리 먹기가 무엇한지 점심좀 같이 하자고 권한다. 부인이 맑은 물로 복숭아 네 개를 씻어 주어 자두 2개와 복숭아 1개를 먹으니 배가 부르다. 이들과 한담을 하면서 이들의 나이를 묻자 42살이며 동갑네기라고 하여 내가 두모긴이라고 말하자 얼른 알아듣지 못하더니 잠시 후 남편이 싱긋 웃는다. 부인은 아직도 알아듣지 못하여 남편에게 질문하여 확인한다.

지태는 구룡포에서 호미곶이 가까운 거리에 있는 줄 알았는지 호미곶의 거리를 묻기에 내가  왕복 30km는 되는 거리라고 말하자 그렇게 먼 거리냐고 고개를 젓는다. 하긴 작년 여름 휴가 때 다녀온 호미곶은 승용차로 여행을 하였으니 짧은 거리임에는 틀림없다. 하여 구룡포에서 바로 울산으로 빠지자고 한다.

1405분 우리 일행이 자리에서 일어나자 부인이 커피 마시고 가라면서 갈 길을 잡길래 점심후 마셨노라고 정중히 거절하자 포도 한 송이씩 줄 테이니 가져가서 먹으란다. 이 또한 받을 수 없어 배낭이 꽉 차서 넣고 갈 수 없다며 고맙다고 인사를 한다. 참 인심이 후한 사람들이다. 이네 부부의 인사를 받으며 갈 길을 재촉한다.

  좌에서 우로 굽은 도로를 돌아 장기면신창리 해안길을 달리는데 제주도주상절리는 아니어도 해안절리 지대가 나타나면서 암벽과 드문드문 솟아 나 있는 소나무는 절경을 자랑하고 있다.

[929]지방도로가 합쳐지는 양포삼거리를 지나고 오른편으로 백인봉이 있는 고갯마루를 오르니 타이탄트럭이 보이면서 강원도옥수수를 판다고 쓰여 있어 1520분 다리를 쉴 겸하여 옥수수 하나씩을 주문하여 먹고는 1535분 자리를 뜬다.

고개 내리막길에 왼편으로 방일초교분교가 보인다. 그런데 갑자기 지태가 무어라 하면서 잔차를 멈추기에 무슨 일인가 물으니 고글을 옥수수 집에 놓고 왔다고 하며 서운해 한다. 되돌아가서 가져오자 하였더니 주은 것(일전 7월중순경 지태와 치섭, 나 이렇게 세명이 가평설악면의 미원천에 천렵 가서 주은 고글임)이라 쉽게 잃어버리는 가 보다고 말하면서 선그라스를 예비로 가져 왔으니 괜찬다고 되돌아가기를 거부해 옥신각신 하고 있는데 이때 오토바이 한 대가 쏜살같이 달려 우리 앞에 와서 멈춰 서더니 고글을 건네준다. 옥수수포차집 아저씨다. 길거리에서 장사를 하면서도 잃어버린 주인을 찾아 주려고 가게를 비워 놓고 오토바이를 몰고 근 5분을 달려온 정성과 순박한 마음이 너무도 고맙고도 감사한 일이다. 아직도 우리나라는 산천경계가 좋을 뿐 아니라 인심도 좋아 살기가 그만인 지상낙원이라는 것을 새삼 깨 닳는다.

  고글을 받아쓰고는 나지막한 언덕길을 10여분을 달리니 고갯마루 왼편으로 시싸이드호텔이 보이고 도로중앙에는 포항의 경계를 지나는지 “안녕히 가십시오”포항경찰서의 입간판이 눈에 띤다. 그럼 이제부터는 경주시계로 들어서는 것이다.

경주시계로 들어선지 10여분 후 감포읍내를 지나고 잠시 후 오른편으로 (04)국도가 갈려 나가고 있다. 4번국도는 감포에서 시작하는 국도인 모양이다.

1610분 왼편으로 소나무 숲이 있고 나정해수욕장이 있는 도로 옆의 슈퍼에서 애마를 잠시 멈춘다. 포항을 지나면서 우리를 추월하여 많은 관광버스가 지나갔는데도 수퍼 앞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중에도 수많은 관광버스가 학생들을 싣고 쉼없이 달리고 있다.

1635분 애마인 이글20을 일으켜 세워 근 20분정도 질주하니 오른편으로 감은사지 가는 길 14번국도가 열리고 왼편으로 이견대가 있다.

조금 더 진행하니 왼편으로 대본해수욕장이 보이고 도로 앞에 커다랗게 건축하는 한옥이 보인 면서 왼편으로 관광버스 수십 대가 주차해 있어 여기가 어디인가 궁금해 하면서 진행하는데 대왕암(문무대왕릉)이다. 이 단체버스는 초등학생의 수학여행인가? 아님 어느 단체인가? 궁금하다. 1700시 이곳 길가에 잔차를 세워 멀리 보이는 작은 바위섬을 바라보면서 저곳이 대왕암이 아닌가? 지태와 이야기를 나눈다.

잠시 대왕암을 바라 본 후 애마에 올라타고 질주를 시작한다. 왼편으로 월성원자력발전소 갈림길이 나오고 오른편으로 가파른 고갯길이 시작된다. 하늘에서 이글거린 태양이, 땅에서 한증막 같은 아스팔트가 열기를 뿜어내는 가파른 언덕길을 10여분 오르고 나니 축 늘어지는 삭신은 나를 두고 떠나라 손짓한다. 1715분 고갯마루에서 다리를 풀고 얼음물과 복숭아 하나를 꺼내어 먹고 나니 반대편 울산쪽에서 대학생으로 보이는 잔행하는 한명의 청년이 비틀거리면서 고개를 오르고 있어 물 좀 먹고 가라고 불러 세운다.

