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직하고픈 기록

라마야나

힉스_길메들 2013. 11. 1. 12:59

개요_힌두 서사시, 라마야나

 

<라마야나>의 중심 무대인 코살라 왕국은 아리안 족이 세운 국가로 기원전 460년에 마가다 왕국에 흡수되었으며, 6세기 경에는 불교개혁운동이 거세게 일어났던 곳이다. 인근의 위데하 왕국의 수도 미틸라 또한 석가모니 새대의 중심도시였다. 발미키가 쓴<라마야나>는 24,000 송(頌)의 산스크리트어로 쓰여진 일곱 권의 책으로 되어 있으며 각 권마다 주제가 붙어 있다. 원본은 현재의 1/4정도였으며, 제 1권과 제 7권은 후대에 이야기꾼들에 의해 추가된 것이라 한다.

 

《라마야나》와 《마하바라타》는 그리스 작가 호머의 일리아드나 오딧세이 보다 더 방대한 고전기 문학의 걸작으로 평가받는다. 라마 왕자와 라와나의 싸움은 종종 그리스 시에 등장하는 판다로스와 디오메데스의 전투에 비유되며, 발미키가 직유법을 사용한다면 호머는 은유를 사용하고, 발미키가 수많은 형용사를 구사한다면 호머는 냉정한 용어를 구사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라마아냐》제1권의 제목은 발라깐다(balakandas)라고 하며, 위슈누 신의 화신인 라마의 탄생에서 시작된다. 신들보다 능력이 우세한 악마들이 우주를 파괴하기 시작하자, 신들은 악마를 물리칠 수 있는 운명을 가진 한 인간의 탄생을 기다린다. 와슈누 신이 코살라 왕국 다사라타 왕의 아들 라마로 환생하고 열여섯 살이 되던 해 성자를 따라서 고행을 시작한다. 이 과정에서 라마는 마법의 주문과 초인적 무기를 전수받고, 현재 인도와 네팔국경에 있던 위데하 왕국의 시타공주와 결혼한다.

 

제2권 아요드야깐다(ayodhyakandas)는 글자 그대로 아요드야 왕국에 관한 얘기다. 다사라타 왕이 둘째 왕비 ‘까이께이'의 간청으로 그의 아들 ‘바라타’에게 국왕자리를 물려주겠다는 약속을 하자, 라마왕자는 부친을 위해서 부인 시따, 동생 락슈마나와 함께 악마들이 득실거리는 숲으로 들어가 14년간의 고행을 시작한다.

제3권 아란야깐다(aranyakandas)는 숲속에서 라마왕자가 겪는 시련의 이야기다. 평화롭게 살고 있던 어느 날, 악마의 왕 라바나가 숲 속으로 진격해 들어가 시타 왕비를 납치하여 랑카에 유폐시킨다. 그리고 겨울이 시작되어 태양이 북쪽으로 기울어질 때까지 자신과 동침하지 않으면 죽여버리겠다고 위협한다. 한편, 라마 왕자는 숲속을 수색하다가 은둔자 ‘사바리’를 만나서 한 때 원숭이 왕국의 왕이었으나 형에 의해 추방된 ‘수그리바’와 그의 충성스런 신하 하누만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제4권 끼슈낀다깐다(kiskindakandas)는 원숭이의 성채 ‘끼슈낀다’를 무대로 전개된다. 라마왕자는 처지가 비슷한 원숭이 왕 수그리와를 만나서 자신의 형 왈리(vali)가 자신을 몰아낸 왕권투쟁에 관하여 얘기를 듣는다. 여기서 라마왕자와 수그리와의 협력관계가 이뤄진다. 라마는 숲 속에서 원숭이 왕국의 찬탈자 ‘발리’를 쏘아 죽이고, 수그리와는 시따왕비를 구출하기 위하여 랑카섬으로 출발하면서 끼슈낀다는 끝난다.

제5권 순다라깐다(sundarakandas)는 랑까섬에서 원숭이의 영웅 하누만의 모험이 파노라마처럼 묘사된다. 하누만은 라바나의 왕궁을 파괴하다가 라바나의 아들 인드라지트에게 잡혀 꼬리에 불을 붙이는 고문을 당한다. 그러나 하누만은 꼬리에 붙은 불을 가지고 랑까 섬을 날아다니며 집집마다 불을 옮겨놓아 모든 것을 태우고 끼슈낀다로 귀환한다.

