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의 일이다. 초딩칭구 규홍이와 사당동 생태집에서 생태찌개를 시켜 소주3병을 비우며 저녁 식사중 일욜에 산악회를 따라 화천 두류산에 함께 가기로 했다.
산악회는 광장시장 상인들이 주축이 되어 구성한 "종로한마음산악회"로 칭구는 시산제를 비롯하여 몇 차례 함께 산행한 경험이 있다.
동대문역5#출구에서 07시에 출발하는 "한마음산악회" 버스를 타기로 하고는 집을 나서 동대문역에 내려서 5#출구로 향하는데 칭구를 만나게 된다.
버스에 오르니 초딩칭구 규홍이 친구 두분이 쌍으로 타 서로 인사를 나누며 환담을 나누는 사이 버스는 미끄러지듯 동대문을 버린다.
강변북로를 타고 토평IC에서 서울외곽고속도로로 진입해 퇴계원을 나와 (47)번국도를 달려 포천쪽으로 달리다 어느 폐휴게소에 차를 세우더니 아침을 차린다.
흰쌀밥과 소고기북어무국에 열무김치와 생오이양념무침이 전부이지만 산행을 위해 든든히 먹는데 친구 규홍이는 밥통과 찬통을 준비해와 산에서 먹을 밥과 찬을 담는다.
버스는 우리를 싣고 일동과 이동을 거쳐 백운계곡을 지나서 광덕고개를 넘어 사내면에서 수피령쪽으로 방향을 잡아 두류산 들머리에 산꾼들을 뱉어놓는다.
들머리는 폭좁은 하천이 흐르고 쪽다리를 건너자 아름다운 소나무가 나를 먼저 반기는중에 얕으막한 빗방울이 한두개 온몸을 때린다.
등로는 가파른 된비알로 주변의 경치도 무심하고 기암도 괴석도 요화와 난초도 없이 밋밋하기만 오름을 거칠게 오를 뿐이다.
그나마 있다는 것이 두류산정 못미쳐에 가지 하나가 썩은 소나무가 있을 뿐이다. 나무들은 영양분이 없으면 자기의 일부 가지를 희생시켜 -아니 자기를 희생해- 생명을 보존한다.
산정에 오르자 옛날 브럭만큼한 대리석에 두류산(992.7m)라는 표지석이 외롭게 흔들리는 돌뿌리에 얹어 있어 외롭고 쓸쓸하기 한이없어 처량해 보인다.
여기도 산정상이라고 빨리 인증샷하라고 서로를 재촉하며 순서를 정하고 있다.
여기서 산을 조금 내려서서 평평하고 너른 공터가 있어 자리를 깔고 규홍과 그 칭구가 준비한 먹거리 그리고 내가 가져간 빵 몇개를 내어놓고 즐거운 시간을 갖는다.
규홍이는 코펠버너라 할까? 일회용 핫팩에 물을 넣고 가열시켜 코펠에 담은 밥에 카페를 뿌려 데워냈는데 따끈한 카레밥이 상당히 인기를 모았다.
내려오는 길도 마찬가지로 급경사를 이루고 있다. 주변은 막혀있어 조망도 없고 기화요초도 없을뿐만아니라 바위도 없는 지루한 길을 내려오다 그나마 작은 개울을 만나 탁족을 한 것이 위안이 될 정도이다.
날머리로 나려오니 저만치 콘크리트길이 좌우로 길게 뻗어 있더니 띵가딩 노랫소리가 가락을 타고 산야를 더럽히고 있다.
우리를 맞이 한 폐휴게소엔 할머니께서 곰치 등 산나물을 검정비닐에 담아 달고 계신데 사주는 사람이 없자 아들을 손폰으로 아들을 부르더니 아까 음악이 흐르는 곳으로 트럭을 타고 이동한다.
세부관광 버스에 짐을 부리고 우리 일행 6인은 다리밑 계곡으로 내려선다. 다리밑엔 크다란 평상이 놓여 있고 그 위에 상을 펼쳐 놓았다. 아침에도 그랬지만 이들 산악회는 둥그런 양은상을 준비해 여기에 둘러앉아 밥을 먹는다.
남보다 먼저 내려선 우리는 산악회 총무단이 준비한 상앞에 둘어 앉아 밥을 먹는다. 먹거리는 고구마묵에 닭고기를 삶아 찢어 놓고 얼음을 띄워 시원하게 해 놓았으며 아침에 먹었던 열무김치와 생오이무침 있어 고기를 안 먹는 나는 열무김치와 생오이무침에 비벼서 밥 한그릇을 비우는데 천둥번개가 요란하더니 소낙비가 댓발같이 쏟아지고 있다.
비는 나리고 남보다 먼저 식사를 한 우리는 뒤에 내려온 사람들이 식사하는 동안 지루하게 기다리면서 어서 가자고 애타게 속으로 소리만 지른다.
버스가 일행을 삼키자 한적한 도로를 빠져나간다. 밤잠을 설친 나는 어느순간엔가 잠이 들어 혼수상태에 접어 들었는데 총무님의 마이크소리-소변을 볼테니 여성분부터 내려와 길 건너편에서 일을 보시고 남성은 나중에 내려서 아무렇게 일을 보시라-에 잠이 깬다.
도평리 어디쯤에서부터 노래를 주문받고 뮤직Q~~ 목청좋고, 가락조코 꿍따리샤바라랄라, 분위기 살리고 살리니 방뎅이 흔들고 손가락 찌르고 난리버거지가 난다.
음악이 꺼지고 총무님이 마이크를 잡았다. 7월 정기산행에는 계곡에서 개잡고, 닭잡아 흥펑지게 놀다오게 오늘 오신분들은 참석하여주십사 하신다.
버스는 소리없이 광장사거리에서 우회전하여 고개를 넘으니 군자역에서 내릴 횐님들 배낭을 지고 인사를 나누고 한동안 소란스러운 가운데 규홍이와 나도 에서 내려 7호선을 탄다.
'산야로 뚜벅뚜벅'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규홍과 관악산 14-08-09 (0) | 2014.08.09 |
---|---|
치종벙 북한산둘레길 (0) | 2014.08.03 |
도봉산을 다락능선 타고 (0) | 2014.05.04 |
펑크난 남한산성 (0) | 2014.05.01 |
55년 운전팀 수종사와 운길산 장어 나들이 (0) | 2014.04.08 |