얼려온 얼음에 물을 섞어 시원하게 하여 건네주니 맛나게 먹어 치운다. 어데서 오느냐고 물으니 부산에서 출발하였는데 정동진까지 여행한다 말한다. 이 청년은 어제는 울산 태화강 인근에서 숙박을 하고는 출발하였단다. 상당히 늦은 잔행이다. 아닐 것이다. 이곳저곳 아름다운 금수강산을 유람하며 지금 온 것일 게다. 이 청년 물 한 모금 얻어 마시고는 서둘러 떠난다.

아름다운 해안의 절경을 감상하면서 남으로 남으로 잔차를 몰고 남하한다. 양남면소를 지나더니 1740분경 어느새 경상북도과 울산광역시의 경계를 넘게 된다.

1805분 산하동산음마을앞 슈퍼에서 은륜을 멈추고 이온음료를 사 먹으면서 평상에 걸쳐서 다리품을 쉬고 건너편 국도 건너편의 공중화장실에서 소피를 보고는 1825분 다시 은륜을 굴린다.

약 10분정도 진행하여 정자동을 지나니 31번국도는 오른편으로 굽어 진행하며 울산공항과 북구청의 이정표가 나오고 시내버스가 고개를 오른편으로 돌리고는 정차해있다. 왼편으로는 해안도로를 타고 정자해수욕장과 주전몽돌, 방어진을 거쳐 울산만으로 돌아가는 길목이다. 우리는 어느새 은륜을 굴려 왼편으로 이글20을 몰고 있다. 정자해수욕장을 지나 용바위를 통과하고 나니 오른편으로 울산공항/북구청으로 갈림길이 또 나온다. 왼편으로 왼편으로 은륜을 굴려 어둠이 대지를 적실 즈음해서 1853분 주전몽돌해수욕장앞에 도착하게 된다.

(포항청림3거리서~울산주전해수욕장간 75.7km / 소요시간 약 6:00시간)



주전몽돌 위에 누워 밤하늘에 별을 헤고


  솔밭민박(052-252-5242) 대문이 열려 있어 집안을 살피니 마당은 잔디를 심고 정원수를 예쁘게 가꾸어 놓아 아름다움을 자아내어 분위기를 한껏 살렸기에 지태가 선뜻 이 집으로 결정한다. 집안으로 들어가 현관을 노크하니 안에서 인기척이 들리며 환갑이 넘어 보이나 칠순은 안 돼 보이는 영감님이 나오신다.

방이 여러 개 있었으나 애마와 함께 잠 잘만한 조용하고 넓은 방을 3만원에 얻는다. 방은 화장실과 샤워 실 그리고 주방시설(개숫대며 솥과 냄비, 식기, 수저, 칼, 도마 등 일체와 휴대용가스렌지)이 갖추어져 있다. 개스는 사용을 거의 다 하여 얼마 남아 있지 않다.

인근의 식당은 횟집과 백숙집 뿐이다.

샤워를 마치고 주변의 슈퍼에서 먹거리를 사다가 저녁과 아침을 해결하기로 하고는 땀에 절은 세탁물을 주인아주머니에게 부탁하니 혼케히 빨아 주겠노라고 승낙하신다.

  밖으로 나와 슈퍼를 찾으니 작은 가게가 두 곳 있다. 도착해서 눈에 안 띄던 펜션도 있다. 조금 큰(젊은 부부가 운영)곳으로 가서 햇반과 찬거리를 찾으니 햇반3개와 라면이 전부다. 통조림(참치, 꽁치등)도 포장김치도, 찌갯거리도 없다. 해서 햇반3개와 신라면4개, 막걸리 한통 그리고 부탄개스1개를 골라 놓고 김치를 찾으니 없다면서 자기네 먹던 김치를 조금 주겠다고 하면서 밖으로 나가더니 잠시후 아내가 포기김치를 흰비닐 봉투에 담아 가져와 건네 준다. 다시 깻잎통조림 등 찬거리를 찾으니 자기네 깻잎을 조금 주겠노라고 해서 극구 사양하는데도 살림집으로 들어가 깻잎을 담아 내어 온다. 정말 미안한 마음 금할 길이 없다.

11천원을 지불하고 이것들을 들고 민박집으로 돌아 와서는 신라면 두 개로 김치라면국을 끓이는데 지태가 뜬금없이 계란 이야기를 꺼낸다. 충분하게 끓인 김치라면국에 햇반 하나씩을 잡고는 얻어온 김치와 깻잎으로 저녁을 먹으니 꿀맛이다. 막걸리도 한잔 한다. 시장이 반찬이요, 따스함이 찬이란 옛말이 하나도 틀리지 않다. 집에서 이렇게 먹으라면 먹지 못했을 밥상이지만 지금으로서는 환상적인 만찬이다.

  저녁을 배불리 먹고는 대문 밖을 나서니 바로 도로이고 도로를 건너면 해변이다. 어둠이 짙은 야밤인대도 해변을 산책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해안은 작은 몽돌로 해안선을 이루고 철썩이는 파도는 포말로 대답하며 저 멀리서 바다 한 가운데에서는 희미한 불빛이 나를 손짓하듯 부르고 있다. 이곳 주전동몽돌해안은 울산12경중 하나로 몽돌 채취를 엄격하게 금하고 있다.