제6권 유다깐다(yuddhakandas)는 라마왕자와 원숭이의 왕 수그리바가 이끄는 원숭이 군단이 천필의 말이 이끄는 전차 푸슈파카를 타고 랑까섬에 상륙하여 3일간의 전투 끝에 라와나를 활로 쏘아죽이고 시따왕비를 구출해서 돌아오는 것으로 끝난다.

그러나 승리의 기쁨도 잠시. 시따의 정절을 의심하는 수근거림이 일고 라마도 시타를 차갑게 대한다. 그녀는 순결을 증명하려고 불에 뛰어들었으나 불의 신 아그니가 구출하여 정죄(淨罪)해 준다. 라마 왕자는 정숙함을 인정받은 아내 시타와 함께 귀국하여 국민의 존경 속에서 그동안 이루지 못했던 대관식을 갖게된다.

마지막 제 7권 우타라깐다(uttarakandas)는 라바나와 하누만에 관한 이력, 마하바라타와 중복된 영웅 이야기, 그리고 라마왕자가 세상에서 은퇴하는 이야기가 혼합되어 있다. 시따 왕비는 두 아들을 낳고 대지의 어머니에게 돌아가고, 슬픔으로 뒤덮인 라마는 다르마의 길을 성실히 이행하다가 죽어서 위슈누 신으로 환생하면서 이야기가 끝난다.

 

랑까전투

랑까전투는 인도를 대표하는 유명한 서사시 『라마야나』의 핵심사건으로서, 주인공 라마 진영과 락샤사(아수라보다 더 낮은 위치에 있는 악마)들의 왕인 라와나 진영 간의 치열한 싸움을 말한다.

 

01. 배경
10개의 머리를 가진 라와나는 오랜 고행 끝에 창조의 신 브라흐마로부터 모든 신이나 악마를 이길 수 있는 능력을 부여받았다. 그는 점점 사악해지고 교만해져서 신들과 인간을 괴롭힌다. 이에 고통 받던 신들의 부탁으로 유지의 신 위슈누는 인간으로 태어나 라와나를 죽이기로 한다. 애초에 라와나는 그가 하찮게 여긴 인간과 원숭이를 이길 수 있는 능력은 부여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마침 아름답고 평화로운 꼬살라 왕국의 훌륭한 왕, 다샤라타는 모든것을 갖추었지만 아들이 없었다. 그는 마사제(馬祀第)인 아슈와메다를 통해 아들을 기원한 끝에 위슈누의 힘으로 세 명의 왕비 사이에서 라마, 바라따, 락슈마나 사뜨루그나왕자를 얻는다. 왕비들이 마신물을 통해 위슈누는 네 명의 왕자로 분리되어 태어나지만, 그 물의 절반 이상을 마신 이는 바로 라마의 어머니였다.

왕이 될 예정이었던 라마는 자신의 아들이 왕위를 계승받길 바라는 바라따의 어머니 까이께이의 음모에 때문에 14년간 단다까숲을 떠돌며 생활하기로 약속하고, 평소 그를 가장 잘 따르던 동생 락슈마나와 아내 시따와 함께 왕국을 떠난다. 시따는 위데하의 왕이며 현자인 자나까의 딸이자, 우유바다를 휘저을 때 창조된 위슈누의 부인 락슈미의 화신이다. 성자 위슈와미뜨라에게 신들의 주문인 아스뜨라를 배운 라마는 위슈누의 활과 번개의 신 인드라의 화살통 2개, 갑옷과 창을 가지고, 숲 속에서의 여정 동안 수많은 락샤사들을 물리친다.

그러던 어느 날 숲을 배회하던 라와나의 여동생 수르빠나카가 라마에게 반하여 청혼을 하지만, 시따를 사랑하며 다르마(Dharma, 법도)에 충실한 라마는 이를 거절한다. 무례하고 집요한 구애를 하다 쫓겨난 수르빠나카는 복수를 결심하고 오빠인 라와나에게 시따를 유혹하라고 말한다. 라와나는 결국 시따의 아름다움에 반하여 그의 왕국인 남쪽의 섬, 랑까로 시따를 납치해 가는 데 성공한다. 그때부터 시따를 되찾기 위한 라마의 노력이 시작된다.

02. 내용
랑까 전투에서 라마의 편으로 활약한 대표적인 인물에는 라마, 락슈마나 외에도 원숭이 왕국의 왕 수그리와 와, 부하 하누만이 있다.수그리와는 형 왈리와의 오해 때문에 왕국에서 쫓겨나 숨어사는 신세였으나, 라마가 왈리를 죽이고 그에게 왕위를 얻게 해준다. 이 은혜로 원숭이 부대가 라마에 합류하게 되며 수그리와 역시 전투에서 사력을 다해서 싸운다. 하누만은 바람의 신 와유의 아들로, 브라흐마로부터 어떤 무기로도 살해될 수 없다는 축복을 받은 인물이다. 그는『라마야나』에서 용기와, 지혜, 언변, 무예가 뛰어난 것으로 묘사되며 랑까 전투의 승리에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다.

라마 일행은 랑까로 가기 위하여 바다를 가로지르는 다리를 세우는데, 이것은 인도대륙과 스리랑카 사이에 있는 암초지대, ‘라마세뚜, ‘라마의 다리’ 라는 뜻)’라고 전해진다. 랑까에 도착한 라마는 라와나의 용맹한 부하들과 인드라의 주문인 인드라스뜨라에 능한 라와나의 아들 인드라지뜨에 이어 라와나의 형제들까지 모두 쳐부순다. 격렬한 전투에서 심한 부상을 입어 의식을 잃기도 하지만 하누만이, 산의 왕이며 히말라야의 신인 히마완의 꼭대기까지 날아가 약초를 뽑아와 라마와 락슈마나를 되살린다. 그들이 다시 정신을 잃었을 때, 하누만은 산봉우리를 통째로 뽑아오는 괴력을 과시하기도 한다.

전투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것은 라마와 라와나의 싸움이다. 8마리의 말이 이끌고 모든 종류의 무기로 가득 찬 전차 뿌슈빠까를 탄 라와나는 락샤사들의 아스뜨라를 쓰면서 라마를 공격한다. 라마 역시 인드라가 보내준 전차를 타고 신들의 아스뜨라로 라와나를 대적한다. 라마는 활과 창으로 라와나의 손발을 꿰뚫고 10개의 머리를 잘랐지만, 그는 죽지 않고 머리는 재생된다. 마지막으로 라마는 브라흐마의 주문인 브라흐마스뜨라를 이용해 불패의 비밀이 간직되어 있는 라와나의 가슴에 화살을 쏘았고, 라와나는 마차에서 떨어지면서 최후를 맞이한다.

03. 의의
랑까 전투는 라마가 부인 시따를 구출해내기 위해 벌인 전쟁이지만 결국 라와나를 죽이기 위해 신들이 벌인 전쟁이기도 하다. 그리고 위슈누의 화신이자 전쟁의 영웅인 라마는『라마야나』에서 용모, 인품, 무예, 지혜 등 모든 면에서 눈부시게 뛰어난 인물로 묘사되고 있다. 약속한 14년을 모두 보내고 결국 꼬살라 왕국으로 돌아가 훌륭한 왕이 되는 그의 이야기를 통해 수리야와르만2세는 왕이 곧 신과 동일하며, 완전무결한 존재라는 사실을 나타낼 수 있었을 것이다. 이는 신과 동일한 왕은 무사계급일지라도 브라만 계급보다 우위에 있으며, 왕권이 신성불가침의 영역이라는 수리야와르만 2세의 통치이념에도 부합한다.

동시에 왕은 이러한 라마를 통해 어떤 적에 맞선다 하더라도, 타고난 능력과 신들의 축복으로 승리할 수 있는 강자로 그려질 수 있었다.

'간직하고픈 기록'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앙코르 스토리 텔링  (0) 2013.11.01
마하바라타  (0) 2013.11.01
크메르 문명  (0) 2013.11.01
앙코르와트의 완성과 재발견  (0) 2013.11.01
앙코르왓(ANGKORWAT) 의의   (0) 2013.1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