몽돌 위로 누워서 밤하늘을 한참을 바라본다. 오늘 하루 일정의 상황과 만났던 사람들 그리고 내일의 일정을 밤하늘에 수놓아 본다. 한참을 그러고 있으니 옆에 누웠던 지태가 심심한지 일어나 가자고 하였으나 나는 이러한 자세가 너무도 좋다. 그래서 좀 더 있기로 하고 지태는 일어나 몽돌 위를 맨발로 걸어 지압을 한다.

이렇게 있기를 한참 시간이 어느 정도 흘렀는지 알 수가 없다. 자리에서 일어나 계란을 사기 위해 슈퍼로 가는 중에 몽돌위에 자리를 잡고 쉬고 있는 우리 또래의 네 부부의 모습을 보고 먹고 남은 음식이 있으면 나누어 달라고 농담을 건네자 우리의 모습(잔차 여행복)을 보고는 포도 두송이를 건네주면서 앉아서 음료수를 마시고 가라고 자리를 내어준다. 이들과 합석을 하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는데 이들 중 한 여인이 우리에게 집에 아내와 아이들이 없느냐고 물어 온다. 며칠씩 잔행을 한다는 것이 이네들에게는 신기한 모양이다. 또한 이네들은 서울의 경기는 어떠냐고 물어 온다. 돈 많기로 소문난 울산이 어려운데 서울의 소식이 궁금한 모양이다. 해서 서울의 시장 경기가 엉망이라고 일러준다. 식당은 썰렁하고 시장은 파리를 날리고 있노라고 서울이고 전국 어디라도 똑같은 상황일 것이다.

이들과 헤어져 내일 먹을 날계란을 사러 우리가 들렀던 슈퍼에 가서 날계란을 찾으니 없다고 한다. 작은 마을의 슈퍼(작은 구멍가게)에는 없는 것이 많으니 참고를 해야겠다. 가게를 나와서 그 옆의 가겟집으로 가니 할머니가 나오면서 날계란을 두개 내어준다. 5백원이다.

민박집으로 들어오니 집주인 아주머니가 우리의 방 앞에 건조대를 세워 세탁물을 널어놓아 주셨다. 새삼 세심한 배려에 감사드린다.

방에 들어가 몽돌해안에서 얻어 온 포도를 맛나게 먹어 치우고 잠자리에 든다.


  아침에 눈을 뜨니 0630분경이다. 나는 잠을 더 청하려 한다. 지태가 먼저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 한참 만에 들어온다. 일출을 감상하고 들어온다고 한다. 우리는 어제처럼 김치라면국에 햇반 하나를 나누어 먹고는 어제 먹다 남은 포도와 복숭아로 입가심을 하고 방안을 정리하고는 민박집을 나선다.

현관을 노크하여 집주인에게 고맙다고 잘 쉬었다 가노라고 인사를 드리고 대문을 나서 잔차의 메타기를 세팅하고 0925분 출발한다.

주전동을 출발하자마자 오르막이 시작된다. 장난이 아닌 된비알 구간이다. 몸이 풀리기 전에 꼬불꼬불한 긴 오름에 허걱 거린다. 0945분 여기가 봉대산 주전고갯마루이다. 고갯마루 직전에는 오른편으로 쇠평마을이 고개 정상에는 왼편으로 봉대산 봉수대로 오르는 시멘트도로가 있는데 자전거도로인지 기어를 2단에서1단으로 전환 지점이라고 안내 글이 씌어져 있다.

내리막을 신나게 달려 내려가니 남목이다. 이전의 동네는 울산광역시라도 시골동네 이었지만은 이곳 남목은 광역시답게 고층건물이 빼곡히 들어섰다. 남목3거리에서 우측 길로 가야 하는데 어디가 남목3거리인지 몰라 지나는 주민에게 길을 물으니 자세히 알려 준다. 남목3거리에서 우측 길로 접어들어 완만한 오르막을 지난 후 내리막 끝에 3거리가 나오는데 왼편으로 방어진 이정표가 있어 은륜을 좌측으로 돌린 후 다시 3거리에서 울산만을 따라 오른쪽으로 방향을 선회하니 현대자동차앞 도로인 아산로가 나온다.

1005분 왼편으로 태화강이 시작되는 울산만을 따라 아산로를 달리니 현대자동차 앞이다. 태화강을 따라 시원하게 펼쳐진 아산로는 편도4차로 이글20의 은륜이 힘차게 고동을 치면서 내 달리니 근 30km/h의 속도다.

명촌대교를 건너 울산역 앞을 통과하니 빗방울이 하나둘 떨어진다. 1030분 여천동의 여천고개를 오르니 빗줄기가 더욱 거세져 고갯마루에 있는 자동차정비소에서 소낙비를 피하면서 엉덩이에 바셀린을 찍어 바른다. 10여분을 지체하니 빗줄기가 잦아들어 가랑비로 변하고 있다. 다시 은륜을 돌려 내리막을 달리니 오른편으로 철길이 지나간다. 옛 추억을 더듬으며 달리다 보니 4거리가 나와 직진을 하고 다시 장생포가는 4거리가 나왔으나 직진을 계속하니 1100시가 되어 고가가 있는 청량면 두산4거리가 나온다. 직진을 하면 14번국도로 온양을 거쳐 기장으로, 좌회전을 31번국도로 온산읍을 거쳐 기장으로 가는 길이나 14번국도는 산업도로로 대형 화물트럭들이 줄지어 다니는데 과속에 위험질주를 서슴지 않는단다. 허나 우리는 해안일주를 목적으로 하여 31번국도를 이용하기로 하여 좌회전하여 로터리에 있는 휴게소편의점에 들려 이온음료로 갈증을 달랜다.

1115분 휴게소를 나와 온산을 향해 한참을 질주 하니 오르막이 시작된다. 산속에 웬 고등학교가 자리 잡고 있는 고갯마루엔 처용3거리다. 중고교 시절에 배웠던 처용가 생각이 절로 난다. 두개의 발은 내 것인데 나머지 두개의 발은 누구의 것인가? 이 처용3거리를 지나 온산산업단지를 지나간다. 울산시내에서부터 온산산업단지까지 계속되는 공장지대를 지나니 코끝에서 매연등의 냄새가 간지럽게 자극하는 듯싶다. 온산공단으로 들어가는 산업철도를 지나니 회야강을 건너는 다리가 나온다. 희야강 주변의 너른 뜰을 바라보며 서생교를 건너니 3거리다. 오른편은 온양으로 가는 길이요 왼편으로 간절곶 이정표가 갈 길을 안내한다.

은륜의 바퀴를 왼편으로 돌려 세워 잠시 주행을 하니 오른편으로 서생성 관광안내표지가 눈에 들어오고 왼편으로 제법 큰 고을이 형성되어 있는 곳을 지나게 된다. 강구나루이다. 호텔도 있고 제법 상가도 구성되어 있으며 그 옆으로 진하해수욕장이다.


  서생면에서 점심을 먹기로 하고는 애마의 은륜을 굴리니 진하해수욕장에서부터 고개가 시작된다. 고갯마루에 올라서니 마을과 상가가 오밀조밀하게 구성되어 있다. 앞서가던 지태가 쭈뼛거리면서 머뭇거린다. 왼편으로 간절곶이 있기 때문이다. 나도 간절곶으로 들어가 보고 싶어 지태에게 간절곶으로 들어가라고 손짓으로 신호를 보낸다. 1233분 간절곶에 도착하니 해안단애 위에 백색으로 한명의 여인 좌우로 여자아이의 대동한 동상이 세워져 있고 인근에는 상가와 포차가 즐비하게 세워져 있다. 여인상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다. 간절곶은 울산12경중의 하나이고 여인상의 신라중신인 박제상의 처가 두 딸을 데리고 치술령에 올라 남편을 애절하게 그리워하며 기다렸다는 전설을 안고 있어 간절곶이라 명명하였단다. 인근에서 점심을 먹기로 하고는 흑두부촌이라는 식당을 찾아 든다.(울산 주전몽돌욕장에서 간절곶까지 44.6km / 소요시간 3시간10분)

식당 안으로 들어가니 식당 안에는 여러 팀이 식사를 즐기고 있는데 열무국수가 시원스레 먹음직스럽지만 아침을 라면으로 해결하였기에 흑두부정식과 동동주 반도꾸리를 주문을 한다.

상차림은 깨끗하였으나 흑두부 반모가 2인분인지 적은 듯 하여 지태가 적어 보이는지 흑두부 하나 더 같다 줄 수 있느냐고 하자 하나 더 얹어 준다. 점심을 먹으면서 들어오는 손님마다 열무국수를 주문하여 우리도 열무국수 하나를 시켜 나누워 먹자며 식사를 마치니 흑두부정식만으로도 배가 불러 열무국수를 생략하기로 한다.

밥을 다 먹을 즈음해서 홀써빙하는 주부가 셀프라는 커피를 뽑아 대접하여 커피 셀프 아니냐? 반문하니까 잔차여행의 특별한 손님이기 때문에 특별 배려를 한다면서 맛있게 점심을 드셨느냐고 물어 온다. 정말 상쾌한 일이다.

1345분 식사를 마치고 식당을 나선다. 오후의 따끈거리는 햇살은 열기를 더해 간다. 10여분쯤 지나고 나니 서생면소를 지난다.

1408분에 울산광역시를 지나 부산광역시 경계를 통과한다. 이제부터 부산시기장군이다. 시계를 지나자마자 왼편으로 고리원자력발전소다. 고리원자력발전소를 왼편으로 끼고 언덕길을 올랐다 내려서니 오른편으로 동해남부선 철길이 보인다. 이 철길은 부산에서 울산으로 연결된 철길로 산업철도나 마찬가지이다. 해안도로를 달리다 보니 오른편으로 용주사라는 절집이 나오는데 수원화성에 있는 용주사 생각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다.

  일광면소를 지나고 나니 시내에 들어섰는지 고층 아파트가 눈에 가득 들어온다. 빌딩숲을 지나는데 왼편으로 기장군청 건물이 산기슭에 우뚝이 솟아있다. 1550분 기장군청앞 4거리에 있는 슈퍼에 들려 더위사냥이라는 아이스샤베트를 사 먹으며 옆의 오토바이 가게에 해운대와 자갈치시장 방면으로 가는 길과 소요시간을 물으니 가는 길은 직진을 쭉 해서 송도를 지나서 한 번 더 물어 보라는 말과 소요시간은 너댓 시간이 넘을 듯 설왕설래 한다.

이들과 일별하고 편도3차선인 [31]지역도를 따라 연속되는 오르막과 내리막을 애마로 달리니 송도해수욕장 가는 길이 왼편으로 나 있고 도로는 오른편으로 휘어져 오르막이 시작된다. 오르막을 오르니 왼편으로 터널이 보이는데 이것이 송정터널로 해운대신시가지로 해서 해운대구청쪽으로 진입하는 길이고 오른편 샛길은 달맞이길로 터널 위쪽으로 해서 해운대해수욕장으로 갈 수 있는 길이다. 이 달맞이길은 울산주전몽돌해변에서 포도송이를 건네준 부부들이 일러준 길이여서 우리는 달맞이길로 은륜을 굴린다.

달맞이길은 해안을 따라 꾸불꾸불 산비탈을 가로 질로 오르고 또 오르고 있다. 산악 노래 중 산정가 처럼 “사랑하는 정 미워하는 정 속세에 묻어 두고 오르세 오르세” 오르세를 되뇌며 씩씩 거리며 고갯마루를 향해 처음엔 내가 앞장을 섰으나 지태가 추월하며 앞으로 나선다. 파워가 대단하다. 고갯마루에 올라서니 타이탄트럭등의 포차가 몇 군데 자판을 벌리고 오가는 승용차는 여기저기에서 잠시의 여유시간을 즐기고 있다.

내리막을 땀을 식히며 달려 내려가니 저 앞에서 먼저 내려간 지태가 멈춰 서서는 갈 방향을 찾고 있다. 직진하는 길이 지하도로 통하고 우리는 우회하여 지하도 위로해서 은륜을 돌리니 왼편으로는 공원이 자리하고 있어 산책하는 이들이 왔다 갔다 한다.

도로는 공원길처럼 되어 있고 공원 맞은편으로는 별장식 건축과 뷰티끄, 상가로 되어 있다. 상가에 물건을 하역하는 트럭이 있어 길을 물으니 이 길을 따라 진행하며 해운대해수욕장이 나오고 낙동강하구둑 다리를 건너려면 ‘하단’으로 가야 하는데 가는 길목마다 하단길을 물어 보라고 자세히 설명한다. 길을 따라 은륜을 굴리니 이곳은 해맞이길이다.

  내리막을 신나게 달려 빌딩숲에 빠져드니 길 왼편 건물 사이로 해운대해수욕장이 눈에 들어온다. 애마 이글20을 몰고 1650분 해변으로 들어가니 해안에는 많은 인파가 물속을 들락거린다. 시들어 가는 여름을 아쉬워하며 제트스키를 타며 서핑을 하는 이도 있고, 제트보트를 타는 이도 있으며, 수영을 하는 이들도 있다.

갈증을 식히기 위해 편의점을 찾으려 상가로 가려하는데 누군가 부르는 듯싶어 돌아보니 청년 한명이 다가와 자전거에 대해 이것저것 물어 온다. 우리의 복장이 이곳 부산에서는 특이 했던 모양이다. 해서 MTB 입문과 가격 등 몇가지 일러주고 앞서간 지태쪽으로 가니 저 멀리 응급환자가 있는지 안전요원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고 그 주변에 많은 인파가 몰려 있다.

편의점을 찾아 이온음료를 사들고 나오니 구급차가 와서 물에 빠진 응급환자를 싣고 갔단다.

지태가 철도친구인 부산의 구재만에게 전화를 한다. ‘서면과 부산진’이야기를 하면서 다시 전화를 하란 단다. 1725분 해운대를 뒤로 하고 애마의 은륜을 굴린다.

수영강을 따라 진행하다 광안대로로 들어가 영도앞 하단으로 진행하기 위해 길을 잡는다. 수영교 다리 밑을 와서는 갈 길을 헤매다 한편에서 있는 승용차에 다가가 광안대로 타는 길을 물으니 군인으로 보이는 운전자와 조수석에 앉은 이들은 광안대로는 자동차 전용도로로 요금을 받으며 오토바이도 진입을 못한다고 설명을 하며 수영2교로 건너가라고 자세히 일러 준다.

수영2교를 건너 길을 가다가 스므살때 부산서면에 사는 친구를 찾아 왔다 가서는 30여년 만에 다시 온 나는 이곳 지리에 서틀러 지태를 앞세운다. 앞서 가던 지태가 민락동4거리에서 신호 대기 중이던 오토바이 탄 사람(얼굴을 보니 처녀)에게 부산진역 방향을 물으니 오른편으로 가다가는 왼편으로 가라고 일러 주어 방향을 잡고 애마를 몰고 은륜을 굴리다가 가는 길이 이상한 듯 앞장 선 지태가 고깃집 화부(화덕에 불 피우고 있던)에게 다시 길을 묻는다. 왔던 길을 되돌아가야 한단다. 잔차의 머리를 돌려 세워 왔던 길을 거슬러 계속 직진을 한다. 한참을 달려 가다가 소방파출소 차고 앞에서 지태가 애마를 세우고는 구재만에게 전화를 걸고 있다. 나는 지태가 전화를 하는 동안에 소방파출소에 들어가 시원한 물을 얻어먹으며 자갈치시장가는 길을 자세히 물어 본다. 물 한 컵을 들고 나와 지태에게 건네고 나니 구제만의 전화기가 끊겨져 있다고 한다. 해서 우리는 일정대로 자갈치시장앞으로 가기로 하고는 소방관들이 알려 준 충장로를 달린다. 충장로는 부산항을 끼고 있는 도로다. 영도앞 영도다리를 건너지 않고 우회전하여 자갈치시장앞에 도착하니 1855분이다.(울산 간절곶에서 부산 자갈치시장 56km / 소요시간 5시간10분)




삼포의 중심 항도 부산의 자갈치에서


  자갈치시장의 길 건너편 골목 안으로 들어가니 숙박업소와 식당가가 밀집되어 있다. 깨끗한 집(35천원)을 피하여 조금은 후지지만 신흥장이란 여관방을 2만원에 투숙, 샤워를 마치고 빨래를 하여 걸어 놓고는 자갈치시장을 구경한다. 좌판이 있었다는데 어두워서 그런지 좌판시장은 모두 철수하고 어시장에서 횟 거리를 소주 한병을 서비스하여 3만원주고 떠서는 2층에 올라 자리를 잡으니 야채와 초장 등을 갖다가 놓아 준다. 매운탕과 밥, 소주 한병을 더 주문하여 먹고는 14천을 지급하고 여관으로 돌아와 자리에 눕는다.

여관은 좁은 복도를 중심으로 양쪽에 방이 들어섰는데 창문도 없이 갑갑한 분위기다. 방은 음침하고 답답하여 에어컨을 켜고서야 잠을 잘 수가 있다.

  잠자리가 불편하여 몇 번인가 깨었다 잠들고 어두운 방에서 눈을 뜨니 8시가 넘어 20분으로 접어들어서 일어나 볼 일(용변 등)을 보고 여관을 나서니 0900분이다.

여관을 나서서 주변을 살피니 몇 군데 식당 문을 열고 손님을 기다리는 곳이 있다. 일반한식하는 남도식당이라는 곳으로 들어가 김치찌개를 얼큰하게 끓여 달라고 주문하니 돼지고기를 넣고는 끓여 낸 김치찌개 밥상을 내어 온다. 칼칼하고 시원한 맛이 괜찮다. 지태는 오랜만에 돼지고기 포식을 하겠다고 신나해 한다. 나는 갈치구이 네토막을 혼자서 다 먹고 입맛을 다신다.

0940분 식당을 나선 후 낙동강하구둑을 건너는 하단길을 물으니 왼편의 송도길로 해서 가라고 일러 준다. 3km정도를 진행하니 송도해수욕장앞이다. 여기에서 오른편으로 은륜의 머리를 돌리니 다리의 근육이 풀리기도 전에 가파른 고갯길이 시작된다. 땀을 뻘뻘 흘리고 있는 힘을 다해 페달링을 하며 오르막을 오르는데 뒤에서 지태가 뱃속이 이상해 화장실을 갔으면 한다. 조금 더 진행을 하니 고신대송도캠퍼스앞에 문을 연 상가가 있어 애마의 머리를 잡아채 은륜을 멈춘다. 지태가 화장실을 다녀와 다시 은륜을 굴려 천마산고개를 넘는다. 고갯마루를 넘어 좀 더 진행하니 도로이정표에 사하와 하단의 안내가 나온다. 여기에서 우리가 가야할 하단의 안내 글이 나오니 반갑기 그지없다.

낙동강하구둑을 넘는 고가가 나와 이글20 애마의 갈기를 고처 잡아 갈 길을 뒤에 있는 지태에게 알리니 지태는 어제의 광안대로처럼 못가는 길이면 어떡하냐고 걱정부터 한다. 허나 어쩔것인다. 애마의 은륜을 힘차게 밟아 고가를 오른다. 1025분 을숙도가 있는 낙동강하구둑이다. 낙동강하구둑을 건너니 그 유명한 낙동강삼각주로 이 삼각주는 모래나 진흙의 퇴적층이 쌓여 형성되었는데 이 삼각주에서는 맥도강과 평강천이 흐르고 있다. 행정구역으로는 부산광역시 강서구 명지동이다. 삼각주를 가운데 두고 동낙동강과 서낙동강이 흐르는데 서낙동강의 녹산교를 건너니 북으로는 김해로 가는 [69]지역도고 남으로는 (02)국도로 녹산산업단지를 지나 진해로 간다.

녹산교를 건너서 좌회전하니 신호산업단지와 녹산국가산업단지를 지나게 된다. 녹산산업단지를 지나면서 고개를 넘게 되는데 고개를 넘고 나니 부산~가덕도~거제도를 잇는 연륙교 공사를 한창 진행 중이다. 이 연륙교는 일전에 언론에서 소용돌이치던 거제도 땅 값이 오르면서 형제간, 집안간 송사가 걸려 있는 모양이다. 어찌 되었든 이 연륙교가 완성되면 거제도에서 부산, 부산에서 거제도까지의 거리와 시간 단축되어 물류 유통뿐 아니라 남해의 섬과 섬을 잇는 환상적인 관광자원도 있다. 이리 되면 진해만이 매립되지나 안을런지 모르겠다.

  고개를 내려가니 1115분경이다. 부산광역시와 경상남도의 경계지점을 통과하게 된다. 진해시의 용원삼거리를 지나서 고갯마루를 넘는 중에 사과를 파는 길거리행상 타이탄트럭이 눈에 띤다. 사과 하나 먹고 가려하니 주인이 없다. 그래서 그 옆에 있는 토스트, 오뎅과 냉커피 등을 파는 포차가 있어 혹시 그 포차에서 같이 영업하는 가하고 문의하니 여인들이 아저씨하고 부르니 옆 풀숲에서 40대의 젊은 아저씨가 내려온다. 해서 사과 하나 먹고 가려 한다하니 판매는 상자와 바구니로만 판다면서 우리의 잔행 모습을 보고는 2개에 3천 원씩 하는 사과를 얼마나 받고 팔겠느냐면서 자기는 그런 사람이 아니니 시식용 사과를 깎아 먹으라고 권한다. 우리가 미안해서 머뭇거리니 손수 사과와 칼을 집어 주면서 부담 갖지 말고 얼마든지 먹으라고 권한다. 그러는 사이 지나가는 길손이 승용차를 세우고 사과를 사간다. 지태와 나는 땡볕의 시식용 사과상자 앞에 털퍼덕 주저앉아 사과를 깎아 먹는 중에 사과아저씨는 포차에 가서 냉커피를 주문하여 마시고 있다.

배불리 사과를 깎아 먹고는 포차로 가서 포차의 여주인에게 사과아저씨의 냉커피는 우리가 계산하겠노라고 하니 사과아저씨 또한 흔쾌히 승낙한다. 지태와 나도 냉커피 한잔씩을 주문하여 마시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받다 보니 사과아저씨는 영업한지 오래 되어서 잔행하는 사람들을 많이 보아 왔는지 전국 일주하는 모든 잔행하는 사람들이 이 길을 지나간다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한다. 이것이 인생이요 삶이다. 우리는 학교와 직장이 같은 친구라고 소개한다. 그러나 30대여인 둘이 운영하는 포차의 영업은 시작이 짧은 모양이다. 그러면서 며칠씩 잔차여행을 할 수 있는지 이사급 둘이 빠지면 어떻게 회사가 운영되겠느냐고 한다.

1150분이들과 헤어져 은륜을 굴리면서 고개를 오른다. 내리막을 신나게 질주하니 마천산업단지를 지나고 오른편으로 자미산과 왼편으로 남산을 형성한 고개를 넘으니 IC가 나오는데 오른쪽으로 빠져 나가는 길목에 포차를 세워 놓고 꽃을 팔고 있는 것이 남산쪽으로 공원묘지가 있는가 보다. 이곳을 지나니 오른편으로 높은 천자봉(502m)이 보이는데 고개가 상당히 길고 가파르게 보인다. 애마의 페달을 힘차게 돌리면서 탄력을 붙여 보나 얼마 못가서 속도는 떨어지고 페달링하는 다리는 힘이 빠져 허걱거린다. 지태는 치고 올라 저 앞에 오르는데 어느새 언덕을 올라 모습이 사라지고 있다. 있는 힘을 다하여 언덕을 넘으니 친구의 모습이 안 보인다. 어찌 되었든 내리막은 신난다. 은륜의 회전력도 좋아 바람 가르는 소리가 상쾌하고 헬멧의 구멍 사이로 들고나는 바람은 땀에 절은 머릿결을 말려 준다.

천자봉고개를 넘어가니 다시 오르막이 시작되고 탄력을 붙인 잔차의 은륜 회전력이 떨어질 즈음해서 죽골휴게소가 자리하고 있다. 이 휴게소 진입로 앞에서 먼저 도착한 지태가 기다리고 있다. 1125분 죽림휴게소에 들어서니 식당을 겸해서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다. 이온음료를 마시면서 충분히 쉬고는 1150분 자리를 뜬다. 쉼 후라서 그런지 다리에 힘이 실린다. 고개를 넘고 나니 진해시청 신청사 공사지점이 나오고 조금 진행하니 본격적으로 진해시내에 진입한다. 부산 자갈치를 나와서 낙동강을 건너 2번국도를 달리면서 수많은 고개를 넘고 넘어 진해에 도착했는데 진해는 부산을 경계로 보배산(478.9)~두동고개~마봉산(357.3)~너더리고개~김해시의 굴암산(662)~화산(798.4)~창원시의 불모산(802)~웅산(703)~안민고개~장복산(582)~매락고개를 경계로 이루어진다. 이곳에서 14번국도로 갈리면서 안민고개를 넘는 안민터널을 통해 창원시로 간다.

우리는 2번국도를 계속 달려 마산방면으로 진행을 한다. 마산으로 가려면 장복산고개 마진터널를 넘어야  마산으로 갈 수 있다. 이 마진터널 이름의 명명은 내 추측이지만 마산과 진해의 경계라 이름 지은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또한 장복산공원으로 산길이 하나 나 있는데 매락고개쪽으로 넘어가는 장복터널 길이 열려있다.

1330분 고갯마루 근처에 여좌검문소가 있어 잠시 애마를 세워 검문소에서 시원한 물을 얻어 마시고 계속 은륜을 돌린다. 마진터널은 행정구역은 마산과 진해의 경계가 아니라 진해와 창원의 경계를 이루지만 생활권은 마산과 진해가 중심을 이룬다. 고개를 넘으니 가파른 내리막이 계속된다. 내리막을 앞 기어 3단에 뒷 기어 9단으로 은륜을 밟으니 최고 58km/h까지 가속도가 붙어 상쾌함이 극치에 이른다. 그 짜릿함이란 말로 형용할 수 없을 것이다.

잔차가 평지로 내려설 지점에 대림요업 등의 산업단지가 조성되어 있고 1340분경 마산만을 가로지르는 봉암대교를 건너니 3거리다. 우측은 창원으로 좌측은 마산으로 방향표시가 되어있어 좌측으로 진행하니 바로 마산시와 창원시의 경계지점을 통과한다.

마산시내에 들어서니 오른편으로는 창신대학이 길 왼편으로는 마산수출자유공업단지가 조성되어있다. 공단 길이여서인지 8차선도로로 넓은 길이다. 이 앞을 주행하는데 지태가 터미널 방향을 물어서 알아보고 가자고 한다. 내 생각에는 터미널 같은 곳은 이렇게 넓은 길을 따라 가다가 보면 이정표가 나오겠다고 생각하지만 지태는 지레 걱정인 모양이여서 길가는 행인에게 여쭤어 보니 큰 길을 따라서 가다가 보면 이정표가 나온다고 일러 준다.

도로를 달리니 삼거리에서 오른편으로 마산역 가는 이정표가 나오고 좀더 직진을 하여 진행하니 4거리에서 우회전하여 고속버스터미널의 이정표가 보인다.

1400시 고속버스터미널에 도착하여 행선지를 살펴보니 동서울터미널 가는 버스가 자주 있다. 지태는 서울에서 오산으로 내려가는 길이 귀찮은 모양이다. 하긴 나도 그럴 것이다.

오산행 버스편 대해서 궁금해 하여 가져온 노트해온 각종(고속· 시외· 공용버스· 여객선)터미널 전화번호를 확인하여 시외버스터미널에 전화를 하게한다. 안내는 오산행 버스가 있다고 확인해 준다. 나에게 이번에는 마산~오산, 오산~서울로 가라고 간청 아닌 부탁을 한다. 귀찮기는 마찬가지지만 그 편이 수월할 것이기에 선뜻 응답하고 기수를 시외버스터미널로 향한다.(부산자갈치~마산고속버스터미널간 54.4km / 소요시간 4시간20분)

고속터미널에서 나와 2.4km 떨어진 시외터미널로 방향을 선회하여 은륜을 굴리는 중 지태가 4거리에서 횡단보도 신호 대기 중인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여자아이 두 명에게 시외버스터미널을 물어보니 마산역으로 가다가 역 앞 삼거리에서 오른편으로 가면 터미널이 나온다고 상세히도 일러 준다. 지시한 대로 진행하여 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하니 1415분이다.



오랜 여행에 애마 이글20의 뒷발굽은 달아 없어지고


  오산가는 버스시간을 확인하니 1450분에 출발하는 오산경유 안산행 버스가 있어 37,800/2원이다. 매표를 하고 나니 점심과 땀으로 얼룩진 몰골과 땀에 절은 옷에서의 냄새가 문제이나 여유를 가지고 식사를 할 시간이 모자라 터미널내에 있는 간이식당에서 점심을 해결하기로 하니 지태가 김밥집을 손으로 가르키나 내가 반대편에 있는 스택집쪽으로 가서 메뉴를 살피니 촌국수라는 것이 있어 어제 간절곶에서 열무국수 못 먹은 애한이 있어 촌국수를 주문하니 지태가 돈을 더 줄 터이니 많이 달라고 여주인에게 주문하고는 화장실로 간다.

지태가 화장실에 간 사이에 나는 배낭을 사리고 얼굴을 씻고 나온 지태와 임무를 교대하여 화장실에서 세면, 세발을 마치고 나오니 국수가 나왔다.

촌국수는 멸치국물육수를 시원하게 식혀서 국수를 삶아 말아 양념간장을 얹고 깍두기를 찬으로 주는 것이 전부이다. 허나 갈증과 허기로 지친 우리는 시원한 국물에 푸짐(더 먹으라는 여주인의 배려가 있으나 그릇에 담은 것으로도 충분)한 국수로 배불리 먹고는 2.5천 원씩 하는 촌국수를 4천 원씩 주고 스낵바를 나서니 1445분이다. 버스출발 5분전이다.

애마를 버스 배 밑에 통째로 집어넣고 버스에 오르니 자리에 여유가 있어 앞뒤로 하나씩 앉는다. 자리를 잡고 나니 버스는 시각표대로 출발한다.

진주에서 진주~대전간 고속도로로 해서 상경하더니 금산휴게소에서 1650분에 휴식을 취하고 17시에 출발 경부고속도로로 해서 오산터미널에 도착하니 1835분이다. 여기서 남서울(서초동)터미널행 버스가 대기 중이다. 발차시간은 1845분이여서 애마를 버스 배 밑에 싣고 3천원을 지불(매표를 안하고 기사에게 직접 지불)하고 버스에 오르니 지태가 손짓하면서 집으로 향한다. 예정대로라면 50분소요 될 운행이 저녁 퇴근시간이라 밀려서 그런지 2020분에야 서초동터미널에 도착한다. 오산에서 버스에 몸을 싣고 오면서 칼칼하고 상큼한 김치찌개가 먹고 싶어 아내에게 전화를 한다. 아내는 장어를 구워 놓고 터미널로 차를 가지고 오겠다는 것을 그만 두라고 말리니 전조등은 있느냐? 뒤 깜빡이등은 있느냐? 걱정이다. 걱정 말라고 안심을 시키고 집에 도착하니 2045분이다. 서초터미널에서 집까지의 거리는 5.4km이다.


 이렇게 해서 이번 여행도 아무 사고 없이 무사히 마쳤다.

9월은 추석이 끼어 있어 다음 잔행은 언제가 될지…….  지태와 협의를 해야 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